가막살나무 아래의 약속

CoC 1:12020. 5. 16. 04:20
노란 장미는 질투, 흰 백합은 순결,
꽃들은 갖고 싶지도 않았을 의미를 때로 사람들은 함부로 붙이지.
가막살나무에 피는 꽃의 의미는 사랑이 죽음보다 강하다는 문장이래.
나와 약속해.

이 생을 넘어서, 죽음조차 넘어서.

 

 

 

(@YBYcommission 님이 제작해주신 카드입니다.)

 

 

 

 

 

 

 

개요

 

 

"잡아! 마녀다! 마녀가 도망친다!"

재판장의 망치가 탕, 탕, 탕, 선고를 내리기 위해 세 번을 두드렸을 때, 그 여자가 일어난 것은 순식간이었습니다.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 미친 듯이 도망치는 그 여자. 당신은 그녀를 바라보는 군중 속의 한 명이었을 뿐입니다. 그럴 뿐이었는데,

일순간 당신의 시야가 뒤집힙니다. 누군가의 팔이 강하게 당신을 잡아당긴 탓입니다. 동시에 목에 선득한 감각이 와닿습니다. 날카로운 날붙이입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강한 힘으로 탐사자를 붙잡은 KPC가 말했습니다. 마녀처럼.

"오지 마! 가까이 오면 이 새끼 죽여버릴 거야."

 

 

 

 

 

 

 

 

 

 

 

크툴루의 부름 7판 룰 기준

1:1 타이만 시나리오

인원 : PC 1인+KPC 1인

배경 : 중세 서양

플레이 타임 : 3시간~

플레이 난이도 : 낮음~중간

키퍼링 난이도 : 중간~약간 어려움
(추격 룰을 포함합니다. RP가 필요한 NPC가 있습니다.)

권장 기능 : 관찰, 도약, 듣기, 오르기, 회피

준 권장 기능 : 승마, 은밀행동, 응급처치, 투척

 

 

 

 

 

 

 

 

 

※ 여전히 미숙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키퍼링 및 플레이 예정인 분들께 감사의 말씀과 함께 양해를 구합니다.

※ 본 시나리오의 노룰북 키퍼링 및 키퍼링 커미션을 금지합니다. 본 시나리오에 연관되어 금전 거래가 오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세션카드에 한해 커미션 및 금전 거래를 허용합니다. 

※ 키퍼링 해주실 분을 따로 두고, KPC 역할을 하는 PC를 포함한 PC 2인으로의 개변이 가능합니다. 단, KPC 역할의 PC를 플레이하시는 플레이어 분은 키퍼가 알고 있는 정보를 모두 알고 있어야 합니다. 

※ KPC와 PC의 백스토리에 기반한 자유로운 개변을 권장합니다. 원하시는 대로 개변하여 플레이해주세요. 이에 대한 문의는 송구하오나 답변 드리지 않습니다.

※ 본 시나리오는 CoC 비공식 팬메이드 타이만 시나리오 《가막살나무 아래의 마녀》 (이하 '가나마', https://for-your-tender-story.tistory.com/20 ) 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후속 시나리오입니다. 반드시 《가나마》를 먼저 플레이한 후 본 시나리오를 플레이하시길 바랍니다. KPC와 PC는 고정됩니다.

※ KPC는 지정 성별 여성을 추천하며(개변 가능합니다만 여성 KPC로 가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KPC와 PC의 관계는 초면도 상관없습니다. PC가 중세 세계관 내에서 권위적이거나 지위가 어느 정도 있는 (가오 있는!) 중요한 인물로 설정해주시는 것이 편합니다.

※ 테스트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은 대신, 시나리오 하단에 플레이 타임 수집 폼이 있습니다. 플레이를 하셨을 시 평균 플레이 타임 명시와 이외 더 나은 방향으로의 수정을 위해 작성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본 시나리오는 상해 및 신체적 결손, 살해, 실제 일어났던 중세 마녀 사냥에 대한 자료에서 열람할 수 있는 비인도적 요소: 고문, 처형 등의 묘사를 포함합니다. 이를 가볍게 다루고자 함이 결코 아니며, 미화할 의도 역시 일절 없음을 밝힙니다.

※ 본 시나리오에서는 신화에 대해 독자적으로 창조, 해석한 부분이 존재하며, 신화생물이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CoC 원작의 코즈믹 호러적 분위기보다는 일부 고증에 의거한 잔인한 부분에서의 공포심 유발을 의도하였습니다. 이 점을 플레이 전 꼭 고지해주세요.

당대에 자행되었던, 시나리오 상에 등장하는 형벌 등을 자극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픽션의 배경이 되는 시대가 야만적·비인도적이며 여성혐오적인 시대의 고증임을 감안하며 서술하였으나 플레이어 분께서 불편함을 느끼신다면 곧바로 세션을 중지해주세요. 스포일러보다는 플레이어 분의 의견이 중요하니, 사전에 본문 상에서 묘사되는 것들을 말씀하여 양해를 구하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이외 스크립트의 개변도, 생략도 당연히 가능합니다. 모쪼록 플레이하시는 탁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즐겨주시기를 바랍니다.

※ 본 시나리오에 대한 공계에서의 무례한 언행, 스포일러성 혹은 자작 발언의 발견 등 불미스러운 일의 발생 시 즉시 비공개 처리됩니다.

※ 플레이 로그, 후기 및 감상, 피드백, 그 외 문의는 @henceihateu의 DM이나 최하단의 폼으로 부탁드립니다.

 

 

 

 

 

 

 

 

 


아래부터 시나리오의 배경(스포일러)이 있습니다. 키퍼(GM)가 아니라면 열람을 삼가주세요!

 

 

 

 

 

 

 

 

 

 

진상

 

 

 

 

《가나마》에서 탐사자는 고작 KPC의 죽음의 순간 밖에 기억하지 못했죠. 《가막살나무 아래의 약속》은 혼백이 되어서도 복수를 다짐한 KPC의 전생, 죽음의 전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다시 말해 숨겨진 진상이랄 게 딱히 없습니다. 이 이야기는 과거의 지난 일일 뿐입니다.

