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mp Off the Steam Locomotive

CoC 1:12020. 4. 25. 19:25
지금부터 여러분은 최초의 증기기관차를 타실 예정입니다.
경이의 여정을 기꺼이 함께 하시길!

 

 

 

 

 

 

 

 

 

 

 

 

 

 

개요

 

 

19세기, 바야흐로 격동의 시기입니다. 공장이 세워지고 자본가들이 등장하고 노동자들은 도시로 몰려들고, 느리던 것이 급변하는 세상에 어떻게든 적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중에 당신도 끼어있었을 것입니다. 어떤 지위로든 어떤 방식으로든 별 일 없이 살아가던 당신. 어느 날 KPC의 이름으로 등기가 하나 도착하기 전까지는요.

등기로 부쳐진 봉투 안에는 첫 증기기관차 탑승 표와 출발역으로 가는 지도가 함께 들어있습니다. 약 30년 전 제임스 와트가 증기 기관을 발명했지요. 이것을 동력으로 움직이는 기차라니 놀랍습니다. 발대식에는 고위의 이들과 추천받은 인사들만이 참여할 게 뻔하므로, 당신에게 이 표가 왔다는 것이 당연할 수도 퍽 신기할 수도 있겠습니다. 식이 열리면 얼마의 거리를 시범 운행한다고 하는데…… 티켓을 뒤집어보면 뒷면에 딱 한 문장이 적혔습니다. KPC의 글씨체입니다.

「타면 안 돼, 절대.」

 

……그럼에도 당신, 발대식 날. KPC가 그곳에 있을 거라 확신했으므로 식이 열리는 출발역에 도착했습니다. 그것은 거의 비이성적인 종류의 믿음이었는데, 이에 대해 당신은 단 한 줄로 설명할 수 있을 텝니다.

그야 KPC는 두 달 전 이미 죽은 사람인걸요.

 

 

 

 

 

 

 

 

 

크툴루의 부름 7판 룰 기준

1:1 타이만 시나리오

인원 : PC 1인+KPC 1인

배경 : 19세기 초 런던

플레이 타임 : 3~4시간

플레이 난이도 : 중간

키퍼링 난이도 : 낮음~중간

권장 기능 : 대인기능, 듣기

준 권장 기능 : 관찰, 오르기, 심리학, (어쩌면) 전투기능

 

 

 

 

 

 

 

 

 

※ 여전히 미숙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키퍼링 및 플레이 예정인 분들께 감사의 말씀과 함께 양해를 구합니다.

※ 본 시나리오의 노룰북 키퍼링 및 키퍼링 커미션을 금지합니다. 본 시나리오에 연관되어 금전 거래가 오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세션카드에 한해 커미션 및 금전 거래를 허용합니다. 

※ 키퍼링 해주실 분을 따로 두고, KPC 역할을 하는 PC를 포함한 PC 2인으로의 개변이 가능합니다. 단, KPC 역할의 PC를 플레이하시는 플레이어 분은 키퍼가 알고 있는 정보를 모두 알고 있어야 합니다. 다인 개변 역시 가능합니다. 

※ KPC와 PC의 백스토리에 기반한 자유로운 개변을 권장합니다. 원하시는 대로 개변하여 플레이해주세요. 이에 대한 문의는 송구하오나 답변 드리지 않습니다.

※ 본 시나리오를 위한 오리지널 캐릭터보다는… 기존 캐릭터의 19세기 AU로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KPC의 성향은 (어차피 시나리오 내에서 죽어서 별로 나오지도 않지만) 어쨌든 PC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합니다. PC는 KPC를 찾으러 갈 만한 친구 정도면 무난하겠습니다만, KPC는 분명히 죽었었는데? 하고 호기심에 못 이겨 가지 말라고 한 장소로 기어이 갈 것 같은 성격, 혹은 생전 KPC의 말에도 이건 무슨 장난질이지? 그래~ 네 말 안 들을 거야~ 하고 따지거나 듣고 넘길 수 있을 만한 서로 상성이 맞지 않거나 순순하지 않은 성향, 데면데면한 사이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그외 PC에게 빚을 졌든 채권이 있든(!) 울며 겨자먹기든 간에 위기의 PC를 가만 두고 볼 수 없는 사람이면 됩니다.

※ 본 시나리오는 배포 계정의 800팔로우 기념으로 트위터 투표를 통해 만들어진 개요로 구상되었습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 테스트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은 대신, 시나리오 하단에 플레이 타임 수집 폼이 있습니다. 플레이를 하셨을 시 평균 플레이 타임 명시와 이외 더 나은 방향으로의 수정을 위해 작성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본 시나리오에서는 신화생물 및 주문에 대해 독자적으로 창조, 해석한 부분이 존재하며, 신화생물이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CoC 원작의 분위기와 상이할 수 있습니다.

※ 본 시나리오에 대한 공계에서의 무례한 언행, 스포일러성 혹은 자작 발언의 발견 등 불미스러운 일의 발생 시 즉시 비공개 처리됩니다.

※ 플레이 로그, 후기 및 감상, 피드백, 그 외 문의는 @henceihateu의 DM이나 최하단의 폼으로 부탁드립니다.

 

 

 

 

 

 

 

 


아래부터 시나리오의 배경(스포일러)이 있습니다. 키퍼(GM)가 아니라면 열람을 삼가주세요!

 

 

 

 

 

 

 

 

 

 

진상

 

 

 

 

19세기? 첫 증기기관차? 이게 뭐야, 대체 뭐냐고. 죽지 않은 KPC가 머리를 쥐어뜯습니다. 그렇습니다. 죽기는 누가 죽습니까? 죽은 사람이 어떻게 편지며 소포를 보낸단 말이에요? 두 달 전 죽은, 정확히는, 죽을 뻔한 건, 탐사자입니다! 그리고 그래요, 19세기라고 칩시다. 그렇게 치자면 탐사자가 살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연도는 정확하게 1800년입니다. 1804년, 증기기관차가 발명되기 4년 전이라는 겁니다. 칩시다, 라니요? 살고 있다고 착각한다니요? 그렇다면 진짜 KPC와 탐사자는요? 정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저 증기기관차는 가짜고(그래서 고증이 엉망일 수 있습니다), KPC와 탐사자는 당연히 19세기 사람이 아니죠. 19세기는 무슨 19세기입니까? 어느 시대든 일단 KPC와 탐사자가 살던 시대와는 거리가 멀 겁니다.

