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성 자홍

CoC 1:12020. 4. 25. 19:14
영원할 것만 같은 자홍 속에서, 내가 당신에게 말했습니다.
"―――――."

 

 

 

 

 

 

 

 

 

 

 

개요

 

 

녹아내리는 파란 세상을 응시합니다. 흘러내리는 색채가 덕지덕지 다른 것으로 덮이며 시야가 잠식당합니다. 같은 색의 꽃만 마구 핀 어지러운 이곳, 그러나 아무 향기도 나지 않는 붉은 세상. 일순 파묻히듯 누워있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아까까진 물에 잠긴 것 같기도 서 있는 것 같기도 눈을 깜빡인 것 같기도 했는데.

영원할 것만 같은 자홍 속에서, 어렴풋이 들리는 소리가 있습니다.

"탐사자."

저 목소리, 누구죠?

 

 

 

 

 

 

 

 

 

크툴루의 부름 7판 룰 기준

1인 시나리오

인원 : PC 1인

배경 : ?

플레이 타임 : 2시간

플레이 난이도 : 낮음~중간

키퍼링 난이도 : 약간 어려움
(일부 부분의 개변이 필수적입니다.)

권장 기능 : 듣기, ?

준 권장 기능 : 과학(식물학), 관찰, 자료조사

 

 

 

 

 

 

 

※ 여전히 미숙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키퍼링 및 플레이 예정인 분들께 감사의 말씀과 함께 양해를 구합니다.

※ 본 시나리오의 노룰북 키퍼링 및 키퍼링 커미션을 금지합니다. 본 시나리오에 연관되어 금전거래가 오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 (전작에서의 PC와) PC의 백스토리에 기반한 자유로운 개변을 권장합니다. 원하시는 대로 개변하여 플레이해주세요. 이에 대한 문의는 송구하오나 답변 드리지 않습니다. 

※ 전작에서의 PC와 본 시나리오의 PC의 관계는 아주 보통의 관계를 상정하고 쓰였습니다. 이른바 소중한 관계나 연인 관계는 반드시 개변을 거쳐야 합니다. 두 캐릭터가 얽힌 백스토리가 있다면 꽤 즐거울 것 같습니다. 이후 관계가 좀 더 공고해지거나 발전되길 바라는 쪽도… 조심스레 추천합니다. 

※ 본 시나리오는 CoC 비공식 팬메이드 타이만 시나리오 '삼원색 3부작'의 《착란성 녹음》(이하 '착녹음',  )과 《수용성 파랑(이하 '수파랑', )과 이어지는 시나리오입니다. 《착녹음》, 《수파랑》의 진상과 결말이 본 시나리오의 내용에 연결되어 있으므로, 반드시 《착녹음》과 《수파랑》을 먼저 플레이한 후 본 시나리오를 플레이하시길 바랍니다.

※ 《착녹음》, 《수파랑》에서의 KPC가 본 시나리오에서 PC가 됩니다. 키퍼링은 스포일러 방지나 효율 등의 메타적인 요소로 인해 전작에서 PC로 플레이하셨던 분이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본 시나리오는 KPC가 등장하지 않는 1인 시나리오입니다. 

※ 일부 부분에서 반드시 개변이 필요합니다.

※ 테스트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시나리오 하단에 플레이 타임 수집 폼이 있습니다. 플레이를 하셨을 시 평균 플레이 타임 명시와 이외 더 나은 방향으로의 수정을 위해 작성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본 시나리오에서는 신화생물 및 주문에 대해 독자적으로 해석한 부분이 존재하며, 신화생물이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CoC 원작의 분위기와 상이할 수 있습니다.

※ 본 시나리오에 대한 공계에서의 무례한 언행, 스포일러성 발언이 발견될 시 즉시 비공개 처리됩니다.

※ 플레이 로그, 후기 및 감상, 피드백, 그 외 문의는 @henceihateu의 DM이나 본 포스트 비밀 댓글로 부탁드립니다.

 

 

 

 

 

 

 

 

 

 


아래부터 시나리오의 배경(스포일러)이 있습니다. 키퍼(GM)가 아니라면 열람을 삼가주세요!

 

 

 

 

 

 

 

 

 

진상

 

 

 

 

! ! !KPC가 없다는 건 순 거짓입니다! ! ! 여태 같이 꿈을 지나왔는데 없을 리가 없잖아요! 

우연히 툴즈차의 신도들의 눈에 띈, 어쩌면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었던 관계의 둘. 세상의 사람들에게 가장 자주 발견되는 애매한 관계의 거리. 그들은 불완전한 주문을 KPC와 탐사자에게 사용했었고, KPC와 탐사자는 얕은 꿈에 가두어졌었지요.