이 생의 KPC는 어떤 사람이어도 좋습니다. 탐사자와 이전에 만나지 못했던 생판 초면의 사람이어도 괜찮습니다. 아예 전생의 백스토리를 함께 짜는 것도 좋습니다. 단지 시나리오상의 '마녀'로 여겨지는 사람을 자주 만났다는 이유로 KPC는 마녀로 몰렸고, 끝내 사형 판결이 내려져 도망치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이 부분은 본문을 끝까지 읽으시고 KPC의 스탠스를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겁니다.

탐사자는 마녀 사냥에 앞서던 사람일 수도 있고, 전혀 관심이 없으나 지위에 의해 판결을 보라는 강요를 받아 재판장에 온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당시의 교회와 연줄이 있는 사람이었을지도 모르죠. 어쨌든 KPC와 탐사자의 본격적인 연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개요에서 보다시피, KPC는 무사히 도망치기 위해 탐사자를 인질로 잡아 달아나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살아남는 것이 목적이므로 KPC는 탐사자와의 기존 관계와 상관없이 시나리오 초반 위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달아나봤자 그뿐입니다. 이미 저 생의 탐사자는 알고 있잖아요, 그 마녀가 어떻게 죽는지. 죽기 전에 무슨 말을 했는지, 얼마나 숨이 차게 달렸는지. 이 이야기의 끝은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도망치며 탐사자가 보게 되는 당대 마녀 사냥의 실체와 짧은 도주기 동안 겪은 KPC와의 일화에 가깝습니다.

탐사자, 이제 기억해냈나요? 우리가 한 약속을 기억해요?

 

 

 

 

 

 

 

 

 

 

 

시나리오 본문

(*키퍼용 정보는 앞에 *을 붙였습니다.
KPC의 모든 대사는 KPC의 성격에 맞게 변용해주세요.)

 

 

 

 

 

 

 

 

 

 *시나리오 본문에 해당하는 시기는 중세 유럽입니다. 고증을 위해 쥘 미슐레의 저서 『마녀』와 양태자의 저서 『중세의 잔혹사 마녀사냥』, 모리시마 쓰네오의 『마녀사냥』, 브라이언 P. 르박의 『유럽의 마녀사냥』, 그리고 당대 마녀사냥을 설명해주는 아래 기사 몇몇을 참고하였음을 밝힙니다.

[출처: 중앙일보] [책과 지식] 그들은 왜 마녀를 미워했을까 
https://news.joins.com/article/9463745
[출처: VOA KOREA] [호기심으로 배우는 역사] 마녀사냥의 역사
https://www.voakorea.com/archive/35-2009-12-01-voa27-91364149
[출처: 조선 미디어] [숨어 있는 세계사] 중세유럽, 근거 없는 죄 씌워 처단… 수십만 명 희생당해
http://newsteacher.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18/2017101800058.html

 앞서 주의사항에도 명시했습니다만 당대에 자행되었던, 시나리오 상에 등장하는 형벌 등을 자극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픽션의 배경이 되는 시대가 야만적이며 여성혐오적인 시대의 고증임을 감안하며 서술하였으나 플레이어 분께서 불편함을 느끼신다면 곧바로 세션을 중지해주세요. 스포일러보다는 플레이어 분의 의견이 중요하니, 사전에 본문 상에서 묘사되는 것들을 말씀하여 양해를 구하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이외 스크립트의 개변도, 생략도 당연히 가능합니다. 모쪼록 플레이하시는 탁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즐겨주시기를 바랍니다.

 이하 본문은 둘의 관계가 초면이라는 가정 하에 쓰였습니다.

 

 

 

 

 

 

 

 

 Witch

 

 

 

당신은 거기에 있었습니다. 수많은 교인들이 모여 한 목소리로 단 한 사람을 규탄하고 비난하는 현장에요. 익히 들어봤을 텝니다. 당신은 마녀 재판에 참석했습니다. 온 도시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빈틈없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누구도 없는 변호인. 모두가 사실상 재판장의 말 한 마디만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재판장의 망치가 마침내 탕, 탕, 탕, 선고를 내리기 위해 세 번을 두드렸을 때, 

"잡아! 마녀다! 마녀가 도망친다!"

그 여자가 일어난 것은 순식간이었습니다. 가장 앞에 섰던 노인을 밀치고 틈을 비집어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 미친 듯이 도망치는 그 여자. 당신은 곧 잡힐 듯한 그녀를 바라보는 군중 속의 한 명이었을 뿐입니다. 그럴 뿐이었는데,

일순간 당신의 시야가 뒤집힙니다. 누군가의 팔이 강하게 당신을 잡아당긴 탓입니다. 동시에 목에 선득한 감각이 와닿습니다. 날카로운 날붙이입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강한 힘으로 탐사자를 붙잡은 KPC가 말했습니다. 마녀처럼. 모두가 멈칫합니다.

"오지 마! 가까이 오면 이 새끼 죽여버릴 거야." 

지나치게 강하여 꼼짝하지 못할 완력입니다.

 

 *일종의 속박(룰북 p.250) 변용 주문입니다. 원래라면 마력 2와 이성 1d6을 소모하여 정신력 판정을 거친 뒤 대상에게 말이나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거는 주술이나, 이 주문은 첫째, KPC가 어설프고 둘째, 대상인 탐사자의 신체의 일부(팔다리)에만 적용되었기 때문에 정신력 판정을 생략하고 마력 2, 이성 1d4만을 소모합니다.

 그러므로 KPC보다 육체적으로 강해보이는 탐사자가 꼼짝없이 붙들린 것을 재판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목격한다면 KPC가 정말 마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KPC는 무고한 사람인데 왜 이런 주문을 알고 있느냐, 하면… 이어지는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탐사자는 KPC에게서 벗어나려 근력 판정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만, 맙소사, 대성공이어도 소용없습니다.