상황을 정리해봅시다. 우선 탐사자는 완벽한! (*기차가 있다면 19세기 제외 개변 가능합니다!) 현대인입니다. KPC도 마찬가지고요. 문제는 앞서 언급했듯 탐사자가 죽을 뻔했다던 두 달 전에 있습니다. 탐사자의 잘못이라면 정말 거기 있었던 것밖에 없지만, 어쨌건 갑자기 허공에서 튀어나온 열차 모양의 신화적 도구에 충돌해 나자빠진 탐사자를 목격한 순간에… 하필 그걸 지나치기 애매한 성격 혹은 관계의 KPC가 거기 있었다는 우연 하나. 그 열차가 크툴루 신화에 대한 지식을 가진 어설픈 술자들이 어떻게든 만들어낸 과거로 가는 차원의 관문(룰북 p. 254)의 시범작이었다는 우연 둘. 이 관문을 만든 술자들이 정말로 어설픈 탓에 충돌한 사람만 관문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우연 셋이 모여 문제 상황을 일단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스르륵 차원의 관문으로 탐사자가 들어가고 말았다는 여기까지만 해도 골치가 아픈데, 심지어 이 차원의 관문은 어떻게 된 일인지 의식을 그 차원 혹은 세계에 고착화시키는 능력까지 얼결에 지녔다는 게 우연 넷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일단 의식이 관문을 지나 어느 시대에 도착하면 자연스레 그 시대의 사람인 것처럼 스스로를 정체화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원래의 삶과 세계를 무의식에 묻어두고 '아, 나 여기 사람이지!' 하고 생각하게 만든다는 거죠. KPC가 꾸역꾸역 찾아와 설령 우리 원래 살던 데로 돌아가자! 라고 제안한다해도 아마 탐사자의 머리 위에는 물음표만 뜰 것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지? 나 여기 사는 사람인데? 하면서요.

이게 끝이 아닙니다. 술자들이 차원의 관문을 만들기 위해 여러 번 잘못된 주문을 반복하여 시전했던 탓인지, 관문 안쪽의 과거 시간대에서도 열차 형태의 또다른, 더욱 과거로 가는 관문은 자꾸 업데이트됩니다. 21세기에서 20세기, 20세기에서 19세기, 19세기에서 18세기로, 점점 과거로…… 18세기라면 이제 근처 시대에서 끌어올 열차도 없을 때이니 또 어떤 형태로 관문이 변형될지도 모르죠? 탐사자를 구하려 하는 자의로, 혹은 가까이 있다 얼결에 저걸 그냥 볼 수만은 없어 탐사자를 관문 밖으로 다시 데리고 나오려 했던 KPC는 차원의 관문에 머리를 들이밀었다가 처음 한 번 기차를 아예 놓쳤고, 두 번째 기차인 이번의 가짜 증기기관차는 놓칠 수 없는데 이 시대에의 정체화에 더불어 탐사자 자신이 죽을 뻔한 것을 거꾸로 KPC를 죽은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는 탓에 타지 말라는 경고의 말을 전하기도 쉽지 않고…… 그렇다고 다음 기회를 노리자니 다음에 도달할 시대는 아예 열차가 없는 시기입니다. 어떻게 상황이 변할지조차 알 수가 없습니다. 기차가 아니라면 마차? 수레? 도대체 뭘로 변할까요? 그러니 그나마 단서가 있는 이번에 최대한 잘 해서 끌고 나올 밖에요. 이것이 바로 KPC가 탐사자를 보며 머리를 쥐어뜯은 사건의 전말입니다.

자, 이제 긴 말은 생략하겠습니다. 술자들이 어설펐던 만큼 돌아오는 데에는 끌려들어간 의식인 탐사자 본인이 열차에서 내리는 것 외의 별다른 조건이 없고, KPC에게도 우리에게도 탐사자가 원래 시대로 돌아가느냐, 아니냐는 양자택일만 남았으니까요. 탐사자, 종점까지 가기 전 본인이 19세기 사람이 아님을 깨달을 수 있을까요? 만약 그럴 수 있다면, 이 시간을 달리는 기차에서 뛰어내려요, 탐사자!

 

 

 

 

 

 

 

 

 

 

시나리오 본문

(*키퍼용 정보는 앞에 *을 붙였습니다.
KPC의 모든 대사는 KPC의 성격에 맞게 변용해주세요.)

 

 

 

 

 

 

 *KPC는 시작하기 전… 기차를 쫓아갈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시대에 맞지 않는 방법도 가능합니다. 뜬금없이 자동차를 몰고 온다던지, 오토바이를 타고 온다던지, 죽어라 뛰는 방법도 있겠습니다만 아무리 느릿느릿해도 증기기관차를 따라잡기엔 무리잖아요. KPC의 설정이 우사인 볼트의 속도와 현역 시절 이봉주의 지구력을 뺨치는 육상 선수쯤 된다면 상관없습니다. 가장 쉬운 건 기차 꼬리칸에 숨어드는 방법이겠습니다만, 절박하게 기차를 따라잡는 KPC의 모습을 연출하고 싶으시다면! 살짝 개변을 부탁드립니다. 어쨌든 시나리오 내에서 기차를 따라잡는 장면이 나오지는 않습니다만, 나오게 설정하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Chapter 1: TICKET

 

 

플랫폼에 바람이 붑니다. 날씨가 흐려요. 하긴, 런던의 날씨가 좋았던 적이 있긴 했던가요? 이 정도야 뭐, 선선하다고 치고 넘길 수 있는 날씨긴 합니다.

당신은 표를 들고 킹스턴 역에 서 있습니다. KPC가 준 표를요. 번잡한 주변은 온통 사람들입니다. 오버코트를 입고 모자를 쓰고 케인을 들어 멋을 내고 온 신사들이 그득합니다. 간간이 그들과 부부인 듯한 크리놀린 드레스를 입고 숄을 두른 여인들도 보이는군요. 벅적한 소음은 서로 부딪치며 그 발음이 뭉개집니다. 대개가 발대식을 보러 온 사람들일 겁니다. 증기기관으로 움직이는 첫 열차에 시범 운행까지 한다니, 이목을 끌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을 그것만큼이나 이곳으로 오게 만든 것은 당신의 손에 쥐인 시범 운행 티켓 뒤에 적힌 말 때문입니다. KPC의 필체로 적힌, 

「타면 안 돼, 절대.」

누군가 이를 안다면 분명 고약한 장난이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야, KPC는 불의의 사고로 두 달 전쯤 이미 죽은 사람인걸요. 신문에도 대문짝만하게 났었습니다. 마차 사고.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KPC.

