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잠들지 말아줘

CoC 1:12022. 1. 24. 08:21
눈이 감겨도 졸음이 와도 꿈으로 달아나지 마
밤이 끝나고 기어이 잔인한 아침이 올 때까지도
아직은, 아직은 잠들지 말아줘

 

 

 

@LnJ_DesignS님께서 제작해주신 카드입니다.

표제의 글씨는 @InHa_Calligraph님이 작업해주신 캘리그라피입니다.

 

 

 

 

 

 

 

 

개요

 

 

간밤에 무슨 꿈을 꿨던 것 같습니다.

당신은 막 일어난 참입니다. 하얗게 쏟아지는 아침 햇살 아래 기억나지 않는 꿈만 눈가에 잠시 맺혔다 떨어집니다. 꾼 꿈이 기억나지 않는 것은 아주 보통의 일이죠. 노곤한 몸을 일으키면 쾅, 쾅, 별안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시끄럽습니다. "문 좀 열어줘." KPC의 목소리가 문 너머에서 들립니다. 이른 아침에 무슨 일인가 싶어 문을 열면, 희게 질린 얼굴의 KPC 뒤로, 총을 들고 완전 무장한 군인들과 실험실에서처럼 마스크 혹은 방독면을 끼고 온통 흰 복장을 하고 있는 정체 모를 인물들이 서 있습니다. 당신이 무언가 행동을 취하기 직전, 그들이 먼저 당신에게 총을 겨눕니다. 긴장한 목소리가 당신에게로 내던져졌습니다.

"인류의 존속을 위협하는 신화의 오용자, 탐사자를 즉시 체포합니다." 

유난히 바람이 찬, 세계가 멸망한 날의 아침이었습니다.

 

 

 

 

 

 

 

 

 

크툴루의 부름 7판 룰 기준

1:1 타이만 시나리오

인원 : PC 1인+KPC 1인

배경 : 현대

플레이 난이도 : 중간

키퍼링 난이도 : 중간

(조사 구간이 비교적 많습니다. 전투 발생 가능성이 있습니다.)

권장 기능 : 관찰, 듣기, 자료조사

준 권장 기능 : 대인기능, 심리학, 의료, 전투기능, 컴퓨터 사용, 회피 

 

 

 

 

 

 

 

 

※ 여전히 미숙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키퍼링 및 플레이 예정인 분들께 감사의 말씀과 함께 양해를 구합니다.

※ 본 시나리오의 노룰북 키퍼링 및 키퍼링 커미션을 금지합니다. 본 시나리오에 연관되어 금전 거래가 오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세션카드에 한해 커미션 및 금전 거래를 허용합니다. 

※ 키퍼링 해주실 분을 따로 두고, KPC 역할을 하는 PC를 포함한 PC 2인으로의 개변이 가능합니다. 단, KPC 역할의 PC를 플레이하시는 플레이어 분은 키퍼가 알고 있는 정보를 모두 알고 있어야 합니다. 

※ KPC와 PC의 백스토리에 기반한 자유로운 개변을 권장합니다. 원하시는 대로 개변하여 플레이해주세요. 이에 대한 문의는 송구하오나 답변 드리지 않습니다.

※ KPC와 PC의 관계는 구면을 권장합니다.

※ 테스트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은 대신, 시나리오 하단에 플레이 타임 수집 폼이 있습니다. 플레이를 하셨을 시 평균 플레이 타임 명시와 이외 더 나은 방향으로의 수정을 위해 작성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본 시나리오는 구독하는 뒷계(@Dwitgae_KDA)님께서 주최하시는 'PROJECT CHARITY'의 시나리오집에 아포칼립스 주제로 수록될 시나리오입니다. 추후 비공개 및 유료화 예정이 있습니다.

※ 시나리오 내 첨부된 맵 디자인은 비다(@VIDAscenario)님의 지원입니다. 감사합니다.

※ 본 시나리오는 수면 고문, 국가의 폭력, 상해, 사망 요소를 포함합니다. 이를 가볍게 다루고자 함이 결코 아니며, 미화할 의도 역시 없음을 밝힙니다.

※ 본 시나리오에서는 신화생물에 대해 독자적으로 창조, 해석한 부분이 존재합니다. CoC 원작의 분위기와 상이할 수 있습니다.

※ 본 시나리오에 대한 공계에서의 무례한 언행, 스포일러성 발언이 발견될 시 즉시 비공개 처리됩니다.

※ 플레이 로그, 후기 및 감상, 피드백, 그 외 문의는 @henceihateu의 DM이나 최하단의 폼으로 부탁드립니다.

 

 

 

 

 

 

 


아래부터 시나리오의 배경(스포일러)이 있습니다. 키퍼(GM)가 아니라면 열람을 삼가주세요!