 

"거기 서! 가만히 있어. 죽여버릴 거라니까." 재판정을 지키고 섰던 병사가 움직일 낌새를 보이자 곧바로 씹어뱉듯 말하는 KPC의 손에 들린 날 선 칼끝이 목줄기를 파고들려합니다. 따가운 감각과 함께 다가서지 못하는 사람들이 경악합니다. 축축히 흘러내리는 이것, 피인 것 같죠. (SANC 0/1)

뒤쪽은 숲입니다. 누구도 들어가려 하지 않는, 마녀들이 집회를 연다는 컴컴한 숲이에요. KPC가 당신을 질질 끌어당깁니다. 차츰 뒷걸음질하며 사람들에게서 멀어집니다. 여전히 얕게 그러나 언제든 베어버릴 수 있게 탐사자의 목에 칼끝을 대고서. 여자가 속삭입니다.

"저들이 움직이지 않는 걸 보니 당신이 꽤 중요한 인사인 모양이지. 잔말 말고 따라와. 나와 가줘야겠어."

 

 *RP가 가능하나 벗어나지는 못합니다. 면식이 있는 사이일 경우 덜 위협적으로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탐사자가 KPC의 도주에 동조하는 경우(!) 좀 더 수월하게 진행이 가능합니다.

 

발이 땅에 헛디뎌지며 끌려갑니다.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마구 술렁거리고…… 숲의 그늘이 이내 두 그림자를 집어삼킵니다. "안 뛰고 뭐해!" KPC가 날붙이를 거두고 당신의 손을 향한 허공을 잡아당기자, 마치 무슨 사슬처럼 연결된 듯 탐사자의 팔이 이끌려갔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일입니다. 역시 이 여자, 마녀입니다. 마녀가 틀림없습니다. 거리가 얼만큼 멀어지자 시야 끝에 위태롭게 매달린 군중들 속 장정 몇몇이 뒤늦게나마 달려옵니다.

"잡히면 너부터 죽여버릴 거야, 명심해!" 안광을 번득이며 살기 위해 이를 가는 마녀가 있고,

역시 살고자 한다면… 달려야겠습니다, 탐사자.

   

 

 

 

 

 

 

 

 

 

 In the Forest

 

 

 

숲은 햇빛 한 점 들지 않습니다. 완전히 녹음 짙은 어둠의 세상입니다. 그야말로 마녀에게 어울리는. 풀을 밟는 소리가 다가옵니다.

 

 *추격 대목입니다. 룰북의 p130~149를 참고해주세요. 추격은 아래 맵을 통해 진행하므로 따로 캐릭터 토큰이 있어도 좋겠습니다. 쫓아오는 장정의 수는 1d3+1명. 편의상 추격자들의 특성치는 근력 60, 크기 60, 민첩 60, 이동력 8, 기능치 도약 30, 사격(활) 30, 회피 30으로 고정하며, 민첩성 비교 없이 KPC와 탐사자가 먼저 이동합니다. 둘 모두 민첩 보통 성공일 시 1칸, 역시 둘 모두 어려운 성공일 시 2칸, 둘 모두 극단적 성공일 시 3칸을 이동하지만, 둘 다 실패하거나 둘 중 하나가 실패+하나는 보통 성공일 시 해당 칸에 머무르고 실패+어려운 성공일 시 1칸, 실패+극단적 성공일 시 2칸을 이동합니다. 

 이동 행동 이외에 모든 캐릭터는 이동을 제외한 한 번의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추격자들은 KPC와 탐사자를 향해 활을 쏘며, KPC와 탐사자는 족적을 없애거나 맞은 화살에 의해 생긴 상처를 응급처치하거나 맞서 돌팔매질을 하거나(숲에는 돌멩이가 아주 많습니다! 이 경우 기능치는 투척을 사용하며, 데미지는 1d4+½db입니다.) KPC의 경우 추격자들에게 간단한 마법 주문을 쓸 수 있습니다. KPC는 앞서 나온 속박의 변용 주문을 제외하고도 약식의 사악한 시선(룰북 p.248), 육신 보호(룰북 p.257) 외 룰북에 나오지 않는, 효과가 간단한 창작 주문 등의 주문을 알 수 있지만, 동시에 주문을 알고 있다 해도 크툴루 신화에 대한 지식을 누군가(NPC)에게서 전해들은 정도뿐인 일반인이기 때문에 딱히 이성이 크게 닳아 광기에 준하는 상태를 보이지도 않고 보유한 마력도 일반인의 것과 같습니다.

 옵션 룰-위험 요소와 장벽의 무작위 배치(룰북 p.137)에 따라 원이 그려진 지점마다 장애물이 나타납니다. 오르기, 도약, 민첩, 은밀행동, 회피 등 기능치를 활용하여 피해봅시다. 

 

 2: 커다란 나무가 쓰러져 있습니다. 넘기 위해서 올라가거나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4: 사냥꾼들이 설치한 듯한 함정이 있습니다. 그물을 놓은 구덩이를 파놓고 그 위에 흙을 덮어놨는데, 가만히 있다가는 곧 땅이 꺼져 함정에 갇히겠습니다. 넘어가거나 빠르게 지나가는 편이 좋겠습니다.
 5: 가까이서 물소리가 난다했더니, 개울입니다. 도약하면 아슬아슬하게 빠지지 않고 건너편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네요.
 7: 갑자기 숲의 어느 동굴에서 튀어나왔는지 박쥐 떼가 우르르 나무 사이사이를 스쳐 이쪽으로 옵니다. 어서 피해야겠어요.
 10: 아뿔싸, 밑을 보지 않고 갔다가는 큰일날 뻔 했습니다. 낮지만 충분히 위험한 절벽입니다. 건너편까지 갈 수 있을까요? 크게 도약하거나… 저쪽에 보이는 외나무다리를 빠르게 건널 수 있다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모쪼록 키퍼님의 재량껏 추격을 즐겨주세요. 어쨌든 이 시나리오는 레일로드이고, 추격 요소는 개연성과 더불어 박진감을 더하기 위해 넣은 대목으로 탐사자의 주운이 너무 아니다(…) 싶을 경우 KPC가 마력 전부를 소비하여 코앞까지 온 추격자들을 모두 속박 주문을 건 뒤 달아나는 방법도 있습니다.