지능 성공 시▶ 티켓을 처음 보았을 때 떠올랐던 비이성적인 믿음을 생각합니다. KPC가 여기 있을 것이라는 강렬한 믿음이요. 그가 죽었다는 것은 탐사자도 압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설명되지 않는 이 믿음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지능 실패 시▶ 표까지 쥐어줘놓고는 타지 말라니,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어쩌면 KPC의 이름을 빌려 당신을 겁주거나 골탕먹이려는 작자의 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티켓을 구한 걸 보면 당연히 관계자겠죠. 분명 여기 있긴 할 텐데 말이에요.

 

어쨌거나 죽은 KPC의 필체로 적힌 문장을 보고서도 당신은 오히려 이곳 발대식이 열리는 역까지 왔습니다. 발대식까지는 앞으로 적어도 30분. 사실 티켓만 받았을 뿐이지 정확히 이곳에 대해 모르는 탐사자에게는, 여기에 있는 주변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것이 더 빠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도 여전히 남고요.

주위를 둘러보면… 신문을 들고 연방 호외요, 호외! 를 외치고 있는 신문팔이 소년과, 이 날씨에도 꿋꿋하게 양산을 들고 있는 귀부인, 그리고 긴장한 채 꼿꼿이 몸을 딱 굳히고 선 역무원이 있습니다. 말을 걸어볼 시간은 충분하겠네요!

 

 *신문팔이 소년, 귀부인, 기차역 직원과 RP가 가능합니다. 단! 신문팔이 소년은 처음에 신문을 사주지 않으면 대화 시작이 불가능합니다. 깐깐한 귀부인은 말 걸 때와 질문 한 마디 할 때마다 대인기능이 필요합니다. 긴장한 역무원은 대인기능 중 설득과 말재주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뭔가 더 임팩트 있고 덜 이성적인 걸 내놔야 할 거예요. 매혹이라던가, 위협이라던가… 각각이 가지고 있는 정보는 모두 다릅니다.

 

 

신문팔이 소년


RP 조건: 신문을 살 것(신문만 사 주면 기분 좋게 떠들어댑니다.)

"호외요, 호외!"
"아, 신사분/숙녀분께서 방금 사신 거에 사실 적혀 있는 거라곤 전부 여기 얘기 뿐이더라고요. 저는 학교에서 글을 배운 게 아니라 알음알음 대강 아는 거지만요."
"증기기관차라는 게 그렇게 대단한 거라면서요? 신사분/숙녀분께서는 알고 계세요?"
"1799년에서 1800년이 되면 세상이 멸망할지도 모른다고 제 친구들은 그랬었어요! 막, 세기말이라느니 그런 소문도 돌았구요. 근데 멀쩡하네요."
"올해 1800년의 가장 이슈는 아무래도 이 기차가 될 모양이에요! 저는 티켓이 없지만, 신사분/숙녀분께선 티켓을 가지고 있으시겠죠? 부러워요."
"두 달 전의 신문… 말씀이세요? 두 달 전이라면 그야, 음… 무슨 사건이 있었더라? 기억이 안 나요. 딱히 특별한 건 없었던 것 같은데." 

 증기기관차의 발명 연도를 1804년이라고 제대로 아시는 플레이어분이 있다면 위화감을 느끼실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탐사자 역시 현대인이므로 지능 판정을 해주셔도 좋습니다. 정신력 판정도 좋습니다. 두 경우 다 극단적 성공 시에만 위화감을 느낍니다. 음, 근데 1800년은 지나지 않았나? 아니, 왜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정도로요. 물론 올해는 1800년입니다. 이 관문 속의 올해는요.

 더불어 두 달 전의 사건은 탐사자에게만 각인되어 있습니다. 관문 속의 사람들은 KPC를 없는 사람 취급하거나 탐사자의 앞에서 쫓아내려고 무진 애를 씁니다!

 

 

깐깐한 귀부인

RP 조건: 말문을 뗄 때와 그녀에 대해 질문을 할 때 대인기능 판정

"무슨 일이시죠?"
"여기 있는 누구라도 거의 그렇듯이, 발대식을 보러 왔어요. 아, 남편이 이 역을 짓는 데 일조했죠. 일종의 후원자란 소리랍니다. 전 티켓을 받을 정당한 자격이 있어요."
"당신은 어떻게 티켓을 구했죠?" (탐사자의 행색을 훑어보며…)
"누군가 보내줬다니 그건 정말 행운이네요. 이 증기기관차는 그러니까, 아주 대단한 발명품이라고 들었어요. 타볼 가치가 있다고."
"어, 어쨌든 이 기차를 타는 건 좋은 일이에요. 기차에 대해서 뭔갈 더 물어볼 거라면 차라리 역무원에게 가보는 게 어때요."
"시범 운행을 하는 종점인 워터루 역까지 도착하면 승객들에게 특별한 뭔가를 준대요. 아마 우리가 티켓을 받은 귀빈들이니 주는 거겠죠? 기대 중이랍니다."

 관문 안의 사람들은 모두 탐사자에게 기본적으로 증기기관차를 탈 것을 요구하고 설득하고 유혹(!)합니다. 그러나 정작 1804년이라는 가까운 미래에서 끌어온 것이기 때문에 증기기관차나 발대식에 대해 물어보면 영 아는 것이 없습니다. 그들도 세뇌당한 것이나 다름없거든요. 심리학 판정 성공 시, 이 귀부인은 증기기관차에 대해 아는 것 하나 없이 막연히 온 것 같습니다. 라는 정보를 얻게 됩니다.

 

 

긴장한 역무원

RP 조건: 질문을 할 때 설득과 말재주 제외한 대인기능 판정

"네, 네! 발대식까지는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네?"
"이 증기기관차의 발대식을 주관하시는 분이자 증기기관차를 발명하신 분은 ▒▒▒▒이시죠.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 ▒▒▒▒씨 말입니다. 모르세요? 이, 이상하네…. 당연히 발대식에 오신 분이니 모를, 모를 리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티, 티켓은 딱 맞게 배부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귀빈들께만요. 이게 잘못 갔을 리가 없을 텐데… 만약 손님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된다면… 그래도 이, 이런 기회가 어디 있겠어요. 그냥 타십쇼. 혹여나 잘못 배부되었다고 알려지면 곤란합니다."

누가 봐도 듣기 판정을 요구할 부분이지만 듣기 판정에 성공해도 소용없습니다. 대성공도 소용없습니다. 뭐죠?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발음이라는 감상만이 남을 뿐입니다. 시간의 관문을 어떻게든 만들어보려던 어설픈 술자들이 시도한 주문의 이름이거나 자신들 단체의 이름이거나… 여하간 탐사자는 절대로 모르고 앞으로도 몰라도 될 이름입니다만, 혹시 플레이어가 저 모자이크된 부분을 KPC의 이름으로 의심하거든 의심하게 그냥 두세요. 재밌으니까요.