 

 

 

 

 

 

 

 

진상

 

 

 

백만 년간의 잠 속에서도 위대한 크툴루(룰북 p.334)는 인간들에게 끔찍한 꿈을 보내 광기의 세계로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계가 멸망하는 꿈 말이에요. 재앙이 닥치고 땅이 꺼지고 바다 아래에 가라앉은 를리에까지 침몰하는 대륙의 꿈 같은 것들. 흉포하고 포악한, 위대한 크툴루에게 전부 먹혀버리는 것들. 하여 사람들은 모두 꿈과 현실을 구분치 못해 지구가 곧 멸망하리라고 믿게 됩니다. 비가 오거나 벼락이 치거나 가끔 크지 않은 지진이 일어나거나, 하는 모든 사소한 날씨의 변화나 재해에도 소스라치게 놀라며 대재앙의 전조라고 여기게 되었지요. 그러나 이 꿈들이 어째서 지금에야 모든 인류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걸까요? 잠들어 있는 중에도 이만한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면 크툴루는 진작에 그렇게 했을 것인데도 말이에요.

정답은 인류에 속한 한 사람에게 있습니다. 인류에 속하는, 다른 사람과 같은, 인간인 탐사자에게요. 위대한 크툴루는 한 명의 인간을 자신의 '꿈의 통로'로 만들면서 여타의 다른 인간들에게도 손쉽게 꿈을 전달할 수 있던 것입니다. 꿈의 통로를 조금 더 쉬운 말로 하자면 인간에게의 실험용으로 가장 먼저 꿈을 전송할 개체이자 심해 깊이 있는 크툴루와 지상에서 살아가는 같은 인간 군집과의 무의식을 연결하는 매개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하고 많은 인류 중에 탐사자가 선택된 것은… 글쎄요? 늘 이런 문제에서 닥치는 건 우연이잖아요. 

어쨌든 사람들은 크툴루의 꿈에 의해 크든 작든 광기에 잠식당했습니다. 심지어 범국가적으로요. 게다가 꿈의 통로인 탓에 탐사자는 늘 사람들의 꿈속에 등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시를 들자면 탐사자는 크툴루가 인간에게 접촉하기 위한 문인 셈이니까요. 다행히 미쳐가는 정도가 덜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한―그러나 이 심각성조차 광기에 의한 것이지만 말입니다―각 국가의 수장들이 나서서 전부 수배를 내렸죠. 탐사자를 찾아 사형 처분을 내리든 탐사자만이 알고 있는 조치를 취하든 멸망을 막을 수 있는 것은 탐사자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요.

그들의 판단은 반쯤 맞았습니다. 인류와 크툴루의 무의식 사이의 연결을 끊으려면, 탐사자가 꿈을 꾸지 않으면 되는 문제거든요. 다시 말해 잠에 들지 않는 것 말입니다. 그렇죠, 지금 이 문장을 보고 든 당신 생각이 맞아요. 어떻게 사람이 잠에 들지 않고 살 수 있습니까? 결국 연결을 끊기 위해서는 연결고리가 사라져야 하죠. 탐사자가 있는 한 인류 정신 상의 재앙은 계속됩니다.

시나리오가 진행되면서 움직이는 건 탐사자뿐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인도적인 정부와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급조된 국제기관 역시 많은 연구를 했어요. 신화에 대해 부족한 정보가 아쉽기는 하나, 이대로 가면 사람들이 죄다 미쳐버릴 게 분명했거든요. 애꿎게 사람을 잃기 직전까지 가고 싶지 않아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이란 유일한 단서인 탐사자에게서 정보를 얻어내는 것입니다. 외에도 많은 일들이 있겠죠, 건드리면 미쳐버리는 만큼 신화의 정보를 극비에 부치거나, 관계자를 최소화하고, 외부로는 '세계의 종말이 왔다'라고 여기는 사람들을 안정시키는 등……. 실제로 사람들이 전부 미쳐버리고 완전히 이성이 바닥나면 적어도 인류는 이지라는 것을 잃은 집단으로 전락할 겁니다.

꿈에 관한 이야기를 생각해봐요, 우리. 악몽을 현실로 가져오는 방법에 어떤 것이 있을 것 같나요?

 

 

 

 

 

 

 

 

 

 

 

시나리오 본문

(*키퍼용 정보는 앞에 *을 붙였습니다.
KPC의 모든 대사는 KPC의 성격에 맞게 변용해주세요.)

 

 

 

 

 

 *KPC는 시나리오 내에서 다양한 스탠스를 취할 수 있습니다. PC와의 관계에 따라 개변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예시를 들자면 이렇습니다. 시나리오의 스크립트는 1번일 경우로 쓰였습니다.

 

1. KPC-PC 간의 관계가 보통의 구면이거나, KPC가 크게 극적인 선악 성향을 타지 않고 기본적인(…) 도덕의식이 있는 경우

  • KPC는 시나리오 내에서 PC와 함께 역시 달리 아는 것이 없습니다. KPC가 끌려온 것은 PC와의 친분 때문입니다. PC와 마지막에 만났기 때문에 신화에 관여하는 바가 있는지 의심을 받는 상태입니다.
  • 시나리오 초중반부에서 KPC가 정부 및 국제기관에 대해 순종하는 것은 그 위상이나 권력, 시민의식 혹은 단순 두려움 때문이지 PC를 해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 시나리오 중반부에서 PC와 함께 진상을 밝히며 KPC는 후반부에서 PC에게 동조할 만큼의 연민이나 호의 등을 가집니다. (*이 부분이 성립할 경우 앞부분을 개변한 초면―가장 근래 PC와 접촉했다는 이유 등―도 진행에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2. KPC-PC 간의 관계가 없으면 안 될 만큼 소중하거나, KPC가 극단적으로 PC를 애정하거나, 무슨 짓을 해서라도 PC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 (연인 관계 등)