 추격자들을 따돌렸거나 어쨌건 추격이 끝났다면 다음 지문으로 진행합니다.

 

 

간신히 몸을 추스릅니다. 그러고보니 팔다리가 굳었던 것도 다 풀렸군요. 허겁지겁 도망치다보니 몰랐습니다. 주문의 발효가 끝난 것을 눈치챘는지 마녀가 흠칫합니다.

"안 돼." 무엇을 안 된다고 말하는지는 당신이 더욱 잘 알 것입니다. "가지 마. 당신이 없으면 난 꼼짝없이 죽어. 난… 난 살고 싶어."

 

 *자유로운 RP가 가능합니다. KPC가 위협하거나, 호소하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탐사자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속박 주문을 걸 수도 있겠지만, 이는 추격 때 쓰고 남아있을지 동났을지 모를 KPC의 마력에 달렸습니다. 탐사자가 동행하는 것을 수긍하도록 설득해주세요.

 이렇게 도망쳐 나왔으니 아마 수배 중일지도 모른다, 잘못하면 너와 나 모두 사살하라는 명이 떨어질지도 모른다. 위협하여 끌고 온 것은 미안하지만 나도 살려면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살고 싶다, 영영 함께 가자는 말은 아니다, 내가 그들의 감시망에서 완전히 벗어난다면 무사히 돌아가도록 할 테니 그때까지만 동행해달라. 하는 식으로요.

 탐사자가 주문에 대해서 묻는다면 시인할 수 있습니다. 세간에 '마녀'라 불리는 이에게서 전해들은 정보다. 만약 나 역시 마녀로 몰려 죽을 위기에 처한다면 신변을 보호하고 도망칠 수 있는 몇 가지의 주문을 그녀가 가르쳐주었다.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은 그 마녀가 은둔하고 있는 장소다. 어차피 계획이랄 것도 딱히 없이 KPC가 언급하는 마녀를 찾아가 숨는 것밖에 없으므로, KPC는 모든 계획을 탐사자에게 말해도 괜찮습니다.

 그럼에도 탐사자가 함께 가기를 거부한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아까처럼 속박 주문으로 끌고 갑시다. 사람들이 있는 곳을 지나치려면 인질이 필요하니까요.

 

결국 다시금 동행합니다. 언뜻 옆에 나란히 걷는 웅덩이에 신발이 젖고 치맛자락이 온통 숲의 흙먼지로 더럽혀진 모습을 봅니다. 방금까지 당신을 위협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평범하고 지난한 여성에 불과합니다.

숲은 여전히 컴컴합니다. 당장 아까까지 그녀가 도망쳐나온 재판이 아침에 열렸으니 해가 아직 지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어디고 똑같아 보이는 빽빽한 나무 사이로 KPC는 잘만 길을 찾아갑니다.

"이웃마을을 거쳐야 해. 사정이 이러니 소문이 거기까지 닿았을지 모르겠어. 조심해야 할 것 같은데…."

터무니없는 일입니다. 악마의 주문을 알고 있는 마녀의 도주를 함께하다니요.  

 

 

 

 

 

 

 

 

 

 Village

 

 

 

수풀을 헤치고 나아가자면 앞서 가던 KPC의 등이 잠시 멈춥니다. 누군가 가꾼 듯한 꽃밭이 근처에 있던 탓입니다. "꽃이군." KPC는 씹어뱉듯이 "난 저것이 싫어." 말하고는 꽃잎을 짓뭉개며 나아갑니다.

빽빽했던 나무들의 간격이 듬성듬성해지고, 늦은 오후에 잘 익은 햇살이 그 사이로 비칠 즈음이었습니다. 이웃마을의 샛길입니다.

"평소엔 그냥 지나쳐 갈 수 있지만, …… 여기의 누군가가 내가 간 길에 대해 증언할지도 모르니 여기서 말을 훔쳐서 타고 가는 게 좋겠는데." 도대체 이 마녀는 도덕의식이라곤 한 움큼도 없는 건가요. 그보다 이 여자, 말을 탈 줄 아는 건가요?

두 사람은 조용히 샛길로 들어섰습니다. 점차 민가가 나오고, 사람이 땅을 밟아 낸 길이 넓어집니다. 집들 사이로 KPC는 마굿간이 있는 곳을 찾아 두리번거립니다.

듣기 성공 시▶ 둘러보면 이렇게 조용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인기척이 없습니다. 마을이 아무리 작다해도 이럴 수 있나요? 아니, 자세히 귀를 기울여보니 기척이 아예 없지는 않아요.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먼 데서 나는 소리군요. 

듣기 실패 시▶ 그런데 마을이 아무리 작다해도 이렇게 조용할 수 있나요? 기척이라곤 들리지 않습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전부 외출 중인 걸까요? "무슨 소리지?" KPC가 고개를 한 방향으로 홱 쳐듭니다.

 

마굿간이 딸린 집은 보이지 않습니다. KPC가 한 곳을 멀리 바라보더니, "광장이야." 말합니다. "다들 광장에 모여있는 것 같은데."

그녀의 말에 따르면 어차피 말을 찾으러 다른 곳으로 가야 하고, 마을을 넘어가려면 광장을 지나야 합니다. KPC가 눈짓하네요.

두 사람은 광장으로 이동합니다. 해가 점점 기울면서 하늘은 따뜻해지는데,

관찰 성공 시▶ 저토록 불길한 햇볕 사이로 코를 스치는 탄내, 그리고,

관찰 실패 시▶ 저토록 불길한 햇볕…… 그리고,

 

"아아아악!"

들었습니까? 비명소리.

광장으로 나아가면 곧 이 마을의 모든 사람이 이곳에 모여있었음을 바로 알게 되는 숫자의 군중과 마주합니다. KPC는 잠깐 멈칫했으나, 곧 이 사람들이 자신 아닌 한 곳을 주시함을 깨닫고는 자연스럽게 무리에 섞여듭니다. "…가자." 그리고 그 사이로. 그들이 보는 그 앞에.