셋과의 대화를 모두 끝내고 나면 아래 듣기 판정으로 진행합니다.

 

그때입니다.

듣기 성공 시▶ 역 입구 쪽에서 소란이 벌어진 듯합니다. 누군가의 목소리, "들어가야 한다니까!"가 들리고, 그를 만류하는 역 관계자들의 목소리… 발대식에 티켓 없이 참여하고 싶은 사람의 소동일까요? 모르겠습니다.

듣기 실패 시▶ 주변이 원체 왁자하긴 하지만, 유독 한쪽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립니다. 사람들이 몰려있는데, 무슨 일일까요?

 *KPC입니다. 어떻게든 발대식이 열리는 역 안으로 들어가서 탐사자를 빼내오겠다고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난리를 칠 성격이 아니라면… 적당히 그를 막으려는 행인과 역 관계자들로 인해 소란이 커졌다고 합시다. 탐사자가 관찰 판정이나 듣기 판정을 선언하면 군중으로 인해 잘 보이지 않지만, 아까 그 목소리에 어쩐지 기시감이 듭니다. 라는 정보를 습득합니다.

 

"발대식이 곧 시작됩니다!" 아! 역 한쪽에 대기하고 있던 악단이 그 순간에 일제히 트럼펫을 불고 드럼을 두드립니다. 다른 한쪽의 소란 따위는 금방 묻히고 마는군요. 당신과 아까까지 이야기하던 역무원이 환한 표정을 합니다. "저기 보세요, 손님!"

고개를 돌려보면……

 

 

 

 

 

 

 

 

 

 Chapter 2: LAUNCHING CEREMONY

 

 

플랫폼에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집니다. 당신 외의 사람들이 모두 한곳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크기 성공 시▶ 환호하기 바쁜 사람들 틈을 비집고 나옵니다. 이것 참, 혼잡해 죽겠군요. 호외를 외치던 소년이 까치발을 하고 펄쩍펄쩍 위로 뛰면서 당신은 볼 수 있는 풍경을 향해 연방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크기 실패 시▶ 이런, 이 사람들 키가 왜 이렇게 크죠? 혼잡해 죽겠군요. 발돋움을 해도 영 보이질 않습니다. 악! 거기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발을 밟히고 말았습니다. 

 *크기 실패 시 저 좀 비킬게요~ 하며 현란한 말재주/논리적인 설득/매력 가득한 매혹/으르렁거리는 위협, 대인기능 판정을 통해 군중 사이를 볼 수 있습니다. 판정에 성공하면 사람들이 모세의 기적처럼 알아서 비켜줍니다.

 

번잡한 와중에도 경비병과 역무원들이 지키고 서 있던 구역에 어느새 카펫이 깔리고 그 위로 누군가 걸어오고 있습니다. 콧수염을 기르고 말끔한 디토 수트에 모자를 쓴 신사입니다. 그의 손짓 한 번에 트럼펫이 일제히 멈춥니다. 박수소리도 어느 정도 멎습니다.

"신사숙녀 여러분, 대단히 반갑습니다.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친히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입을 여는 인물은, "저는 본 기관차의 시범운행을 맡은 기장 스튜어트 리라고 합니다." 라는군요. 기장의 자기소개에 짧게 다시금 박수세례가 쏟아집니다.

이어 그가 소개하는 것들은 의례적인 식에서의 환영인사와 더불어 티켓은 본 증기기관차의 발명과 운행에 아낌없는 후원을 준 귀빈들에게만 두 달 전에 미리 배부되었으며, 시범운행은 이 역, 킹스턴 역에서부터 빅토리아 역, 체어링 크로스 역을 지나 워터루까지 그다지 길지 않은 거리를 운행할 것이라는 발대식 행사의 주요 사항들입니다.

지능 성공 시▶ 후원이요? KPC가요? 듣다보면 좀 이상한 말이긴 합니다. 돈이야 기관차의 발명에 일회로나마 줄 수 있으니 후원이라고 치죠, 하지만 두 달 전에 배부되었다고요? 두 달 전이어서야 KPC가 받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지능 실패 시▶ 두 달 전까지만 해도 KPC는 살아있었으니, 아마 그 이전에 후원했던 것이 그에게 뒤늦게 티켓을 받게 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치자면 '타면 안 돼'라는 말은 누가 쓴 것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스튜어트 리는 이어 감사하다며 귀빈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나열하는데, 사람들의 웅성거림 때문에 잘 들리지는 않습니다.

듣기 성공 시▶ 어, 이상하다. 탐사자의 이름을 방금 호명한 것 같은데요.

듣기 실패 시▶ 음, 이상하네요. KPC의 이름이 들린 것 같은데…….

 

그때, 기차 소리가 들립니다. 커다란 굉음과 함께 희뿌연 연기를 굴뚝에서 뿜어내며 천천히 역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탄성이 들리고, "그러면,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마침내 장광설을 마친 스튜어트가 모자를 벗고 정중히 군중을 향해 인사합니다. "지금부터 여러분은 최초의 증기기관차를 타실 예정입니다."

"경이의 여정을 기꺼이 함께 하시길!"

 

그의 마지막 말과 함께 다시금 박수가 터져나옵니다. 기관차가 멈추자 티켓을 가진 사람들이 입구 쪽으로 몰려듭니다.

탐사자, 탈 생각이 있나요? 아니면 돌아갈 건가요? 

그러나 당신의 대답이 전자이든 후자이든, 어? 어? 몰려드는 인파에 파묻혀 순식간에 몸이 밀립니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애를 쓰자니, 어느새 기관차에 타 버렸습니다.

듣기 성공 시▶ "타지 말라니까?!" 아까까지 소란이 일었던 플랫폼 저쪽에서 선명하게 외치는 말이 있습니다.

어려운 성공 이상 시 추가 서술▶ 이거…… KPC의 목소리와 닮지 않았나요?

듣기 실패 시▶ "▒▒▒▒▒▒!" 아까까지 소란이 일었던 플랫폼 저쪽에서 누군가 꽥 소리를 지릅니다.

 

뭐였죠, 방금? 확인할 새도 없이 역무원이 기차에 올라타는 문을 닫습니다.

 

 

 

 

 

 

 

 

 

 Chapter 3: VIP?

 

 

기차에 올라타자마자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칸에 들어가 역이 보이는 창문에 코를 박습니다. 귀족이고 최소 젠트리 계급인 부유하고 교양 있는 사람들도 신기한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한쪽 창이 유리로 되어 아까까지 우리가 있던 플랫폼이 눈에 보입니다. 기차 안에 있던 승무원이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제지합니다. "위험할 수 있으니 앉아주세요." 탐사자도 자리를 찾아 앉아볼까요?