  • KPC는 시나리오 내에서 PC와 함께 역시 달리 아는 것이 없습니다. KPC가 끌려온 것은 일종의 인질 역할로, PC를 순종시키기 위함입니다. PC와 마지막에 만났기 때문에 신화에 관여하는 바가 있는지 의심을 받는 상태임에 더해 PC를 다루기 쉬우리라는 판단 하에 함께 억류됩니다.
  • 시나리오 초중반부에서 KPC는 정부 및 국제기관에 순종하는 척하며 PC보다 진상을 이르게 알아챕니다. 일시적으로 PC를 배신하는 듯한 면모를 보이나, 이는 집단을 속이기 위해서이며 철저히 PC를 위함입니다.

3. KPC-PC 간의 관계가 혐오-증오 관계거나, KPC가 극단적 악 성향이거나, PC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없을 경우

  • KPC는 시나리오 내에서 PC가 이 현상의 원인임을 알고 있습니다. 이미 초입부터 물밑으로 조사를 끝마쳐 PC를 데려오는 데에 친분이 있음을 핑계로 자진해서 나섰을지도 모릅니다.
  • 시나리오 후반부에서 KPC가 PC에게 진상을 스스로 깨닫도록 하는 것은 시나리오 초중반부에서 PC의 조사를 눈치채지 못했던 일종의 실수거나, PC의 더 큰 정신적 충격을 위한 고의일 수 있습니다.

 

 KPC의 역할을 진상에서는 따로 정해놓지 않았으나, 기본적으로 기관은 〈PC의 정신에 관여할 수 있는 인물〉로 KPC를 꼽아 함께 데려왔습니다. 관계에 따라 KPC는 단순 신화적 우연에 의해 혹은 근래에 만났기 때문에 탐사자의 의식에 남아있는 사람이거나, 관계가 깊어 탐사자의 의식에 뿌리박혀 있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진행하시면서 편한 쪽으로 개변해주시면 됩니다.

 

 더하여 본 시나리오 내에서의 광기는 단 한 가지 '기절'로만 발현됩니다. 광기의 발현 시 PC는 1d48시간 동안 정신을 잃으나, 가급적 /gr 로 굴려 KP만 PC의 정신을 잃었던 시간을 알 수 있게 해주세요. PC는 정신을 잃는 동안 아래 표와 같은 꿈을 꿉니다. 시나리오 진행도가 높을수록 뒷번호에 가까운 꿈을 꾸게 됩니다. 적절히 지문을 출력해주세요.

 

1 비명이 귀를 찢습니다. 하늘이 검고 비는 내리지 않는데도 비가 내리는 착각이 듭니다. 올려보면 세상은 온통 어둡습니다. 재앙이 찾아올 것만 같은…….
2 하늘에서 떨어지는 무엇을 맞고 쓰러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폭우가 쏟아집니다. 아닙니다, 커다란 우박입니다. 땅이 조금씩 흔들려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해야 했습니다. 쩌적, 쩍, 갈라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천둥이 요란합니다.
3 세상이 검어 분간할 수 없는 어둠이 엄습합니다. 그 가운데 번개만 하늘을 불길하게 찢습니다. 안개와 빗소리 사이에서 점점 더 심하게 진동하는 땅을 밟습니다. 멀리서 바다가 넘실거리는 광경이 보이는데, 저것이 곧 도시며 이 땅을 집어삼키지 않겠어요. 죽음을 목전에 둔 듯한 비명은 여전합니다.
4 세상이 뒤집힙니다. 발밑이 어지럽게 흔들립니다. 깔려 죽고 스스로 죽고 다투다 죽고 맞아 죽고 도망치다 죽은 사람들의 시체가 곳곳에 널렸습니다. 땅이 흔들립니다, 파도가 새어들어옵니다, 용암으로 끓고 있습니다. 연기가 도처에 피어오르고 건물이 무너집니다. 아니, 무너지는 건 건물만이 아닌가요…….

 

 

 

 

 

 

 

 

 

 1. 폐허에도 아침은 오고

 

 

 

간밤에 무슨 꿈을 꿨던 것 같습니다. 당신은 막 일어난 참입니다. 하얗게 쏟아지는 아침 햇살 아래 기억나지 않는 꿈만 눈가에 잠시 맺혔다 떨어집니다. 꾼 꿈이 기억나지 않는 것은 아주 보통의 일이죠.

 

정신력 성공 시▶ 꿈은 어떤 내용이었죠? 사람들이 광증에 걸려 인류의 생산 활동이 멈추고 사회가 정지하고 국가가 무너지고…. 그런 지금에 와서야 꿈 따위가 제대로 기억날 리 없죠. 어쩌면 비슷한 내용이었던 것도 같아요. 결코 희망적이지 않은 꿈의 파도가 당신을 덮칠 때에 그 몽중에서. 