그러나 툴즈차의 신도들이 실수한 것이 있었다면, 연습차원에서 행했던 또 한 번의 주문과 신도들이 함께 술자가 되어 사용했던 주문이 겹쳐 두 겹의 꿈이 만들어졌던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니알라토텝의 개입은 그들 역시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지요. 주문의 오류로 꿈과 현실의 경계가 아니라 꿈이라고도 현실이라고도 말할 수 없는 차원에 KPC와 탐사자는 섰습니다. 거기다 주문의 대상이었던 탐사자는 두 번의 주문으로 인해 여전히 이성이 무너진 채 몽중 같은 곳을 내내 전전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꿈에 눈이 먼 듯 가려져서는요. 그런 탐사자의 이성을 되찾으려 KPC는 탐사자의 악몽에서 분리되었던 마음을 조각조각 맞추어 탐사자를 미워하지 않노라고, 증오에 증오로는 답하지 않겠다고 결론내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온전한 마음과 함께한 탐사자가 있습니다. 남은 것은 눈 멀도록 탐사자를 가리고 있는, 녹색의 반대편에 자리한 자홍색의 꿈에서 깨어나 이 꿈과 현실의 경계 같은 차원 속에서 벗어나는 것뿐입니다.

한데 어디 꿈이 억지로 깨워서 되는 것이던가요? 본인이 눈을 떠야 잠에서 비로소 깰 수 있는 법인데, 실컷 KPC가 탐사자를 끌고서 두 겹의 꿈을 깨고 나와 야, 정신 좀 차려 임마! 하며 뺨을 짝짝 때리며 깨워도 이 꿈속에서 탐사자는 벗어날 생각이 없습니다. KPC가 《착녹음》에서 목이 졸리고 《수파랑》에서는 미워죽겠단 소리까지 같이 들어가며 고생을 해오는 동안 탐사자도 꿈속에서 나름의 시련을 겪습니다. 꿈에서 깨어나느냐, 마느냐. KPC의 고생에 비하면 경미하다지만 그야, 어떡한답니까. 이 꿈이 너무 깨어나기 싫은데요. 너무 편안한 나머지 탐사자는 꿈속에서 현실에 대한 것들을 차차 잊어갑니다. 그렇다면 KPC는요? 아, 당연하죠. 우리가 딱히 소중하거나 중요한 관계도 아니었는걸요. KPC 역시 탐사자가 잊은 무수한 것들 중 하나입니다. 

이 탓에 KPC가 그렇다면 어떻게 하느냐, 당연히 탐사자를 깨우려고 수단 방법을 안 가리는 수밖에 없죠. 그래서 본 시나리오 내의 화자는 키퍼(GM)님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KPC입니다. 시나리오 본문에서 탐사자, 어떡할까요? 탐사자, 이렇게 할까요? 탐사자, 어떻게 할 건가요? 묻는 것도 전부 KPC입니다. 왜 KPC가 갑자기 세션을 돌리게 됐느냐(…)면, 수단 방법 안 가리는 것 중 하나가 꿈에 들어가 탐사자가 스스로 꿈에서 나가도록 길잡이가 되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쩌겠어요. 꿈에서 깨어나게 하려면 꿈속에 마냥 벌러덩 누워있는 게 아니라 꿈의 끝, 출구를 찾아 헤매게 만들어야 하니까 말이죠. 탐사자가 깨어나지 못하면 KPC도 탐사자도 여태 해온 고생이 무용해집니다. 꿈의 출구는 간단합니다. 탐사자가 잊어버리고 만 현실의 것들을 부르면 돼요. 가령 드러누워 쿨쿨 자고 있는 탐사자를 마구 흔들어 깨우고 있는 KPC의 이름이라던가 말이죠. 그러면 우리는 자연히 현실로 돌아올 겁니다. 꿈은 깨어야 꿈이잖아요.

그러니 힘내세요, 게임 마스터가 된 KPC! 그리고 출구에서 퀴즈를 맞닥뜨리게 될 탐사자!

 

 

 

 

 

 

 

 

 

시나리오 본문

(*키퍼용 정보는 앞에 *을 붙였습니다. KPC의 성향대로 개변해주세요.
 KPC와 키퍼님, 힘내세요!)

 

 

 

 

 

 

 

 *본 시나리오 내 탐사자의 지능은 0으로 시작합니다. 지능이 0이라니. 아이디어 판정을 해봤자 알 수 있는 게 하나도 없겠네요! 이에 대해 플레이어 분이 갑자기 당황스러워해도 할 수 없습니다. 원래 이런 시나리오라고 잘 말씀해주세요. 본 시나리오 내에서 지능 특성치는 '현실의 자신에 대한 인지'를 포함하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시나리오 내에서 탐사를 할 때마다 지능 지수를 얼마씩 얻을 수 있습니다. 모두 성공할 경우 실패할 확률 없이 100까지 올릴 수 있지만(그래서 꿈의 말미에는 지능 100의 사기 캐릭터가 탄생할 수도 있지만, 어차피 꿈이니까요! 무사히 엔딩을 볼 경우 탐사자의 특성치는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실패하거나 탐사자가 도중에 그만두고 출구로 직행! 해도 별 상관은 없습니다. 이름을 떠올리는 지능 판정에서 성공하거나, 지능 실패 시에도 플레이어 분의 리얼 아이디어로 탐사자가 정답! KPC! 라고 외치게 되면 충분히 엔딩을 보실 수 있으니까요.

 

   

 

 

 착란성 ▒▒

 

 

녹아내리는 파란 세상을 응시합니다. 흘러내리는 색채가 덕지덕지 다른 것으로 덮이며 시야가 잠식당합니다. 같은 색의 꽃만 마구 핀 어지러운 이곳, 그러나 아무 향기도 나지 않는 붉은 세상. 일순 파묻히듯 누워있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아까까진 물에 잠긴 것 같기도 서 있는 것 같기도 눈을 깜빡인 것 같기도 했는데. 색깔이 일렁이고 착란해도 편안합니다. 계속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어요.