관찰 or 크기 성공 시▶ 있는 것이 당신에게는 보였을 겁니다. 그것은 거대한 불길입니다. 척 봐도 젖은 밀짚과 삭정이로 세워진 초라한 제단은 불타고 있고 그 가운데 살아있는, 아직 살아있는 여자가. 해가 지고 있는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머리카락이 불길과 바람에 엉망으로 흔들리고 장작 다발에 가려 하반신은 보이지 않습니다. "제발," 그녀가 말했습니다. 웃는지 우는지 화염의 색깔 탓에 얼굴이 보이지 않아 알 수 없습니다. "간곡히 부탁합니다……." 여자가 묶인 상체를 비틀자 보이는 앞모습과 달리 완전히 탄 등 탓에 늑골이 허옇게 비쳤습니다.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살점에서 익은 고기의 지독한 냄새가 풍깁니다. "장작을 더 넣어주세요." 그녀가 하는 말은 그것뿐입니다. "…장작을 더 넣어주세요." SANC (0/1)

관찰 or 크기 실패 시▶ 있는 것이 당신에게 보이지는 않았으나, 자욱한 연기와 지독한 육고기의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홧홧한 열기가 앞쪽에서 더듬어집니다, "제발," 그 가운데에서 처절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웃는지 우는지 분간이 되지 않는 쉰 목소리는 웃음인지 울음인지 모를 것에 말끝마저 잡아먹혀 흐려지고 맙니다. "간곡히 부탁합니다……." 지독한 냄새…… 지독한 냄새…… "장작을 더 넣어주세요." 그녀가 하는 말은 그것뿐입니다. "…장작을 더 넣어주세요."

 

비통한 목소리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사람들이 웅성입니다. 개중에는 소리를 냅다 지르는 이도 있고, 두려워하는 이도 있으며, 몸을 떨며 희열하는 이도 있습니다.

"아멘!"

누군가가 외칩니다. "아멘! 아멘!" 사람들이 부르짖습니다. 그 말에 모두가 턱을 치켜들고 느리게 불에 타들어가는 여자를 향해, 혹은 그녀의 머리 위 허공을 향해, 어쩌면 더 높은 곳을 향해 기도하듯이 숭고하고 엄숙하게 눈을 감습니다.

입이 마르는 풍경 속에서 손이 확 끌어당겨집니다. KPC입니다. 진절머리내는 얼굴로, "…따라와." 다만 우리 앞에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서는 그 어떤 말도 얹지 않은 채로 당신을 당겼습니다. 이내 진중한 기도는 끝난 것처럼 누군가가 시작한 가열찬 환호성이 먹먹하게 고막을 장악합니다.

관찰 or 크기 성공 시▶ 지나가면서 끝내 보았습니다. 반쯤 태운, 말 그대로 불에 태워 뼈가 드러나고 피고름이 뚝뚝 뭉치는 맨가슴을요. 터져 너덜거리는 살점, 얼굴이 겨우 움직여 어떤 말을 발음해냅니다. "저는 결백," 아래 피가 지글지글 끓고 있었습니다. 덜 마른 장작이 그제야 축복처럼 겹겹의 화염으로 여자를 감쌌습니다. 사람들의 환호성이…… SANC (0/1d4)

관찰 or 크기 실패 시▶ 사람들의 그림자에 파묻혀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결백," 끓는 소리가 들립니다, 타는 소리가 들립니다, 여자의 말은 너덜거리다 끝내 이어지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환호성이…… 

 

 *앞서 언급한 저서에서 서술된 마녀 재판과 처형식의 실제 사례를 참고하여 쓴 부분입니다. 많은 기록이 남아있으나 대부분의 마녀들은 예외가 거의 없이 산 채로, 혹은 죽은 채로 화형되거나 형가에 매달려 교수형에 처해졌습니다. 끝까지 자백하지 않거나 거짓 자백을 한 이후에 자신의 자백이 거짓임을 밝힌 죄수들은 경우에 따라 '이단자로 돌아간 자' 또는 위증한 '이단자 재범'이 되어 교살 이후 화형이 아닌 산 채로 화형에 처해지는 것이 대다수였습니다. 자백은 필수적으로 거쳐가는 과정인 고문을 이용하여 받아내었고, 마녀에 대한 신고는 어린아이조차 가능했다고 합니다. 산 채로 화형하는 경우 덜 마른 장작을 쌓아 온도가 낮은 불로 최대한 고통스럽게 사형을 진행했습니다. 물론 탐사자는 이 사실을 알 수도, 모를 수도 있으며 KPC는 탐사자에게 이후 RP 시 이에 대해 말해줄 수도 있습니다.

 

"마굿간을 찾았어. 지금이라면 누구도 보지 않겠지." 그렇게 말하는 KPC의 뒤쪽으로 해가 지고 있습니다.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목숨 하나와 하루의 낮과.

흥분한 군중 속을 헤치고 다시 인적이 드문 너머로 걸음을 바삐 옮기면 KPC의 말대로 작은 마굿간이 딸려있는 집이 보입니다. 말에 고삐는 채워져있지만 안장이 없는데 괜찮을까요. 마굿간은 사방이 뚫려있지만 말이 쉽사리 뛰어넘을 수 없게 나무 울타리를 덧대어놓았습니다. 문엔 잠금쇠가 걸려 있고요.

 

 *(도망이 급한 건 KPC니까) KPC 먼저 근력 판정을 진행합니다. KPC가 실패한다면 탐사자에게 판정 기회가 돌아갑니다.

 

근력 성공 시▶ 우지끈, 소리와 함께 문 일부가 부서집니다. 이제 말이 나올 수 있겠네요.

근력 실패 시▶ 아무래도 열리지 않습니다. (*이후 두 번의 재시도가 가능합니다. 모두 실패한다면? 걸어서 가야죠. 어쩔 수 없습니다.)

 

안장이나 도움 없이도 KPC는 쉽게 말에 올라탑니다. 이제 당신이 탈 차례군요.

승마 성공 시▶ 당신 역시 수월하게, KPC의 뒤에 자리잡고 말의 등에 앉습니다.