정신력 실패 시▶ 꿈은 어떤 내용이었죠? 지진과 해일이 잦게 일어나 땅이 갈라지고 건물이 무너지고…. 그렇게 세상이 망해버린 지금에 와서야 한낱 꿈 따위가 제대로 기억날 리 없죠. 어쩌면 비슷한 내용이었던 것도 같아요. 결코 희망적이지 않은 꿈의 파도가 당신을 덮칠 때에 그 몽중에서.

 

 *맨 처음의 정신력 판정 결과에 따라 탐사자가 인지하는 현실과 꿈의 경계에 대한 정도가 달라집니다. (탐사자에게는 세계 멸망의 징조 및 현상이 다른 것으로 인식됩니다.) 이후 이 판정의 성공 시에 출력되는 지문은 문장의 앞에 ¹이, 실패 시에 출력되는 지문은 ²가 붙습니다.

 

당신 표정도 없이 울고 있었던가요. 막연한 세상의 파멸로 서러웠던가요. 흐릿한 혼몽은 도통 기억이 나지 않아요.

하지만 그런 건 서러워해도 소용이 없는 일입니다.

 

 *탐사자에게는 집 안에서의 두 가지 자유 행동 기회가 주어집니다. 씻거나, 옷을 갈아입거나, 스마트폰을 제일 먼저 확인하거나, 아침을 챙기거나, TV를 보거나, 창밖을 보거나… 무엇이든 할 수 있겠네요. KPC와 친하다면(!) KPC에게 연락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예시로 든 행동 시의 지문을 기재합니다. 참고하여 탐사자가 다른 행동을 할 경우에도 앞의 정신력 판정이 성공했을 시와 실패했을 시에 적절한 지문을 출력해주세요. 기능치의 판정 여부는 재량 하에 결정해주셔도 됩니다.

 간략하게 요약하면 ☆정신력 판정이 성공했을 시의 지문에는 탐사자가 멸망의 원인을 광증으로 인지하는 지문 / 정신력 판정이 실패했을 시의 지문에는 멸망의 원인을 급증한 자연재해로 인지하는 지문☆이면 되겠습니다. 물론 탐사자가 그렇게 인지할 뿐이지 광기에 걸린 사람들 대다수는 후자로, KPC와 정부 및 기관 측은 전자로 인지하고 있습니다. 이후 스크립트와 RP 예시를 참고해주세요.

 

▷씻거나, 옷을 갈아입거나, 아침을 챙기는 경우

¹문득 할 일을 하려고 보면 바깥에서 찢어지는 비명이 들립니다. 예삿일입니다. 바깥에 한 발짝 나가기만 해도 미친 듯한, 혹은 정말 미친 사람들이 널렸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광증, 이것에 물들면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은 벌벌 떨고 비명을 지르고 밖에 나오지 않은 채 칩거하거나 사람들을 믿지 못해 공격하고…….

²문득 할 일을 하려고 보면 땅이 우르르 울리는 것 같습니다. 아, 또 지진이에요. 그나마 약한 지라 발밑만 흔들리고 물건들은 떨어지지 않는 것이 고작입니다. 이런 일도 일상이 되었습니다. 바깥에서는 찢어지는 비명이 들리는데, 아무래도 재해에 민감해진 탓에 과하게 두려워하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무더기죠. 비일상의 일상화. 

 

▷TV나 컴퓨터, 스마트폰을 보는 경우

¹인터넷은 잘 연결되지 않아 느려터졌고, TV는 정규 방송인 뉴스 채널만 줄기차게 나오는 것이 고작입니다. 그마저도 치직거리는 노이즈와 함께입니다. 

듣기 성공 시▶ 드문드문 이어지는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광증을 호소하는 질환자가 늘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도피에 대한 강박이다, 어디든 지진으로 무너지거나 커다란 해일이 도시를 덮칠 거라는 망상에 시달린다, 우발적 살인을 저지르는 범죄자가 증가하는 추세……. 노이즈가 완전히 화면을 뒤덮습니다.

듣기 실패 시▶ 드문드문 이어지는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광증을 호소하는 질환자가 늘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도피에 대한 강박이다, 우발적 살인을 저지르는 범죄자가 증가하는 추세…… 노이즈가 완전히 화면을 뒤덮습니다.

²인터넷은 잘 연결되지 않아 느려터졌고, TV는 정규 방송인 뉴스 채널만 줄기차게 나오는 것이 고작입니다. 그마저도 치직거리는 노이즈와 함께입니다. 여하간 요즘 같은 세상에 제대로 향유할 수 있는 것은 얼마 없다는 걸 당신도 알 테죠. 잘 보이지 않는 화면 위로,

듣기 성공 시▶ 드문드문 이어지는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지난 밤에도 진도 5 이상의 지진이 전국 산발적으로 일어났다는 뉴스입니다. 해안가에서는 해일이 또다시 마을을 덮쳤고요. 방송은 잘 나가다 지겨운 속보에 덮이더니, “피해 상황 알려드리겠습니다,” 하는 멘트를 마지막으로 그마저도 꺼져 조정 중의 화면만 내보일 뿐입니다.