영원할 것만 같은 자홍 속에서, 어렴풋이 들리는 소리가 있습니다.

 

"탐사자."

 

저 목소리, 누구죠?

지능 판정 시(*당연히 실패합니다! 여기서 시트를 확인하게 해주시면 됩니다.)▶ 전혀 모르는 목소리입니다. 그보다 '탐사자'가 당신인가 보죠? 그래요, 당신 이름인가 봅니다.

 *탐사자, 바보가 되어버렸습니다! (joke) 이후 지능 판정 시 성패에 상관없이 10씩을 올려줍시다. 키퍼(꿈을 들여다보며 길잡이를 해주고 있는) 역할의 KPC는 최대한 탐사자의 기억을 일깨우려 노력 중입니다.

 

"탐사자.", "탐사자?", "탐사자." 목소리는 굳이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계속 들려오는데, 누구의 것인지 모르게 마구 울려퍼집니다. 아니, 시끄러워요. 시끄럽다니까요. 당신은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고 싶은 맘이 굴뚝 같은데, 누군지도 모르면서 자꾸 불러대니 편안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탐사자가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지켜봐주세요. 정확히는, 인내심 있게 스스로 일어나기를 기다려주세요! 그러지 않으면 출구로 가는 여정은 시작조차 할 수 없으니까요.

 

결국 마지못해 탐사자가 일어나면 소리는 그제야 겨우 멎습니다. 산만하던 것도 멎고 주변이나 좀 둘러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보니 여기, 퍽 신기한 게 많으니까요. 일단 노을처럼 자홍색으로 물든 하늘이 낭만적이고, 당신이 누워있던 곳은 푹신한 꽃 무더기입니다. 사방에 붉게 빛나는 조명이 켜져있고, 발밑에 자홍색 꽃들 뿐만 아니라 유리인지 플라스틱인지 모를 구슬 파편들이 그득합니다.

탐사자는 하늘, 꽃 무더기, 조명, 바닥의 꽃, 구슬 조각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지능 판정으로 지능 특성치 +10를 얻을 수 있는 구간은 꽃 무더기와 조명, 그리고 구슬 조각들입니다. 전부 둘러보지 않아도 어느 정도 탐사자가 힌트를 다 얻고 의구심을 가졌다 싶을 때면 조사 구간 아래의 듣기 판정 부분으로 진행 부탁드립니다.

 