승마 실패 시▶ 디딤대와 안장 없는 승마라뇨. 그만 발을 헛디뎌 구르고 맙니다.

 

멀리서 소리가 잦아들고, 허공에 새겨지던 붉은 햇빛이 까무룩 모습을 감춥니다. 다시 향합니다. 숲속으로요.

 

 

 

 

 

 

 

 

 

 

 Witch or Woman

 

 

 

한참하고도 또 한참이었습니다. 숲속은 낮이어도 깜깜했으니 해가 진 지금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습니다. 풀벌레 소리만 몇 번 들렸다 꺼지고, 발길이 가는 데마다 이파리가 스치는 소리가 서늘했습니다. 나무들은 음산한 기둥처럼 시야를 가로막습니다. 얼마의 나절 동안 이렇게 길에 올랐을까요.

그때, KPC가 탐사자를 돌아봅니다. 어슴푸레해 달빛에 희미하게 빛나는 저 눈동자가 아니면 돌아본 줄도 모를 뻔 했습니다. "이제 다 왔어."

관찰 성공 시▶ 그렇게 말하는 KPC의 앞에 온기 품은 불빛이 어룽거리고 있습니다. 조금 더 멀리, 시야를 넓히면 굉장히 낡아보이는 오두막이 있습니다. 희미하지만, 등잔이 오두막의 문 앞에 매달려 빛을 냅니다. 불빛의 근원지는 저것이었군요.

관찰 실패 시▶ 그렇게 말하는 KPC의 앞이 어쩐지 불빛으로 어룽거리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말에서 내리면 말은 어디론가 뛰어 사라져버립니다.) 말의 울음소리와 거의 동시에 삐걱이는 문 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검은 후드를 뒤집어쓰고 로브로 온몸을 가리고 있는 작은 체구의 인물이 그늘에 잠겨 두리번거리다, 당신과 KPC를 발견합니다. KPC는 안도한 듯 숨을 탁 길게 내쉬고는, "세크레타Secreta." 인물을 부릅니다. 호명에 세크레타, 라 불린 이는 썼던 후드를 걷고는, 탐사자와 KPC를 번갈아보다가 오두막 쪽으로 손짓했습니다.

불빛에 비친 세크레타를 당신은 봅니다.

……얼굴 반쪽이 없습니다. 눈두덩은 무너졌고 광대는 살갗에 덮인 것인지 날 뼈인지 도무지 구분이 가지 않으며, 그 위로 자글자글하게 피부가 완전히 쪼그라들었습니다. 입술이라 불릴 것이 없으며, 입을 벌리면 반쪽 남아있는 입술의 부피가 오히려 기이할 정도입니다.

관찰 or 지능 성공 시▶ 그 위로 지진 자국, 같은 게…… 인두로 얼굴 반쪽을 완전히 소실시킨 모양이군요.

관찰 or 지능 실패 시▶ 저런 흉은 어쩌다 가지게 되는 걸까요. 불에 얼굴 반을 담갔다 빼낸 것 같습니다.

 

 *마녀 재판의 심문을 위해 고문으로 생긴 흉터라는 설정입니다. 실제로 인두와 채찍 등이 고문에 흔하게 사용되었으며, 이외에도 갖은 방법의 끔찍한 고문 방법이 숱하였습니다.

 

세크레타가 말합니다. 여성의 낮은 목소리입니다.

"짐을 달고 왔구나."

"짐이 아니라… 목숨줄이지."

KPC는 대답하고서 당신을 봅니다. 세크레타가 오두막 문을 열고 안쪽으로 들어오라 다시금 손짓합니다. KPC는 순순히 들어오는군요. 그녀는 세크레타에게 간략하게 탐사자와 이곳까지 오게 된 경위를 설명했습니다. 마녀 재판에서 마녀로 판결이 내려졌다는 것, 당신을 인질잡았다는 것, 이제 돌아갈 곳이 없다는 것과, 가더라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 역시요. 세크레타는 여러 개의 등잔을 켠 내부에서 채소 수프를 낡은 그릇에 떠다 당신과 KPC에게 쥐여줍니다. 뾰족한 대답 대신 침묵과 경청입니다.

 

 *RP로 처리해도 괜찮습니다. KPC와 NPC 세크레타는 친우이며, 어떻게 친구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키퍼님께서 자유롭게 설정해주시면 되겠습니다. KPC에게 크툴루 신화 일부와 주문 몇몇을 가르쳐준 사람 역시 세크레타입니다.

 

"일단 쉬어두는 게 좋겠어." 세크레타는 길게 이어지던 이야기 끝에 말했습니다. "동쪽으로 가. 사람들은 마녀가 악마를 만나기 위해 서쪽으로 향한다고 믿으니까, 내일 해가 뜨면 동쪽으로 가." KPC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세크레타가 작은 오두막 안의 벽을 밀어 열면 창고 같은 공간이 나옵니다. 안에 지내기에 썩 괜찮은 침대가 두엇 있습니다. KPC는 익숙하게 "개울에서 씻을 물을 떠 올게." 문 옆에 있던 양동이를 들고 나가버리고.

세크레타와 탐사자만이 남았습니다.

"당신은 어떡할 테지?" 그녀가 묻습니다. "인질로서의 쓸모는 다한 것 같은데. 여기까지 KPC가 살아서 왔으니 말이야." 악의 없는 무심한 목소리.

 

 *NPC 세크레타와의 RP가 가능합니다.

 세크레타는 본래 여자들 사이 산파로 알음알음 알려진 일종의 의료인이었으나, 사내 아이를 두 번 유산한 자신의 언니가 아이를 죽인 마녀라는 소문이 돌자 그를 막기 위해 자료조사를 거듭하다 마침내는 크툴루적 지식에 손을 대고 소위 '악마'의 것으로 칭해지는 주술을 부리는 술사 혹은 사교도들이 세간의 마녀와는 완전히 다른 존재임을 알게 된 인물입니다. 그녀는 의학 지식과 더불어 언니의 무고함을 알리기 위해 이 사실을 더불어 증언했으나, 외려 마을 남성들에게 마녀로 몰려 고문을 받다 도망쳐나와 여태까지 숲에 숨어 살게 되었습니다. RP 시 참고해주세요.