듣기 실패 시▶ 드문드문 이어지는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지난 밤에도 진도 5 이상의 지진이 전국 산발적으로 일어났다는 뉴스입니다. 해안가에서는 해일이 또다시 마을을 덮쳤고요. 방송은 잘 나가다 지겨운 속보에 덮이더니 그마저도 꺼져 조정 중의 화면만 내보일 뿐입니다.

 

 *²의 경우 나오는 뉴스는 오보입니다. 방송 사고 정도로 이를 수 있겠네요. 피해 사실이 전무하니 탐사자는 실제 상황이 그렇다는 증거 자료가 있는 뉴스를 찾을 수는 없을 겁니다. 

 

▷창밖을 보는 경우

¹비명과 고함이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바깥은 다를 바 없는데도 폐허 같습니다.

관찰력 어려운 성공 이상 시▶ 몇 없는 행인들은 길을 가다가도 갑자기 웅크리거나 보이지 않는 무언가로부터 도망칩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지만요…….

관찰력 성공 이하 시▶ 몇 없는 행인들은 길을 가다가도 갑자기 웅크리거나 보이지 않는 무언가로부터 도망칩니다.

²여상한 잡음처럼 이따금 일어나는 여진으로 갈라진 땅이 보입니다. 

 

▷KPC에게 연락할 경우

¹몇 번의 지루한 신호음이 가다가 끊어집니다. 받지 않는군요.

²몇 번의 지루한 신호음이 가다가 끊어집니다. 그러고 보면 요즘은 전화도 잘 터지지 않죠. 온 대륙과 섬, 바다가 재앙으로 들끓고 인간은 그것을 피하기에 급급한데 통신국이라고 재해를 피해갈 수 있었겠나요.

 

 *두 가지 행동 이후에는 다음 지문을 출력합니다. 

 

일순간 정신이 아찔합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통증이 척추를 훑고 지나갑니다. (SANC 1/1d5)

 

 *크툴루와의 무의식의 연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서 탐사자가 단기 광기에 걸린다면 위에 안내된 것처럼 1d48시간 동안 기절하게 됩니다. 이 경우 탐사자는 꿈을 꾸고, 그동안 군인과 기관의 사람들이 탐사자를 억류하여 데리고 갑니다. 2. 어떻게든 살아가야 하므로 부분으로 넘어가주세요. 정신이 꺼지기 직전 문을 부수고 들어오는 사람들의 발이 시야에 들어오는 것을 마지막으로, 눈앞이 까무룩 어두워집니다. 라는 식으로 처리해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몸을 일으키면 쾅, 쾅, 별안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시끄럽습니다. “문 좀 열어줘.” KPC의 목소리가 문 너머에서 들립니다. KPC가요? 이런 아침에 무슨 일일까요. 바깥이 저 모양이니 오는 길이 쉽지 않았을 텐데.

문을 열면, 희게 질린 얼굴의 KPC 뒤로, 총을 들고 완전 무장한 군인들과 실험실에서처럼 마스크 혹은 방독면을 끼고 온통 흰 복장을 하고 있는 정체 모를 인물들이 서 있습니다. 당신이 무언가 행동을 취하기 직전, 그들이 먼저 당신에게 총을 겨눕니다. 총구 뒤에서 경직되고 긴장한 목소리가 당신에게로 내던져졌습니다.

“인류의 존속을 위협하는 신화의 오용자, 탐사자를 즉시 체포합니다.”

……KPC는 자신도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무언 말도 제대로 내지 못한 채로 고개를 젓고 있을 뿐입니다.

 

 *군인들은 근력, 민첩, 크기 80, 사격(권총) 70, 사격(라/산) 70의 현역(탐사자가 싸우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탐사자의 신체 능력이나 격투 능력치 등이 이보다 좋다면 임의로 더 올려주셔도 괜찮습니다.)이며, 탐사자가 총기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총의 안전장치가 풀려 있음을, 심리학 판정을 요구한다면 성공 시 그들의 얼굴이 매우 위험한 적을 맞닥뜨린 것 같은 표정임을 알 수 있습니다. 탐사자가 정 끌려가지 않고 싶어한다면 군인들을 움직여 KPC를 인질 잡거나… 탐사자의 다리를 즉각 부상 입힙시다!

 

인류의 존속을 위협해요? 신화를 오용해요? 아니라고 부정하기 이전에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묻고 싶어지는 지경입니다. 그야 의미 자체를 알 수 없는 말인 걸요. 말 자체에 이상한 섬칫함이 느껴진 것은 사실이나 그뿐입니다. 그러나 방독면 뒤로 언뜻 비치는 쌍쌍의 눈동자들은 당신을 더없이 두려운 눈으로 보고 있어요.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 무엇을 보듯이.

굳이 머리 굴리지 않아도 KPC가 왜 이들과 동행하게 되었는지는 어렴풋 알겠습니다. 당신과 접촉한 바 있기 때문에. 당신과 면식이 있는 이라서. 혹은 당신을 설득하기 위해. 그도 아니면 단순히 인질일 수도 있겠네요.