그런데 어디에 앉아야할지를 모르겠습니다. 승무원을 불러 물어보는 게 좋겠네요.

 *승무원을 부르면 승무원은 살갑게 다가옵니다. 탐사자의 행색이나 보이는 신분에 따라 태도가 덜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그다지 쌀쌀맞지는 않습니다. 애초에 태워야 할 건 탐사자니까요. 탐사자가 자신의 앉을 자리에 대해 물어보면 티켓을 살펴보는 시늉을 해주세요. 승무원을 향해 심리학 판정이 가능합니다. 어려운 성공 이상 시에만 그는 어쩐지 티켓 자체는 설렁설렁 보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러다 눈을 크게 뜨는데, 왠지 연기 같습니다. 라는 정보를 습득합니다.

 

당신의 티켓을 살펴보면 승무원은 어쨌든 크게 놀라며, "손님께선 이쪽으로 와주십시오." 하는 말과 함께 탐사자를 데리고 이동합니다. 그를 따라 사람들 틈을 비집고 지나가면서 칸칸이 살펴보면, 확실히 시범운행용인지라 기관차 자체가 그렇게 기차칸 수가 많지는 않군요. 객실이 있는 칸 두 개를 지나, 아직 정차해있는 열차의 두 번째 칸 문을 열면,

관찰 성공 시▶ 철골로 만들어진, 기차가 달릴 때 문을 열고 다음 칸으로 건너가기 위해 나오면 큰일 날 것 같은 모습의 이음새를 발견합니다. 칸 너머로 건너가려면 생각보다 도약할 거리가 보폭이 큰 걸요.

관찰 실패 시▶ 칸 너머로 건너가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도약해야 할 거리가 있음을 깨닫습니다. 

승무원은 "조심하십시오," 하며 탐사자를 기관사가 운전하는 칸 바로 뒤의 가장 첫 칸으로 인도합니다.

그렇게 다다른 첫 칸은 믿을 수 없이 호화롭습니다. 아까의 칸들과 같은 객실이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마치 사교를 위한 살롱을 작게 옮겨놓은 듯한 모습. 칙칙하고 골조가 보였던 답답한 아까의 기관차 안과 다르게 명화가 그려진 천장과 푹신한 소파 같은 의자. 기관차의 움직임에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차를 마실 수 있는 테이블과 티세트, 당신을 따르기 위한 사용인 같은 승무원도 한 명 더 있습니다.

"손님께선 최대 후원자세요. 막대한 후원에 굉장히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린지 모르겠습니다. 죽은 KPC가 아닌 자신을 탑승객으로 착각하고 있더라도, KPC가 그렇게 돈을 쏟아부었단 말인가요? 이 기차에? 그만한 돈이 어디 있다고?

"그럼, 짧지만 즐거운 여정 되십시오."

뜻모를 말을 남기고 당신을 데려다준 역무원이 다른 칸으로 퇴장합니다. 아직 기차가 움직이기에는 조금 시간이 남은 것 같습니다. 안이라도 둘러보는 것은 어떤가요?

탐사자는 창문, 천장, 객실, 소파, 테이블, 기관차 운전실로 가는 문, 이전 칸으로 돌아가는 문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여기 남아있는 승무원 한 명과 이야기를 해볼 수도 있겠네요.

 

  • 창문

    창문가에 가까이 다가가보면,
    듣기 성공 시▶이젠 유리창도 사이에 둬서 소리치는 이의 목소리도 제대로 들리지 않지만, 플랫폼 한쪽에서 역무원들이 막 달려가 제지하려드는 것을 보니 아직 그 소란은 여전한 모양입니다. *본 시나리오의 제목이자 KPC가 하고 싶은 말을 적었습니다. KPC는 탐사자가 볼 수 있게 기차 창문에다 종이를 붙이다가 역무원들에게 딱 걸렸습니다. (이쯤에서 KPC는 꼬리칸에 뛰어들어 탑니다.)

    관찰, 듣기 실패 시▶ 이젠 유리창도 사이에 둬서 소리치는 이의 목소리도 제대로 들리지 않지만, 플랫폼 한쪽에서 역무원들이 막 달려가 제지하려드는 것을 보니 아직 그 소란은 여전한 모양입니다.

    관찰 성공 시▶ 무언가 창문에 붙어 있던 것이 휙 날아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무언가 쓰여있는 종이인 것 같았는데요, 'Jump ou….' 모르겠습니다.

    바깥으로 보이는 날씨는 여전히 흐립니다. 우산을 챙기고 나올 걸 그랬나요? 워터루에 도착했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까지 비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는 날씨입니다.


  • 천장
    명화가 그려진 천장입니다. 사실 명화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성당이나 전시회람에 가야만 볼 수 있을 정도로 웅장하고 멋지게 그려지기는 했습니다. 이 칸에만 공을 들인 걸까요?

    관찰 성공 시▶ 그려진 것들은 하나같이 좀 기이합니다. 날개와 동그란 무언가를 같이 달고 하늘을 날고 있는 것 같은 유선형의 무언가(*비행기입니다.), 마구마구 그려진 네모나게 지어진 길쭉한 건물(*아파트입니다.), 말도 사람도 없이 끌어지는 천장이 있는 수레 비슷한 것(*자동차입니다.)…… 저건 무슨 세상을 표현한 거죠? 의미가 있는 걸까요?  *열차 안은 최대한 탐사자의 의식에 맞추어지도록 주문이 발효되었습니다. 천장에 그려진 것은 탐사자의 무의식에 남아있는 현대의 기억입니다.
    관찰 실패 시▶ 그려진 것들은 하나같이 형태는 있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추상화도 아니고…… 저게 도대체 뭐죠? 희한한 그림이네요.

  • 객실

    객실 전체는 당신이 여지껏 타왔던 마차나 여타 이동 수단을 생각하면 지나치게 호화로운 느낌입니다. 객실이라 한계가 있어 좁긴 하지만, 그래도 마치 부유한 집안의 한 방처럼요. 
    지능 성공 시▶ 그런데, 이런 류의 기차… 왠지 처음은 아닌 것 같지 않나요? 이상하네요, 이 기시감은.  *당연히 탐사자는 현대인이므로 이것보다 훨씬 나은 정도의 기차를 봤을 수 있을 겁니다. 적어도 사진으로라도요. 고증이 철저하지 못한 술자들은 열차 안을 최대한 탐사자의 의식에 맞추도록 주문을 시전하였으며, 그래서 탐사자의 객실은 탐사자에게 익숙한 형태로 만들어졌습니다. 한 마디로 보기에만 19세기라는 겁니다. (제가 고증을 못하는 것도 맞습니다.)
    지능 실패 시▶ 이런 류의 기차는 최초라고 해도 무방하겠죠.