 다음은 RP 예시입니다.

 

당신은 누구냐.

- 알 필요 없다. 이름부터 드러나지 않나. 다만 KPC의 친우 정도면 되겠다.

어쩌다 생긴 상처냐.

- 매우 무례하다. …사람들에 의해 생긴 흉터다.

KPC와는 무슨 관계인가.

- 친우이다. (이하 설정하신 백스토리를 풀어주세요.)

당신은 마녀인가.

- (오랜 침묵) 이제는 그렇게밖에 설명되지 않을 듯 싶다.

KPC는 정말 마녀인가.

- 그녀는 무고하다. 아마 그녀도 고문을 받았을 것이다. …나보다 덜했더라도.

 

 이외 마녀와 재판, 고문에 대한 이야기, KPC와의 관계, 신원 등의 이야기가 나올 시 적당히 세크레타의 백스토리를 풀어주세요! 세크레타의 백스토리는 크툴루 신화를 포함한 완전히 허구인 부분을 제외하면 역시 마녀로 몰린 여성들의 실제 사례와 비슷한 예로 쓰여진 허구입니다.

 백스토리를 전했고 어느 정도 RP를 마쳤다면 다음 부분으로 넘어갑니다.

 

"마법이 어떤 건지 알아?" 여자는 말했습니다. "그들은 마법이 혐의의 증거를 없앨 수 있기 때문에 그저 의심받도록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만으로도 재판이 가능한 죄라고 믿지. 근데 마법은," 그녀는 손을 펼칩니다. 이제 보니 엄지손가락도 기괴하게 꺾여있습니다. ……고문의 영향일까요.

"대가가 필요한 거야. 모든 게 그래. 세상에는 무어든 결국에는 설명할 수 있는 이유가 있고, 그 일이 일어나기 위해 치러진 대가의 값을 우리가 알지 못할 뿐이지. 그 중에는 사람이 행하지 않은 것들도 더러 있어. 가령 끔찍한 재해 같은 것."

"재앙이 일어난다면 이유가 있겠지. 사람의 것이 아닌 이유. 그게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들을 불에 태운다고 없어지는 건 아니야."

"하지만 이런 세상에서야, … 당신도 여기까지 따라온 마당에 다시 돌아가면 어떻게 무사히 돌아왔느냐에 대해 의심을 받겠어."

"그들이 원하는 답은 애초에 정해져 있으니까."

"물론 거짓으로 우리가 마녀였노라고, 죽을 힘을 다해 빠져나왔노라고 거짓 자백을 해도 돼. 여태까지 죽어갔던 무수한 마녀들처럼 말이야…."

"그런데, 그렇다면. 결국에 진짜 악인은 누굴까."

 

세크레타의 말이 끊기면 잠깐 들어차는 침묵을 KPC가 문을 열고 들어오며 깨뜨립니다. 세크레타는 탐사자와 마주하던 시선을 그녀에게로 돌렸다가, 곧 아래로 떨어뜨립니다.

"……피곤할 테니 어서 자."

 

 *KPC는 물을 길어 진작 돌아왔으나, 탐사자와 세크레타의 대화를 이어가는 것을 듣고 생각하게 됩니다. 앞에서 RP를 많이 했다면 또다른 혐의가 씌워질 탐사자에 대해 얕게 죄책감을 가졌을 수도 있겠고, 여전히 자신이 무사하려면 탐사자가 필요하다는 단순한 생각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KPC와 탐사자의 관계에 따라, 탁의 분위기에 따라 설정해주시면 됩니다. 

 

건강 성공 시▶ 비척비척 이어지는 KPC의 걸음을 따라 침대에 눕습니다. 피로하지만 잠은 오지 않습니다. 이 침대도 어쩌면 무수한 여인들이 누워 잠시 잠을 청하거나 아이를 낳으려 부른 배를 붙잡고 다리를 벌렸을까 혹은 병에 시들어 앓았을까 싶습니다.

건강 실패 시▶ 확실히 피로하긴 합니다. 내내 당신은 죄가 없다지만 어찌 되었든 도망치는 길이었으니 기진할 만도 하지요. KPC의 걸음을 따라 나란히 침대에 눕습니다. 이 침대도 어쩌면 무수한 여인들이 누워 잠시 잠을 청하거나 아이를 낳으려 부른 배를 붙잡고 다리를 벌렸을까 혹은 병에 시들어 앓았을까 싶습니다.

 

 *KPC와의 RP가 가능합니다. 탐사자와 적당히 이야기하다 재워주시면 됩니다! 플레이어 분이 힘들어하시지 않는 선에서 받은 고문과 마녀라는 유언비어에 시달린 이전 나날 등을 고백하면 탐사자와의 관계가 (연민으로라도) 좋아지지 않을까 싶네요…… 

 

 

 

 

 

 

 

 

 

 

 And we were under the viburnum

 

 

 

그리고 새벽입니다.

위 건강 판정 성공 시▶ 눈을 뜹니다. 땅이 울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서. KPC도 엉거주춤 상체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위 건강 판정 실패 시▶ 피로하여 얼마나 깊게 잠들었을까 싶은 시점에, 누군가 어깨를 거칠게 흔들어 깨웁니다. KPC입니다.

 

빗소리가 들립니다. 아, 빗소리군요. 그래요. 빗소리였어요. 다시 평온한 잠에 빠져드려는 순간 세크레타가 벌컥 문을 엽니다. 반쪽밖에 남지 않은 얼굴이 황망감에 젖었습니다.

"병사들이야."

KPC의 얼굴도 굳습니다. 침묵은 오래지 않았습니다. 말이 우는 소리와 땅을 울리는 말발굽소리.

"……뒷문이 있어. 빨리 가. 빨리."

산파인 그녀.

마녀인 그녀.

사람을 살리는 그녀.

KPC의 친우인 그녀.

마녀가 아닌 여자.

그냥 여자.

……한 사람.