KPC가 조용히 입을 뗍니다. “네가 뭘 했는지는 나도 당연히 모르는데… 일단은 같이 가는 게……”

 

관찰력 성공 시▶ 총을 든 군인들 뒤에 서 있던 흰 복장의 사람들이 처음 보는 장치를 꺼내 뭔가를 체크하고 있습니다. 

관찰력 실패 시▶ 총을 든 군인들 뒤에 서 있던 흰 복장의 사람들이 웅성거립니다.

듣기 성공 시▶ 이어 그들이 말하기를, “감지 성공했습니다. 확인 결과 아우터 갓과의……” …저게 무슨 말이죠?

듣기 실패 시▶ 이어 그들이 말하기를, “감지 성공했습니다.” …저게 무슨 말이죠?

 

 *'국제신화연구기관'의 연구원들입니다. 그들은 사태를 막기 위해 신화적 요소와의 연결을 감지하는 장치를 고안해냈습니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당신 두 손에 수갑이 채워집니다. 군인들 중 가장 계급이 높아보이는 이가 여전히 긴장한 목소리로 무전기에 대고 연락을 취합니다. “억류하겠습니다.” 두 눈이 가려지고 삽시간에 시야가 어두워집니다. 보이지 않는 바닥을 더듬더듬 딛어가며, 끌려 걸어갑니다.

 

 

 

 

 

 

 2. 어떻게든 살아가야 하므로 

 

 

군인들은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당신을 끌어 팽개치듯 했습니다. 뒤에서 무언가 덜컥, 하고 닫히는 소리. 바닥이 진동하고 이어 앞에서 시동 소리가 나는 것을 보아하니 차 안인 모양입니다. 출발하는 듯한 관성에 의해 당신 몸이 곧장 기울어지고, 넘어질 뻔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눈이 아주 가려져 볼 수 없으나 기척이 코앞에서 들립니다. 군인과 함께 탄 걸까요?

“나야.” KPC의 목소리. 그가 얼른 당신의 눈을 가린 것을 풉니다.

 

▷KPC와 대화할 경우

 *자유로운 RP가 가능합니다. 다만 KPC는 이 시점에서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다음은 RP 예시입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줄 수 있겠나.

- 나도 잘 모르겠다. 모르는 데서 자꾸 연락이 오길래 받았더니 정부 기관이라며 협조해 달라는 말뿐이었다. ‘네가 문을 열어줄 수 있게’ 해 달라고…… 이후는 네가 아는 대로다.

정부 기관이 확실한가? 이 사람들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가?

- 사실 그마저도 확신하지 못하겠다. 다만 경찰이 동행하고 있었음은 확실하다. 나는 그래서 네가 뭔가 범행이라도 저지른 줄 알았다.

‘신화’라는 말에 대해서는? 무언가 알고 있는 바가 있나?

- 전혀. (*대인기능 성공 시) ……하지만 아마도, 네가 예상하는 바와 같이… 요즘의 사태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했다.

너는 왜 같이 탔지?

- 그들에게 무언가 쓸모가 있으니 그러지 않았겠나, 사실 이마저 막연한 추측일 뿐….

 

 심리학 판정 성공 시, KPC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KPC의 성향에 따라 알고 있는 정보를 왜곡하여 탐사자에게 들려줄 수도 있습니다. 아예 알고 있는 정도의 진상을 밝혀버리는 것도 성향에 따라서는 나쁘지 않겠습니다. 이 경우 심리학 판정 성공 시 KPC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탐사자에게 알려주세요.

 

▷내부를 살필 경우

KPC 덕에 볼 수 있게 된 내부는 너저분합니다. 순식간에 범죄자 취급당했대도 어쨌거나 민간인을 다짜고짜 억류하여 데리고 가는 것이 절차에 맞는 일인지나 모르겠습니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한쪽에 쌓인 총기와 굴러다니는 구겨진 문서입니다.

 

  • 총기류
    아무래도 일반적으로는 흔히 보지 못하는 것이죠. 
    관찰력 어려운 성공 이상 시▶ 모형이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 뒤적거리면 권총 하나에 맞는 탄창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나쯤 챙겨도 이 많은 총기류 중 없어진 것을 쉽게 알아차리지는 못하겠지만…… 쏠 수 있을까요? 그럴 순간이 올까요? 
    (*.22 쇼트오토매틱입니다. 피해는 1d6, 장탄수는 6입니다. 챙기려고 한다면 KPC에게 맡길 수 있도록 해주세요. 탐사자는 이후 소지품을 검문당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관찰력 성공 이하 시▶ 모형이 아닌 것은 확실하나, 실탄이 들어 있는 것은 없습니다.