  • 하늘관찰 성공 시▶ 구름 한 점 흐르지 않는 하늘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습니다. 하늘이라기보다는, 마치 천장 같습니다.올려다보고 있자면 먼 데서 다시 소리가 들려옵니다. "탐사자."듣기 실패 시▶ 적어도 하늘 높이에서 땅까지 닿아 들리는 소리는 아니군요.
  • 듣기 성공 시▶ 아, 이게 어디서 들려오는지… 알 것 같아요. 고개가 아까까지 누워있었던 꽃 무더기로 향합니다.
  • 관찰 실패 시▶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맑은 자홍색.
  • 노을처럼 자홍색으로 물든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붉은 물감이 번진 듯도 하고, 막 피워올리는 불꽃의 가장자리 같기도 하면서 꽃잎의 가장 짙은 부분 같기도 한 색깔입니다. 
  • 꽃 무더기관찰 성공 시▶ 꽃을 뒤적거립니다. 유별나게 부드러운 촉감, 이제보니 전부 조화입니다. 수국과 수련이군요.  정신력 성공 시▶ 아까까지 파묻혀 있었던 것이 이해되는 푹신함입니다. 도로 눕고 싶지만 우선은 둘러보는 게 먼저겠죠…….과학(식물학) or 지능 성공 시▶ 수국과 수련의 공통점을 굳이 찾자면 이들 꽃이 의미하는 바에서 찾을 수 있겠습니다. 둘 다 여름에 피며, '꿈'을 상징하는 꽃들이죠. 왜 이런 것들만 모아놓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이곳 역시 꿈이라는 힌트입니다. 지능 판정을 했을 경우 탐사자의 지능 수치에 +10 해주세요!
  • 과학(식물학) or 지능 실패 시▶ 수국은 그렇다 쳐도 수련은 물에서 자라는 꽃이니 조화로 놓을 수밖에 없었겠네요. 하지만 왜 굳이 수련인지 모르겠습니다.
  • 정신력 실패 시▶ 아까까지 파묻혀 있었던 것이 이해되는 푹신함입니다. 에라, 모르겠다. 도로 누워버립니다. 뭘 보는 것도 조금만 나중에 하기로 하죠. (*5분 동안 꽃 무더기 구간에서의 판정 이외 이동하여 다른 곳을 조사하는 것이 불가합니다. 누워버렸으니까요!)
  • 관찰 실패 시▶ 꽃을 뒤적거립니다. 유별나게 부드러운 촉감, 이제보니 전부 조화입니다. 쌓여도 한참 쌓였는지 도대체가 끝이 안 보이는군요. (*계속 치우거나 살펴보겠다는 선언 시 성공 시와 같은 정보를 습득합니다.)
  • 양껏 쌓여있는 꽃들은 꽃대나 이파리 없이 온통 자홍색입니다. 바로 여기서 "탐사자," 부르는 소리가 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꽃이 어떻게 말을 한답니까?
  • 조명관찰 성공 시▶ 조명을 들여다보면 일순간 빛이 한 겹씩 나뉘는 착시를 느낍니다. 착각인가요? 모르겠습니다. 자홍색 겹을 넘어 파란색, 녹색……지능 판정, 성패 상관없이▶ 아, 저 색들의 집합체를 알겠습니다. 빛의 삼원색이군요. (*지능 수치에 +10 해줍시다!)정신력 실패 시▶ 새하얀 빛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눈이 부셔 깜빡, 깜빡 눈을 잦게 끔뻑일 밖에 없습니다. 겹겹이 나누어지는 착시의 색채에서 시선을 떼기 직전, 어떤 이의 모습을 봅니다. 입이 열리는 것을 봅니다, "널 사랑해." 그가 웃습니다, …… "네가 미워." 어지럽게 흩어지는 어떤 형체.
  • 정신력 성공 시▶ 새하얀 빛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눈이 부셔 깜빡, 깜빡 눈을 잦게 끔뻑일 밖에 없습니다. 겹겹이 나누어지는 착시의 색채에서 시선을 떼기 직전, 어떤 이의 모습을 봅니다. 빛망울에 흐린 시야 사이로 녹색이 침범합니다. (SANC 0/1) 숲처럼 흔들리는 건물의 녹색 그림자와 나뭇잎처럼 흩날리는 먼지와 빛살들 사이 당신, 당신이 서 있습니다. 당신이 웃으며 말합니다. "널 사랑해." …… 순간 어둠으로 확 꺼집니다. 아니오, 아닙니다. 녹색은 부서져내리고 파란 햇살 아래 서 있는 저쪽의 당신, 그의 시선이 당신과 마주칩니다. 용해되어 사라질 듯한 파랑 안에서 그가 말합니다. "네가 미워." (*탐사자의 《착녹음》과 《수파랑》에서의 기억들을 간단히 묘사해주세요.) 
  • 관찰 실패 시▶ 눈이 부셔 제대로 쳐다볼 수 없습니다. (*강행하여 성공 시 정보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 따지자면 가로등에 가깝습니다. 길도 없는 이곳에 가로등이 웬말이냐 싶지만요. 그래요, 이상한 점이 이것입니다. 이 공간의 위화감은 거기에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이곳, 길이란 게 없습니다. 사방이 그저 자홍색이라 벽으로 둘러쳐진 것만 같고, 유일하게 자색 아닌 흰 빛을 뿜어내는 게 이 낮은 가로등처럼 생긴 조명이죠.
  • 바닥의 꽃관찰 성공 시▶ 잎이 모여 핀 듯한 특이한 생김새. 꽈리꽃입니다.과학(식물학) 성공 시▶ 열매야 늦가을과 겨울 즈음에 열린다지만 꽃은 수련이나 수국처럼 이것도 여름에 피어나죠. 꽃말은 '수줍음'이기도 하고, '거짓'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후자 쪽이 힌트입니다! 이거 꿈 다 거짓말이니까 빨리 나오라는 (…) KPC의 전언이기도 합니다. 
  • 과학(식물학) 실패 시▶ 기억에 아마 이것도 여름의 꽃이었던 것 같아요. 선물용으로 쓰지는 않음 정도는 당신도 알고 있습니다. 그야… 꽃말이 그닥 낭만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거든요.
  • 관찰 실패 시▶ 생김새가 특이하네요. 이름을 알 것도 같은데……, (*강행하여 성공 시의 정보 획득 가능합니다.)
  • 바닥에 있는 꽃들 역시 피어나 있는 것이 아니라, 꽃송이만 뚝뚝 떨어져있습니다. 여지없이 붉은색입니다.
  • 구슬 조각들관찰 성공 시▶ 파편들을 치우고 온전한 것들을 들여다보면 자홍색으로 점철된 안쪽에서 무언가 박동하는 듯한 형체가 보입니다. 이곳은 온통 자홍이라 오히려 붉음에 익숙해진 시선이 구슬의 안쪽에서 녹색의 불길 같은 무언가를 잡아냅니다. 저게 뭐죠? (SANC 0/1d3) 정신력 성공 시▶ 구슬 안쪽을 들여다봤다가, 이내 눈을 깜빡이면. 망막 안쪽에서 억지로 보여주는 듯한 영상이 지나갑니다. 불길이 일렁이는 듯한 온통 녹빛의 영상입니다. 동시에 당신, 당신의 목소리도 함께요. "그만해. 그만한다고 말해. 여긴 지옥이야. 날 구해줘. 꿈으로 돌아가지 않아. 사랑해." 지능 판정, 성패 상관없이▶ 기억이 뒤흔들립니다. 무언가 생각이 날 것도 같은데. 착란하는 녹음과 용해될 듯한 파랑. (*지능 수치에 +10 해줍시다!)
  • 정신력 실패 시▶ 구슬 안쪽을 들여다봤다가, 이내 눈을 깜빡이면. 망막 안쪽에서 억지로 보여주는 듯한 영상이 지나갑니다. 불길이 일렁이는 듯한 온통 녹빛의 영상입니다. 동시에 당신, 당신의 목소리도 함께요. "……고 말해. ……구해줘. 꿈으로 돌아가지 않아. 사랑해." 울리는 목소리는 발음이 뭉개집니다, 잘 들리지 않습니다. 착각인 걸까요? 
  • 관찰 실패 시▶ 파편들을 치우고 온전한 것들을 들여다봅니다. 자홍색으로 점철된 안쪽. (*강행 성공 시나 계속 살펴보겠다는 선언 시 성공 시와 같은 정보를 습득합니다.)
  •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모를 구슬 조각들입니다. 파편이 낭자한데도 구슬의 조각이라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그래도 그나마 온전한 구 모양을 갖추고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탐사자."