세크레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KPC가 당신의 손을 이끌고 뛰쳐나갑니다. 왜 탐사자 자신까지 끌고 가느냐에 대한 의문은 뱉을 새도 없습니다. 오두막을 나오면 한층 더 거세게 들리는 빗소리와 발자국 소리와… "마녀의 집이다. 마녀들이 집회를 하는 장소야!" 병사들의 목소리와 함께 들리는 세크레타의 비명.

시야는 자꾸 흐리고. 꼭 우는 것처럼 빗물 탓에 물기로 흐려오고.

 

KPC가 손을 잡아당깁니다. 미친 듯이 뜁니다. 나무가 빽빽한 숲속,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아 어디로 가야할지 알 수 없는 숲속, 비가 와도 물기를 머금고 잔뜩 개화해 있는 꽃밭이 중간중간에 펼쳐집니다. KPC가 웃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우는 것 같습니다, …… 그녀가 앞에서 손을 잡고 뛰고 있는지라 표정을 알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압니다. 아무리 뛰어도 말을 탄 병사들을 상대로 완전히 달아나지는 못할 거예요. 틀림없이 그럴 겁니다. 만약 그런다해도 KPC 당신은 계속 쫓기게 되겠죠. 당신의 이름이 아닌 마녀라는 이름 하나로.

"꽃 싫어."

발목보다 낮게 핀 꽃잔디를 짓이겨 밟으며 쉴 새 없이 뛰며, 그녀가 말합니다. "마녀야, 마녀!" 우리를 발견한 듯한 선두의 병사가 소리를 질렀습니다. KPC는 소리내어 웃었습니다.

"꽃이 싫어. 나. 사람들이 꽃 따위에 때때로 의미를 붙이니까."

"가끔 주워듣기도 했어. 노란 장미는 질투라던가, 백합은 순결이라던가, 꽃은 갖고 싶지도 않았을 말들이지."

"있잖아,"

"왜 그들에게 내 의미는 마녀가 되었을까?"

"왜 내 이름은 마녀의 이름이 되었을까?"

굵은 빗줄기 사이로 멀리 나무 하나가 보입니다. 숲속의 키 작은 나무. 저 나무의 이름을 알고 있습니다.

하얀 꽃이 나뭇잎 사이사이로 피어난 나무, 가막살나무입니다.

여자가 울음처럼 웃음을 터뜨립니다. 마구 흐트러지는 머리칼 사이로 옆얼굴을 보았습니다,

그녀가 묻습니다.

"……이름이 뭐야?"

 

 

 *엔딩 전 마지막 RP 구간입니다. 본 시나리오는 《가나마》의 이전의 이야기이므로 엔딩이 단일로 정해져 있습니다. 탐사자와 플레이어가 만족할 수 있을 만큼 RP를 즐겨주세요.

 

 

 

 

 

 

 

 

 

 

엔딩

 

 

 

 

 

 

"나랑 약속해."

숨차게 뛰던 그녀의 뜀박질 속도가 점점 느려집니다. 체력이 한계에 달한 것입니다. 비가 내리는 숲은 새삼스레 아름답습니다. 가혹하게 아름다워서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숨이 턱끝까지 차 당신과 뛰고 있노라면 당신이 비로소 웃었습니다. 이제 가깝습니다, 저 키 작은 나무. 꽃에 붙은 의미가 지나치게 거창한.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 아름답고 누추한 한 문장. 사랑이 죽음보다 강하다고요.

"이 생을 넘어서. 죽음조차 넘어서."

"다음에 또 만나면,"

"나 마녀가 아니라 KPC라고 기억해주라."

KPC가 부탁합니다. 한 움큼도 안 되는 지지부진한 이 기억을요. 눈동자가 빛났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들어온 빛이 잔인하게 틈새 속에서 몰락했습니다.

"나 마녀가 아니라, KPC라고……."

공기를 가르고 날아온 화살이 KPC의 등에 박힙니다. 죽여라! 마녀를 죽여! 아주아주 느리게 들렸습니다, 그 소리는. 일순간을 손아귀로 억지스럽게 잡아늘인 것처럼 아주 길고 느리게. 거짓 조금 덧붙여서 영원 같은 한 찰나 안에서…… 비보다 먼저 넘쳐 당신 발목을 적신 이름.

"사람으로, 사랑받을 KPC라고……."

화살이 하나 더 박힙니다. 그녀가 피를 토하며 고꾸라집니다. 탐사자의 손을 놓습니다.

만날 수 있을까요.

빗물처럼 범람으로 끝나버린 우리가 또 만날 수 있을까요.

KPC가 웃습니다. 모르겠습니다. 그리워할까요. 슬플까요. 끝내 잊을까요.

아닐 겁니다.

잊지는 않을 겁니다.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고 했으니까.

사람으로 남아 할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므로.

……기억할 테죠.

가막살나무의 꽃이 피었습니다. 하얗게. 눈물처럼 꽃잎에서 비가 떨어지는,

 

 

Ending 0. 가막살나무 아래의 약속.

KPC 사망, 탐사자 생환?

(이후 플레이어 분의 의견에 따라 탐사자의 생사 여부 및 엔딩 이후의 이야기를 결정)

 

 

 

 

 

 

추천 BGM

Kara no Kyoukai - Spiral (final three minutes) :: https://www.youtube.com/watch?v=o3z5l9ckLXk (Witch)

Madoka Magica: The Movie OST - She is a witch :: https://www.youtube.com/watch?v=7aUfuOc5rGY (In the Forest)

Shireen - UMAI [official music video] :: https://www.youtube.com/watch?v=CyWUd5Whh9w (Village)

Tony Anderson - In the Distance :: https://www.youtube.com/watch?v=Bw9j55bJtC8 (Witch or Woman)

율리아(Yulia) - No Regrets :: https://www.youtube.com/watch?v=vKo5EJ1oImQ (And we were under the viburnum)

Clann - I Hold You :: https://www.youtube.com/watch?v=KTroLJbP3u4 (Ending)

 

 

 

 


플레이하신 뒤 여유가 있으시다면 작성해주세요! 늘 감사합니다.

https://url.kr/i2oxp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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