  • 구겨진 문서
    자료조사 성공 시▶ 어딘가에서 떨어져 나온 문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쓸모 없는 페이지라 뜯겨나온 걸지도요.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머리가 아파옵니다. (SANC 0/1) 알 수 없는 학술 용어와 휘갈겨진 몇 줄의 알아볼 수 없는 언어로 이루어진 문장 끝에 ‘Cthulhu’, ‘R'lyeh’라는 글자가 눈에 띕니다. 세계 각지에서 일어난 재해가 표로 정리되어 빼곡합니다. 그럼에도 맨 끝에는 다시 한 줄. ‘사실 무근으로 밝혀짐.’
    자료조사 실패 시▶ 어딘가에서 떨어져 나온 문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쓸모 없는 페이지라 뜯겨나온 걸지도요. 들여다보면 영 알 수 없는 학술 용어 등이 적혔습니다. 휘갈겨진 몇 줄의 알아볼 수 없는 문장 끝에 ‘Cthulhu’라는 글자가 눈에 띕니다. 세계 각지에서 일어난 재해가 표로 정리되어 빼곡합니다.

 

수갑으로 묶인 채 간신히 움직여 안을 살피다보면 KPC가 숨을 헉, 하고 들이킵니다. ……무엇인가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관찰력 성공 시▶ 가스입니다. 스멀스멀 바닥부터 퍼지는 그것을 맡자마자 정신이 아득히 멀어집니다. 당신의 앞에 있던 KPC가 벽에 기대 앉은 채 주르륵 미끄러집니다. 몸뚱이가 쓰러집니다. (*성공 시 가스를 제대로 맡은 것이므로… 듣기 판정을 생략합니다.)

관찰력 실패 시▶ 연기인 것 같습니다. 스멀스멀 바닥부터 퍼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앞에 있던 KPC가 벽에 기대 앉은 채 주르륵 미끄러집니다. 몸뚱이가 쓰러집니다. 이거, 수면 가스인가요? 대체 왜 이런 짓까지 해가면서? 정신이 아득해지지만 얼마간은 버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꾸 흐려지는 시야로 당신은 차를 몰고 있는 이들이 탄 앞쪽에서 벽 너머로 말하는 소리가 들림을 깨닫습니다.

 

듣기 성공 시▶ “일단 한 번 시험해보겠습니다. 예, 수면 가스 살포했습니다.” 누군가와 무전을 하는 듯한…?

듣기 실패 시▶ “…한 번…… 겠습니다. 예, 수면 가스 살포했습니다.” 누군가와 무전을 하는 듯한…?

 

 *기관 측은 탐사자의 수면 상태와 재해가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 의심하는 중입니다. 결론적으로는 그게 맞기도 하고요. 또한 탐사자가 억류에 반항적일 경우를 대비하여 수면시킨 것이기도 합니다.

 

눈앞이 돌이킬 수 없이 깜깜해집니다. 마치 죽음처럼. 점멸하는 의식.

 

정신력 성공 시▶ 어떤 꿈에 좀먹히는 느낌이 현실과 꿈의 경계에서도 생생합니다. 당신의 뇌를 쥐처럼 갉작이는……

정신력 실패 시▶ 일순 쾅, 바깥에서 무언가 요란하게 터지는 소리가 들린 것 같기도 했습니다. 재난입니다, 또 다시.

 

 

 

 

 

 

 

 3. 악몽에 다리를 절면서 

 

 

……그리고 이곳입니다.

몇 날이 지난 건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정신이 들었을 때에는 KPC는 간 데 없고, 당신은 시간의 흐름도 알 수 없이 실내에 갇혔습니다. 정신이 뿌리부터 흔들림을 이곳에서 느낍니다. 탐사자가 자유로울 때란 하루에 딱 한 번뿐입니다. 모서리 혹은 날카로운 것 하나 없는 밋밋한 원형의 욕실에서 몸을 씻는 20분간. 당신은 음식을 먹을 때, 복도를 걸을 때, 앉아서 쉬거나 그들에 의해 이리저리 다른 곳으로 옮겨질 때에도 감시의 눈길을 받아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새하얗기만 한 공간에서 견딜 수 없는 것은 당신을 마음대로 ‘잠재우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 으레 이것을 고문이라고 부르곤 하지요. 감시가 내내 따라붙어 당신을 잠들 수 없도록 하니 체력은 계속 마모됩니다.

 

*이 부분에서 탐사자의 체력을 절반, 이성을 10 깎아주세요.

 

연속성 없는 장면들이 뚝뚝 뇌리에서 끊기기 시작합니다. 당신은 복기하기 시작합니다. 이 공간에서 당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란 그것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첫 장면. 당신을 진료실의 그것 같은 의자에 구속해놓고 마스크와 보호안경을 낀 사람이 옴짝달싹 못하는 탐사자를 향해 묻습니다.

“진실로만 대답하십시오. 당신은 누구입니까? 인간이 맞습니까?”

“신화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종교가 있습니까?”

“무슨 꿈을 꿉니까?”

“인류의 재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세상의 멸망을 바란 적이 있습니까?”

“KPC 씨와는 어떤 관계입니까? 그가 중요합니까?”

“KPC 씨와 조우한 뒤 이상한 낌새를 챈 적이 있습니까? 혹은 KPC 씨를 제외하고서라도 다른 사람은?”

 

 *KPC는 진상과 크게 관계가 없지만, 기관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므로 유일한 단서인 탐사자를 심문합니다. 여기에서 대답한 결과를 바탕으로 스크립트를 개변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NPC는 압력을 가하는 태도를 취할 수도, 염려 가득한 태도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강압적인 장면이므로 모쪼록 플레이어 분의 의사를 꼭 여쭤주세요.