  • 소파
    푹신한 소파입니다. 좌석이라고 해도 무방하겠죠. 하지만 생긴 건 좌석이 아니라 소파에 더 가깝습니다. 생긴 모양이 좀… 독특하네요. 현대, 그러니까 1800년 특유의 화려한 장식도 없고 굉장히 단순하게 생겼습니다. 미래적이라고 할까요?
    지능 성공 시▶ 어쩐지 처음 보는 것 같지 않은 인상입니다. 이상하네요.  *위와 같은 이유입니다. 소파는 여러분이 아는 그 흔한 미니멀리즘식 소파가 맞습니다.
    지능 실패 시▶ 아무래도 최대 후원자를 위한 특별한 좌석인 것 같습니다.
  • 테이블 

    소파 앞에 놓인 테이블입니다. 기차의 흔들림에 움직이지 않게 네 발은 바닥에 딱 고정되어 있습니다. 승무원이 테이블 위의 찻주전자를 들어보입니다. "차라도 드시겠어요?"

    *승무원이 따라주는 차를 마실 시 정신력 판정을 합니다. 거절한다면 승무원은 아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도로 찻주전자를 내려놓습니다.

    정신력 성공 시▶ 찻잔에 피어오르는 향기는 쌉싸래하면서도 달달한…… 뭐죠? 찻잔을 들여다보자 생전 본 적 없는 황토빛의 음료가 들어있습니다. 맛을 조금 보면 커피와 우유에다 크림이나 설탕을 들이부은 느낌이 납니다. 이런 음료가 요즘 있었던가요?

    정신력 실패 시▶ 찻잔에 피어오르는 향기가 쌉싸래하면서도 향긋합니다. 편안해지는 느낌입니다. 역시 최대 후원자의 자리는 다르네요. 요즘 한창 귀부인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홍차입니다.

     *성공 시에 맛보게 되는 것은 현대의 인스턴트 커피입니다. 실패 시에는 19세기의 정취 가득한 홍차를 마시게 됩니다. 탐사자가 자신이 사는 진짜 시대를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하는 도구입니다.


  • 기관사 운전실로 가는 문
    당연히 잠겨 있는 기관사 운전실로 통하는 문입니다. 승무원은 당신을 굳이 막지는 않지만, "곧 운행을 시작할 테니 앉아있는 게 좋을 거예요, 탐사자님." 말을 덧붙입니다. 귀 기울이면 두런두런 안쪽에서 기관장과 보조 기관사의 말소리가 들리는데…… 
    듣기 어려운 성공 이상 시▶ "이 다음의 연도는……", "전 세기로…", "딱 1700……" 잘 들리지는 않습니다만, 무슨 화제에 관한 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워터루까지 간다는 건 당연히 거짓말! 입니다. 운행 예정인 노선 상에서 킹스턴 역-브롬톤 역-빅토리아 역-체어링 크로스 역-워터루 역까지 가기 위해서는 강을 가로질러야 합니다. 강을 건너는 과정에서, 이들은 18세기, 즉 1700년으로 가는 차원의 관문으로 넘어갈 계획입니다. 탐사자는 그 이전에 반드시 이 기관차에서 내려야 합니다!  
    듣기 성공 이하 시▶ "▒ 다음▒ 연▒▒……", "전 ▒▒로…", "딱 ▒▒▒▒……" 잘 들리지도 않고 무슨 화제에 관한 건지 이해할 수도 없군요.


  • 이전 칸으로 가는 문
    십수 개의 홈이 장식으로 나 있는 여닫이 문입니다. 가까이 가면 승무원이 위험하다며 말립니다. 열어보거나 자세히 볼 수는 없을 것 같네요.


  • 승무원 

    "물어보실 것이 있다면 얼마든지요." 친절하게 응대하는 승무원입니다. 뭔가 궁금한 점이 있다면 물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딱히 제대로 된 대답을 주지는 않습니다. 이 승무원은 나중에 탐사자가 이 칸을 나가기 저 막는 장애물 중 하나이므로(!) 질문은 거의 모르쇠로 일관하시면 됩니다.

    RP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나는 최대 후원자가 아니다. 후원을 한 적이 없다.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
    - 그럴 리가 없다! 저희 측에서 꼼꼼히 확인한 바, 확실히 최대 후원자명으로 되어 있으시다.
  • KPC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은 없는가?
    -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이번 운행에 참여하는 귀빈 명단에 그런 이름은 없었다.
  • 천장에 저 그림이 뭔지 아는가?
    - 유명한 화가가 그린 것이다. 우리 쪽에서 청하기는 했지만, 주제를 따로 정해준 것은 아니라서 무엇에 대한 그림인지는 알지 못한다.
  • 이 차(인스턴트 커피를 마셨을 경우)는 어디에서 났는가? 무슨 차인가?
    - 유명하다 해서 접객을 위해 들여왔다. 이름은 잘 모르겠다.

 

조사가 끝나면 기차가 덜컹.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시작된 겁니다, 기관장의 말로는 '경이의 여정'이죠. 창밖으로 킹스턴 역이 느리게 스쳐지나갑니다. 차창 밖에 비치는 풍경을 보며 당신은 문득 의문이 듭니다. KPC가 이곳에 있을거란 그 확신은 어디로 갔는지. 이걸 타고 난다면 또 일상으로 되돌아가겠죠. 어쩐지 이곳에 온 것이 시시한 일탈 정도로 느껴집니다.

 

 

 

 

 

 

 

 

 Chapter 4: IS IT TRUE?

 

 

어느새 반쯤 온 것 같습니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지만, 날이 어둑한 건 여전합니다. 브롬톤 역을 출발해 빅토리아 역으로 다 와가는 듯 역임을 알리는 건물들이 보이고요. 이제까지 지나온 역마다는 시범운행을 축하하는 역무원들이 꽃다발과 긴 리본을 들고 서 있었습니다. 아마 빅토리아 역도 그럴 겁니다. 

철커덩, 철컹, 철도에 바퀴가 덜컹거리지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죠. 확실히 마차보다 안정감있는 데다 훨씬 더 빠릅니다. 증기기관이 내는 소리 때문에 가끔 고막이 요란한 것만 빼면, 승차감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습니다.

뿌우― 기차 굴뚝에서 연기를 뿜어내며 빅토리아 역을 진입할 즈음이었습니다. 