 

아, 조용하다 싶었더니 또다시 이 소리입니다. 당신을 부르는 소리.

듣기 성공 시▶ 확연하게 꽃무더기 안에서 나는 소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파헤쳐보면 무언가 있을까요?

듣기 실패 시▶ 하늘은 아니고, 발밑의 꽃과 구슬 조각도 아니고, 바닥 가까운 데서 나는 것 같긴 한데 말이에요. 

 *탐사자가 꽃무더기 안을 헤쳐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아까 살폈던 꽃이 쌓인 무더기를 다시 파헤쳐봅니다. 포근한 조화의 꽃잎이 손가락에 스치고, 자꾸 파내어도 꽃은 계속 나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손이 쑥 들어가는 지점이 있습니다.

탐사자가 안을 휘적거려보면 아무것도 잡히지 않습니다. 허공 같은 지점까지 전부 조화를 치워내자, 거기에는 구멍이 있습니다. 아뇨, 구멍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바닥이 보이지 않는 녹색 불길입니다, 손을 넣어봐도 뜨거운 온도는 느껴지지 않지만요. 끝없이 착란하는 녹색, 눈에 잔상이라도 남길 것 같은, 공간이라고 하기에도 모호한 것.

 *이제 어떻게 할까요? 라고 탐사자에게 물어봐주세요. 만약 탐사자가 다른 곳을 둘러본다고 선언하면, 공간은 끝도 없는 듯이 펼쳐져 있어 당신은 어디로든 갈 수 있습니다. 지평선도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발을 내딛습니다. 그러다 수 분 후 깨닫습니다. 꽃무더기, 반짝이는 조명, 구슬 파편. 구름 한 점 흐르지 않는 하늘. 걸어도 걸어도 풍경이 바뀌지 않는다는 걸요. 라 부연설명을 해주세요. 탐사자가 감을 잡지 못하면 아래의 정신력 판정을 진행, 구멍으로 들어가려고 한다면 문단 하나를 건너뛰고 듣기 판정을 진행해주세요.

 

정신력 판정, 성패 상관 없이▶ 당신은 스스로도 모르게 발을 내딛습니다. 저 안에 들어가면,

저 안에 들어가면……, 글쎄요, 안락하지는 않겠지만 무언가 바뀔 수는 있겠습니다. 자홍의 공간, 흐르지 않는 붉은 하늘, 사랑스러운 꽃무덤 사이에 파묻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듣기 성공 시▶ 구멍 안쪽에서 다시 들려옵니다. "이쪽으로 와, 탐사자." 부르는 목소리는 (*KPC의 목소리를 묘사해주세요. 예: 부드럽습니다, 우직합니다, 속삭이는 듯합니다 등…)

듣기 실패 시▶ "▒쪽으▒ 와, …▒▒자." 노이즈처럼 흩어지는 목소리가 구멍 안쪽에서 들려옵니다. 

 *다시! 어떻게 할까요? 라고 탐사자에게 물어봐주세요. 정확히는 구멍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구멍 안에 들어가지 않고 자홍색 공간 안에 남기를 원한다면 "탐사자, 탐사자!" 부르는 KPC의 목소리가 더 시끄러워집니다. KPC는 이제 그만 나가고 싶거든요. 

 

풍덩,

그런 소리도 나지 않고서 몸이 녹색 구멍 안으로 빨려들어갑니다.

 

 

 

 

 

 

 

 

 수용성 ▒▒

 

 

화르륵 불이 붙습니다. 아니, 불이 붙었나요? 뜨겁지 않습니다. 막 타오르는 불꽃마냥 시야가 어지럽게 일렁이기만 할 뿐이죠. 당신은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는 중입니다. 녹색의 불덩어리처럼요.

정신력 or 지능 판정, 성패 상관없이▶ 호수가 빙글, 지나갑니다. 호수요? 눈을 다시 똑바로 뜨고 보면 시야에 파문을 일으키며 그 위로 번지는 초록 볕, 발밑에 기어다니는 기이하고 흉측한 호수에 비친 그림자, 그 와중에 당신이 손 놓지 않고 꿋꿋이 함께하는 이가 있습니다. 착란처럼 마구 바뀌는 장면, 얼굴이 초록색으로 마구 덧칠되어 알아볼 수 없습니다.

지직, 지직, 거리는 노이즈와 함께 시야 뒤에 녹색의 구름이 피어오르고 연둣빛 노을이 지고 '당신'이 말합니다,

듣기 성공 시▶ "▒▒ ▒ ▒▒▒ ▒러▒▒ ▒어나."

듣기 어려운 성공 시▶ "▒부 다 ▒이야, ▒러니▒ ▒어나."

듣기 극단적 성공 시▶ "전부 다 꿈이야, 그러니까 일어나."

듣기 실패 시▶ "고작 마음 하나로 사람이 망가질 수 있단 걸 알아?" 아, 어쩐지, 기시감이…….

 *듣기 실패 이외에는 KPC가 전하는 말입니다. 정신력과 지능 판정 중 지능을 굴리는 것을 선택했다면, 판정을 했으니 지능에 +10도 잊지 맙시다!

 

그리고 '당신'은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데, 아마도 저 붓자국으로 가려진 사람의 이름인 것 같은데. 아무것도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번쩍이는 녹빛 햇살, 뒤집듯이 다시 시야가 난폭하게 돌아가고, 

다음 순간, 탐사자는 문득 깨닫습니다.

정신력 or 지능 판정, 성패 상관없이▶ 당신은 어떤 누군가와 녹음 가득한 세상을 건넜습니다. 당신은 그 사람을 사랑했습니다. 사랑, 사랑했나요? 아니오, 잘 모르겠습니다. 너를 사랑해. 고백하고서, 나를 사랑해? 물었던 질문에 그가 무어라 대답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주 사랑한다는 고백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마냥 달콤한 말도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게 옳은 언어였다는 감각만이 기억에 자국처럼 흐리게 남아있고……

아, 그의 목소리가 어땠는지 그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그가 누구인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정신력이 아닌 지능을 굴렸다면 지능에 +10 해줍니다!

 

콰당! 하는 소리 없이 눈을 떠보면 바닥입니다. 여전히 자홍색 바닥이에요. 몸을 일으켜보면 아까의 공간과 달리 자홍색으로 된 방입니다. 당신은 방 한가운데에 있고, 천장에는 어느새 구멍도 없고. 앞뒤를 둘러보면 눈앞에는 문 세 개가, 등뒤에는 문 한 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방은 깔끔하지 않습니다. 아까처럼 너저분하죠. 왜냐하면 이번에는 구슬 조각 대신 자홍색 표지의 책들이 무더기로 쌓였기 때문입니다.