듣기 성공 시▶ 덜컹, 뒤쪽에서 소리가 났습니다, 방금. 그러니까 그 이전 칸으로 가는, 당신이 이 객실로 들어오기 위해 승무원과 함께 들어왔던 문 말이에요. 그뿐만 아닙니다. 쾅쾅쾅, 두드리기까지 하는 게 분명히 사람이 있습니다. 아니, 아무리 역에 들어서기 위해 천천히 속도를 줄이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아슬아슬한 기차칸 사이에 사람이 있단 말이에요? 

듣기 실패 시▶ 쾅, 뒤쪽에서 소리가 났습니다, 방금. 그러니까 그 이전 칸으로 가는, 당신이 이 객실로 들어오기 위해 승무원과 함께 들어왔던 문 말이에요. 뭐죠? 뭔가 이상이 생긴 건가요?

 *KPC입니다. 꼬리칸에서 넘어넘어 드디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당신이 뒤를 돌아보자 승무원은 당황한 얼굴로 "아무것도 아닙니다, 손님," 하는데. 세상에, 누가 그걸 믿는단 말인가요? 그것도 모자라 승무원은 그 문을 잠그려고까지 합니다! 뭔가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탐사자는 승무원과의 대화를 통해 이를 만류하거나 이 문 바깥에 대체 무슨 일이 있는지에 대해 물어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대인기능 판정 들어갑니다! 아주 열심인 RP 지문과 함께라면 보너스 다이스를 하나 더 줍시다. 대인기능에 성공하면 승무원은 너머에 기관사가 있을 앞문과 탐사자를 어쩔 줄 모르고 번갈아보다가 문에서 떨어집니다. 그러나 대인기능에 실패하면? 승무원은 갑자기 친절한 태도를 벗어던지고 돌변하여 문 앞을 기사처럼 비장하게 막아섭니다. "문을 여시면 안 됩니다." 라면서요. 이 경우 승무원과의 전투에 성공 시 문을 열 수 있습니다.

 승무원의 기능치는 근접전(격투) 기본치인 25, 회피 30입니다. 어쨌거나 탐사자가 이길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러지 않으면 가오는 차치하고 KPC도 못 만나고 그대로 차원의 관문으로 골인! 합니다. 탐사자 파이팅!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연다면, 다음으로 진행합시다.

 

빅토리아 역에 완전히 진입하는 동시에 문을 열자 맙소사, 당신이 맞닥뜨린 것은 어쩐지 산전수전 겪은 것 같은 지친 기색의 KPC입니다. 아니, 두 달 전에 죽었다면서?! (SANC 0/1)

 *자유로운 RP가 가능합니다. KPC는 우선 바깥에서 자신이 탐사자와 만난 것이 보이지 않도록 창가의 커튼을 전부 쳐버립니다. 대인기능에 성공하여 승무원과 탐사자가 함께 있는 채로 문을 열었을 시에는 KPC가 끝내주는 넥슬라이스로 승무원을 기절시켜버립니다! 별도 판정은 필요없습니다. 혼자 트레인 액션 영화를 찍고 온 KPC에게 그 정도가 뭐 대수겠어요.

 KPC는 모든 진상을 전할 수 있습니다. 탐사자는 현대인이라는 것, 내가 죽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거짓이라는 것, 사고를 당해 어쩌고 저쩌고 여기까지 왔다는 것, 체어링 크로스 역에서 워터루 역으로 가기 전 건너게 되는 템스 강 위의 다리에서 기차는 18세기로 넘어갈 것이라는 것 등… 오는 데 많이 힘들었으니 좀 징징거려도 됩니다. 다만 진상을 들은 탐사자는 (SANC 0/1d6)을 굴리며, 5 이상 차감되었을 시 광기는 'KPC에 대한 불신'으로 고정됩니다! 이 경우 KPC가 정신분석을 하든 어르고 달래든 시간을 리얼 타임 1d30분 소모를 하든(!) 탐사자를 어떻게든 설득해야 합니다. 탐사자가 18세기로 호로록 사라지는 걸 원치 않는다면요.

 

KPC가 커튼을 쳐 바깥이 보이지 않지만, 기관차는 이전 역에서도 그랬듯 시범운행을 축하하는 역무원들이 충분히 보일 정도로 느리게 운행한 다음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하는 듯합니다. 다시 뿌우― 커다랗게 연기를 내뿜으며 증기기관차가 달리는 소리가 들리고, KPC는 커튼을 아주 조금 젖혀 바깥을 슬쩍 보더니 탐사자에게 말합니다.

"이 안에 있는 사람들, 그러니까 여기 19세기 사람들은 전부 네가 기차에서 내리려는 걸 막을 거야. 그렇게 설계되었으니까."

"그러니까 기차가 멈춰있을 때 우리는 못 내려. 어차피 그 사람들 때문에 다시 기차에 타게 될 거야. 남은 역은 체어링 크로스 역 하나 밖에 없고…. 역에 가까이 가면 또 역무원들이 있겠지. 그 사람들 눈 피해서 여기까지 온다고 나 고생 엄청 했어."

"탐사자, 어차피 기차에서 '내린다'는 조건만 충족되면 돌아갈 수 있거든?"

아, 설마요. KPC, 설마.

"우리, 체어링 크로스에서 워터루로 가는 다리에서 뛰어내릴 거야."

맙소사, 설마가 사람을 잡습니다! 달리는 기차에서 뛰어내리라니요!

 

 

 

 

 

 

 

 

 

 

 

 Chapter 5: JUMP OFF THE STEAM LOCOMOTIVE

 

 

기차는 다시 힘차게 달리기 시작합니다. 사람 속도 모르고 신나게 달립니다. 그래요, 이 낡아빠진 전전 세기의 증기기관차 말입니다. 어느새 빅토리아 역을 지나 체어링 크로스 역에 진입하고, 바로 지금, 종점인 워터루로 출발하고 있습니다.

이 증기기관차에서 가장 편하게 뛰어내리는 방법은 (어쩌면 죽을지도 모르지만요) 기차 위로 올라가서 뛰어내리는 방법일 겁니다.

지능 성공 시▶ 그러고보니 KPC가 두드리고 들어왔던 저 문에 홈이 많이 파여있었죠? 나름대로 장식용이긴 했지만, 어쩌면 발을 딛고 올라가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능 실패 시▶ (*KPC가 친절하게 가르쳐줍시다!)