탐사자는 눈앞의 문 1, 2, 3과 등뒤의 문 4, 그리고 책 무더기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 문 1관찰 성공 시▶ 새겨진 것은 '불꽃'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툴즈차의 그림으로, 《착녹음》과의 연관성을 시사합니다. KPC가 이끌어 보여주는 꿈의 요소들이 말하는 바는 하나같이 '이거 다 꿈이야! 나오자!'에 가깝습니다. (*탐사자가 문 안으로 들어갔을 경우) 끝없는 복도가 펼쳐지고, 당신은 걸어 걸어 들어갑니다. 자홍이 만발했던 지나온 공간들과 달리 이 복도는 온통 녹색입니다. 녹색의 하늘이 조각조각 깨져 부서져내리는……그런데 그 이름이, 뭐였죠? 초록의 세상이 쏟아져내리고 저 끝에 녹색 문이 보입니다. 문을 열면… 어떻게 된 일인지 아까의 그 방입니다. 방 안으로 들어서면 등 뒤의 문은 닫히고 다시 열리지 않습니다. 빙 돌아온 걸까요?
  •  *지능에 +10 해줍니다! 
  • 지능 판정, 성패 상관없이▶ 모르겠습니다!
  • 찰나에 소나기 쏟아붓듯이 기억나는 것을 떠올립니다, 당신. 어떤 이가 있었습니다, (*KPC의 모습 묘사)한 사람, 아주 보통의 거리에 있는 한 사람, 그러나 당신의 기억에 분명히 스며있는 사람의 이름이 있습니다. 탐사자, 이제 기억하나요. 세상이 갑자기 녹음이었습니다. 이곳이 자홍만 가득한 것처럼 그 세상은 녹색만이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그 세상에서 당신, 그에게 사랑한다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지경에 이르렀었습니다. 그건 거의 광증에 가까웠지요. 처음 사랑한다 고백했을 적에 그의 표정이 어떠했는지 생생합니다,
  • 문고리를 돌려보면 쉽게 열립니다. 잠기지 않았나봐요. 들어가볼까요?
  • 관찰 실패 시▶ 새겨진 그림은 퍽 추상적입니다. 무슨 형체일까요?
  • 음각으로 무언가가 커다랗게 새겨진 자홍색 문입니다. 이 방의 것들도 그렇고 여기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것들은 전부 자홍이 아닌 것들이 없군요. 
  • 문 2관찰 성공 시▶ 새겨진 것은 퍼즐 그림입니다. 세 조각으로 나뉜 퍼즐은 그려진 대로 맞춘다면 심장 모양과 비슷해질 듯합니다.  *'마음'의 그림으로, 《수파랑》과의 연관성을 시사합니다. (*탐사자가 문 안으로 들어갔을 경우) 끝없는 복도가 펼쳐지고, 당신은 걸어 걸어 들어갑니다. 자홍이 만발했던 지나온 공간들과 달리 이 복도는 온통 푸른색입니다. 파란 하늘이 녹아내려 번지고 뚝뚝 흘러내리고…… 그리고 그가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자 초록 하늘은 부서지고,지능 판정, 성패 상관없이▶ 모르겠습니다! *지능에 +10 해줍니다! 
  • 파란 세상이 온 사방에 녹아 흩어지고 저 끝에 푸른색 문이 보입니다. 문을 열면 어떻게 된 일인지 아까의 그 방입니다. 방 안으로 들어서면 등 뒤의 문은 닫히고 다시 열리지 않습니다. 또 돌아온 걸까요?
  • 온통 푸른 세상에서 마음이 흩어졌던 것을 기억하나요? 그 이름 모르는, 아주 보통의 관계의, 그 사람이 당신 마음 조각을 파랑 속에서 찾아다니던 것을 보지 못했나요?
  • 한순간 물길이 퍼부어지듯 기억나는 것을 떠올립니다, 당신. (*KPC의 모습 묘사)한 사람, 아주 보통의 거리에 있는 한 사람, 그러나 당신의 기억에 분명히 스며있는 사람의 이름이 있습니다. 탐사자, 이제 기억하나요. 세상이 갑자기 녹음이었습니다. 이곳이 자홍만 가득한 것처럼 그 세상은 녹색만이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그 세상에서 당신, 그에게 사랑한다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지경에 이르렀었습니다. 그건 거의 광증에 가까웠지요. 처음 사랑한다 고백했을 적에 그의 표정이 어떠했는지 생생합니다,
  • 문고리를 돌려보면 쉽게 열립니다. 잠기지 않았나봐요. 들어가볼까요?
  • 관찰 실패 시▶ 새겨진 것은 퍼즐 그림입니다.
  • 음각으로 무언가가 커다랗게 새겨진 자홍색 문입니다.
  • 문 3 *책 무더기에서 얻은 열쇠로 열어 꿈의 출구로 갈 수 있습니다.
  • 세 번째 문은 첫 번째와 두 번째 문과 달리 아무것도 새겨져있지 않습니다. 잠겨있는지 문고리를 돌리거나 부수려는 시도를 해도 열리지 않습니다. 
  • 문 4(*문 1과 문 2를 먼저 조사하여 안으로 들어갔을 경우) 아까처럼 반대편 안에서 열 수는 있는 모양이지만, 어떻게 연결된 걸까요? 알 수 없습니다.
  • 유일하게 당신의 등 뒤 벽에 있는 문입니다. 세 번째 문처럼 아무것도 새겨져있지 않으며, 문고리를 돌리거나 부수려는 시도를 해도 열리지 않습니다.
  • 책 무더기관찰 or 자료조사 성공 시▶ 뒤적이며 이것저것 읽어봅니다. 아무렇게나 집어든 책의 책장에 적힌 이야기들의 주인공은 하나같이 당신이 주인공이군요. (*탐사자의 기억들을 책에 적힌 듯이 간단히 묘사해주세요. 《수파랑》에서 나왔던 KPC의 기억 묘사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기라도 되는 걸까요? 꼭 당신이 쓴 것만 같은 것들입니다. 당신은, 글쎄요. 쓴 기억은 물론이고 이런 것들을 했다는 기억도 없습니다만.당신이 든 책의 마지막 장을 펼쳐보면 무언가 이물이 붙어있음을 눈치채게 됩니다. 마지막 장 끄트머리에 아주 작은 열쇠 하나가 붙여져 있습니다. 자홍색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특징이 별로 없는 여느 열쇠입니다. 쓸 수 있는 데가 있을까요? 모든 곳의 조사를 끝내고 나면 탐사자가 열쇠로 문 3을 열 수 있게 도와주세요.
  •  *문 3을 여는 열쇠입니다. 문 4는 탐사자가 있는 방 쪽에서 열 수 없습니다.
  • 관찰 or 자료조사 실패 시▶ 뒤적이며 이것저것 읽어봅니다. 아무렇게나 집어든 책의 책장에 적힌 이야기들의 주인공은 하나같이 당신이 주인공이군요. 바로 그 녹음 가득한 세상에서의 이야기입니다. (*탐사자의 《착녹음》에서의 기억들을 간단히 묘사해주세요. 역시 《수파랑》에서 나왔던 묘사를 참고해주시면 용이할 것 같네요.)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 공란으로 비어있는 서술. 끝맺지 못한 이야기.
  • 방 한 구석에 맥락이라곤 없이 온통 쌓여있는 책 무더기입니다. 덮인 것도 있고 펼쳐져 종잇장이 마구 구겨진 것도 있고 위에 가지런히 놓인 것도 있습니다. 공통점은 표지의 색이 전부 자홍색 단색 하나라는 것에 있겠네요. 

 

열쇠의 용도는 하나밖에 없지요. 문을 여는 것. 당신은 열리지 않던, 앞으로 나아가는 세 번째 문의 열쇠구멍에 책에서 찾아낸 열쇠를 꽂아 돌립니다. 달칵 소리와 함께 잠겼던 것이 풀리고,

문이 열리면 당신, 순간 산란하는 새하얀 빛으로 이어진 복도 앞에서 골몰하게 됩니다.

지능 판정, 성패 상관없이▶ 그 이름이 뭐였죠? 

 

 

 

 

 

 

 

 

 

 영원성 ▒▒

 

 

새하얀 복도를 걷습니다. 이곳에는 무엇도 없습니다. 영원히 흰 것만 가득할 것처럼요.

지능 성공 시▶ 빛의 삼원색. 문득 떠올랐습니다, 자홍과 파랑과 초록빛이 합쳐지면 이토록 순백의 빛이 되겠지요.

지능 실패 시▶ 순백의 빛을 만들기 위해 어떤 색깔이 필요한지, 어떤 세계가 필요한지 당신, 아나요?

 *마지막으로 지능 +10 해줍니다!

 

복도의 끝에서 거대한 문을 하나 마주합니다. "탐사자." 아, 또 당신을 부르는군요. 이 목소리가 누구의 것인지 당신은 이제 압니다. 그러나 그 누군가의 이름이 무엇이었는지는, ……

커다란 문은 온통 자홍색입니다. 열려라 참깨, 동화 같은 마법의 주문이라도 외어야 열릴 것만 같이 생겼습니다. 시야를 가득 채우는 보편적인 애정의 색깔. 

 

"탐사자."

 

그리고 마침내, 내가 당신에게 묻습니다.

 

듣기 성공 시▶ "이제 그만 일어나지. 나 좀 불러줄래?"

듣기 실패 시▶ "이▒ 그만 ▒▒나▒. 나 좀 ▒러줄래?"

 

영원하지 않은 말의 힘을 믿어요? 탐사자. 어떤 순간의 호명은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것도 믿나요?

 

 *엔딩 분기입니다. 《착녹음》, 《수파랑》에서와 마찬가지로 크게 엔딩을 두 갈래로만 나뉘었으므로, 엔딩 지문은 대부분 개변이 필요할 듯 싶습니다. 지능 판정이 가능하며, 판정에서 성공한다면 KPC의 이름을 명확히 떠올리게 됩니다. 이 경우 Ending 1로 직결합니다! 판정에서 실패하더라도 플레이어 분의 리얼 아이디어로 탐사자가 정답! KPC! 라고 외친(…)다면 Ending 1, 지능 판정에 실패하고 대답을 하지 못했다면(이외의 모든 경우에도 되도록) Ending 2로 진행합니다. 

 

 

 

 

 

 

 

엔딩

 

 

 

 

 

 

1. 탐사자가 KPC의 이름을 말했을 경우

 

 

 

KPC.

부르자 어쩐지 그 이름의 주인이 웃었을 것이라는 확신을 합니다. 당연하죠, 나는 웃었습니다. 탐사자, 당신을 이 겹겹의 꿈에서 깨워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몰라요. 고생만 시켜도 혼자였다면 아마 나가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영원한 게 있을 리가 없잖아요. 모든 것은 부서지고 무너지고 잊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보통의 우리에게 충실할 수 있기를.

당신은 눈을 뜹니다. 아, 한 가지 색채로 덮이지 않은 온전한 세상입니다.

KPC―내가 손을 내밀고,

탐사자 당신, 이 손을 잡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현실로 나갈 시간입니다. 살아갑시다, 우리. 

다시 함께요.

 

Ending 1. 영원은 없으므로

탐사자, KPC 생환. 꿈속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을 기억합니다.
생환 보너스 SAN +1d6

 

 

 

 

 

 

 

2. 탐사자가 지능 판정에 실패하거나 KPC의 이름을 말하지 않은 등 이외의 모든 경우

 

 

 

거대한 흰 빛이 일렁임을 멈춥니다. 자홍색의 문이 없어집니다. 모든 것이 사라집니다, 점멸하는 색깔과 당신의 숨소리마저, 진공에 갇힌 듯이 전부 적막. 

 

"기억 못 해?" 

 

마지막에 아주 실망스러운 그 말을 들은 것도 같은데.

부지불식간에 흘러내리는 색채가 덕지덕지 다른 것으로 덮이며 시야가 잠식당합니다. 같은 색의 꽃만 마구 핀 어지러운 이곳, 그러나 아무 향기도 나지 않는 붉은 세상. 

일순 파묻히듯 누워있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아까까진 물에 잠긴 것 같기도 서 있는 것 같기도 눈을 깜빡인 것 같기도 했는데. 편안합니다. 계속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어요.

영원할 것만 같은 자홍 속에서, 어렴풋이 들리는 소리가 있습니다.

 

"▒▒▒."

 

누구를 부르는 것인지 당신은 압니다, 아니 모릅니다.

모르겠습니다.

 

Ending 2. 영원의 자홍에게

탐사자 로스트?
다시 본 시나리오의 처음으로 돌아가 꿈속에서 탈출! 재도전을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모든 것은 플레이어 분의 자유입니다!

 

 

 

 

 

 

추천 BGM

Tony Anderson - Younger :: https://www.youtube.com/watch?v=opSl_pEk0es (착란성 ▒▒) 

Zankyou no Terror OST - walt (Piano) :: https://www.youtube.com/watch?v=aec-m2ykclw (수용성 ▒▒)

Flica - Wasteland :: https://www.youtube.com/watch?v=9xokIPFFcUo (영원성 ▒▒)
 

Huang丞 - After School :: https://www.youtube.com/watch?v=iNaOVaFpLTU (엔딩 1)


Masafumi Komatsu - Candle :: https://www.youtube.com/watch?v=iYroccKr-lI (엔딩 2) 

 

 

 

 

 

 

플레이하신 뒤 여유가 있으시다면 작성해주세요!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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