 *RP를 하며 진행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은 결심을 하고, 객실 바깥으로 나갑니다. 바람이 미친 듯이 붑니다. 기차칸에서 나오니 기어이 가랑비가 조금씩 섞여 내리고 있는 것 같아요. 철골로 만들어진, 기차가 달릴 때 문을 열고 다음 칸으로 건너가기 위해 나오면 큰일 날 것 같은 모습이라 생각했던 이음새는 이 순간따라 지나치게 연약해보입니다. "한눈 팔지 말고, 조심해서 올라와…!" KPC는 먼저 문에 난 홈을 발으며 기차 지붕으로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탐사자,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오르기 성공 시▶ 홈을 밟고 생각보다는 수월하게 올라갑니다. 비바람이 들이쳐 옷이 젖고 쇠로 만든 골조가 미끄럽지만 간신히 잡아내고 힘을 주어 밟아 오릅니다. 

오르기 실패 시▶ "야, 뭐하는 거야!" KPC가 경악하며 소리를 지릅니다. 손을 뻗어 탐사자를 잡습니다. (*KPC와 탐사자, 근력 판정합니다! 둘 중 한 명이라도 성공 시 KPC의 손을 잡고 어떻게든 지붕까지 올라갑니다. 둘 다 실패한다면… RP 지문으로라도 어떻게든 해봅시다.) 

 

기차 지붕 위에 서면 달리는 기차의 관성 탓에 서는 것조차 힘듭니다. 연기가 자욱한 굴뚝을 붙잡고 선 KPC가 간신히 당신의 팔을 붙들고 섭니다. 지붕도 빗물 탓에 자칫하면 미끄러져 추락할 것처럼 위협적입니다. 

증기기관차는 이제 템스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에 진입합니다. 

"내 말 믿지? 어?"

KPC의 말이 지척에 있음에도 아득하게 멀리 들리는 것 같습니다. 어느새 눈앞이, 발밑이 시커멓고 먼 강으로 들어찼거든요.

 

자, 탐사자. 결정할 시간입니다. 뛰어내릴 수 있습니까? 정말로요? KPC의 말이 거짓이라면 어떡하죠? 이게 전부 다 꿈이면 어떡하죠? 아니, 사실 진짜라고 하면 어떡하죠?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탐사자.

당신, 이 달리는 기차에서 기꺼이 뛰어내릴 수 있겠습니까?

 

 *엔딩 분기. 자유로운 RP를 권장합니다… 만! 시간은 별로 없습니다. 마지막 키퍼용 지문이 출력되고 10분 이내 탐사자는 결정을 해야 합니다! 기차는 지금도 시시각각 워터루가 아닌 시간의 관문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까요. 엔딩은 간단합니다. 탐사자가 10분 안에 뛰어내린다면, Ending 1. 그러지 못한다면 Ending 2로 진행합니다! 

 

 

 

 

 

 

 

엔딩

 

 

 

 

 

 

1. 탐사자가 KPC의 말을 듣고 기차에서 뛰어내렸을 경우

 

 

 

망설이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여기까지 왔으니 답은 하나뿐입니다. 뛰어내려요!

비가 세차게 내리는 착각에 빠지고 바람은 칼날처럼 얼굴과 몸을 서걱서걱 베듯 스치고 지나갑니다. 발밑에 밟을 땅이 없다는 것이 이렇게 공포스러웠던 건가요? 한없이 추락할 것 같던 것도 고작 찰나입니다. 함께 떨어지는 KPC가 손을 꽉 잡습니다. 차가운 공기 뒤로, 

풍덩! 세차게 물속으로 침몰합니다. 부글거리는 기포가 우리를 마구 감싸고 검은 강물 속에서 우리는 숨이 막히고……

……

……

눈을 뜹니다.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멀게 들립니다. 흐린 시야에 횡단보도와 신호등의 초록 불빛, 응급차에서 막 내려 이곳으로 온 듯한 구조대원들이 당신에게 괜찮은지 연신 묻습니다. 크리놀린 드레스를 입은 귀부인도 케인과 디토 수트를 입은 신사도 증기기관차도 없는 이곳.

어쩐지 웃음이 나옵니다. 옆의 KPC가 뭘 웃냐며 한숨을 쉬어도 말이에요.

뭐, 괜찮지 않나요? 돌아온 걸 축하해요, 탐사자.

 

 

Ending 1. Welcome to Today!

KPC, 탐사자 생환

생환 보너스 SAN +1d6

 

 

 

 

 

 

2. 탐사자가 KPC의 말을 듣지 않거나 시간 초과로 기차에서 내리지 않았을/못했을 경우

 

 

망설인 순간, KPC가 질겁합니다. 달리는 기차의 앞을 바라보니 그곳에는 다리 건너편 워터루의 풍경이 아닌 거대하게 공기가 일그러지는 듯한 괴이한 구멍이 자리합니다. "안 돼," KPC의 말마저 내리는 빗소리마저 뺨을 치는 듯한 세찬 바람마저 그리고, 이 기차 전부 순식간에 그 구멍에 삼켜져버리고,

……

……

눈을 뜹니다.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멀게 들립니다. 당신은 길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방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죠? 비가 왔던 것 같은데, 뭔가 급박했던 것 같은데,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보다 낡은 공장에서 연기가 나오고, 공장에서 노동하는 아이들이 퀭한 얼굴로 출근을 하고 있군요. 저쪽에는 연인과 함께 마주 걷는, 아름다움을 넘어서 조악하기 짝이 없는 로코코 드레스를 입고 머리 장식을 미친 듯이 위로 쌓아올린 여자가 걷고 있습니다.

…아, 오늘은 1700년 N월 N일이죠? 탐사자, 오늘의 할 일을 시작합시다.

  

 

Ending 2. Welcome to 18th Century!

KPC, 탐사자 로스트

 

 

 

 

 

 

 

추천 BGM

레이튼 교수와 이상한 마을 OST - 04 마을을 걷다 :: https://www.youtube.com/watch?v=AK1WQRxKE2c  (CHAPTER 1: TICKET)

 

NO COPYRIGHT Inspiring Background Music For Hollywood Awards Ceremony / Awards Music Background :: https://www.youtube.com/watch?v=5TR9tOJrgpo (CHAPTER 2: LAUNCHING CEREMONY)

레이튼 교수와 마신의 피리 OST - 메인테마 :: https://www.youtube.com/watch?v=6so08-uuW0k (CHAPTER 3: VIP?)

레이튼 교수와 이상한 마을 OST - 01 레이튼 교수의 테마 :: https://www.youtube.com/watch?v=AW0tZPHrUlo  (CHAPTER 4: IS IT TRUE?)

달리는 조선명탐정 Running Detective K :: https://www.youtube.com/watch?v=HignkksJtjs (CHAPTER 5: JUMP OFF THE STEAM LOCOMOTIVE)

 

 


플레이하신 뒤 여유가 있으시다면 작성해주세요!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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