 

몇 가지의 질문을 쏟아내던 이들은 서로 눈짓을 주고 받더니 곧 당신에게 안대를 씌우고…… 암흑.

 

장면이 전환됩니다. 인위적으로 뚝 선을 끊어 잘라내듯. 안대가 벗겨지면 탐사자는 피로가 묻어나는 낯으로 실험실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으레 치과에서 보는 그것과 비슷하게 생긴 긴 의자에 눕듯 기댄 채로 주위를 둘러보면 흰 가운을 입은 연구원들이 분주합니다. 의사처럼 다시 마스크와 보호안경을 낀 사람 하나가 다가와 당신의 옆에 앉습니다.

“주사해.” 나지막하나 단호하게 말하는 목소리. 탐사자가 고개를 돌리면 이미 탐사자의 팔뚝을 걷고 무슨 약물인지 모를 것을 담은 채 주사기를 쥔 손이 다가옵니다. (SANC 0/1d2) 따끔한 통증이 곧 살갗을 찌르고, 누구의 것인지 모를 손이 탐사자의 눈을 덮습니다. 졸음이 덮쳐옵니다. 새카만 어둠.

 

다시, 장면 전환. 꿈을 꿉니다. 이곳에서 당신은 제정신이었던 적이 없었으므로 꿈과 현실의 경계는 흐릿합니다. 꿈속의 인파는 엄청나고, 얼굴이 흐리고 뭉개진 이목구비를 보며 당신은 가만히 서 있습니다.

 

정신력 성공 시▶ 다음 순간, 찢어지는 비명이 들립니다. 뿌옇던 얼굴은 차차 하나씩 구체화되기 시작합니다. 고통스러운 비명과 미친 듯이 어디론가 달려나가는 사람들, 서로가 서로를 밟으며 압사당하고 서로에게 온몸으로 충돌하면서도 괴물처럼 비명을 지릅니다, 꿈틀대는 손이 바닥을 긁습니다. 처절하게 울며 절규하는 이들과 미친 듯 폭소하는 이들과 몽롱하게 꿈을 꾸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 사람, 사람들……. (SANC 1/1d2)

정신력 실패 시▶ 다음 순간, 땅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합니다. 갈라지는 틈으로 추락하는 사람들이 비명을 지릅니다. 그러나 그 소리마저 땅에 삼켜지고 맙니다. 하늘에서 불 비가 내리고 그에 타오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진에 흔들리는 시야와 일렁이는 열기와 쓰러지는 시체들, 살이 타는 냄새가 고약합니다, 비처럼 쏟아지는 불꽃 너머로 하늘을 바라보면 이미 천공이 전소한 듯 새카맣습니다, 멸망입니다……. (SANC 1/1d4)

 

이건 꿈일까요? 아니면 현실일까요? 어느 쪽이든 상관없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당신은 너무 피곤하고……

 

듣기 판정, 성패 상관없이▶ “Ph'nglui mglw'nafh Cthulhu R'lyeh wgah'nagl fhtagn…… Iä! Cthulhu fhtagn!” 알아들을 수 없는 문장이 귓전에서 자꾸 맴돕니다.

 

장면이 몇 번 더 바뀝니다. KPC의 얼굴을 환영처럼 본 것도 같습니다. 아주 먼 일상을 복기하다가도 다시 이곳에 갇혀 돌아와 있습니다. 팔에 주사를 놓고, 몸이 축 늘어지고 그럼에도 정신만은 깨어 있고, 꿈이 눈앞에 아른거리고, 실험실을 들락날락하다 안대가 씌워지면 다시 숙소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하얀 방. 욕지기가 치밉니다. 구토감과 어지러운……

대체 뭐가 잘못된 거죠? 왜? 어디부터? 어째서?

 

 

 

 

 

 

 

 4. 절뚝이며 걷는 나날들이 있어

 

 

피곤한데도 잠들지는 못하는 나날입니다. 하여 바닥에 쓰러진 채 의식만 희미한 시점이었습니다. 이제 처음 끌려온 나날로부터 며칠이 지났는지도 알 수 없는 가운데 탐사자는 방 앞을 오가는 이들의 대화를 듣습니다.

 

듣기 성공 시▶ 연구원들은 무던한 발소리를 내며 탐사자의 방 앞으로 오고 있는 것입니다.

“저대로 두면 잠드는 것 아닙니까?”

“각성제를 주사했으니 잠들지는 않을 겁니다.”

“하필 건물 전체 CCTV가 고장 나서…… 방 안에서 내내 감시할 수도 없으니 곤란하네요.”

“어떻게든 되겠죠. 그건 그렇고 요즘 인명 피해는……”

“아, 차트를 보면 확실히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상관관계는 입증할 수 있겠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가……”

“그렇죠…….”

듣기 실패 시▶ 연구원들은 무던한 발소리를 내며 탐사자의 방 앞으로 오고 있는 것입니다.

“저대로 두면 …… 것 아닙니까?”

“각성제를 주사했으니 ……지는 않을 겁니다.”

“하필 건물 전체 CCTV가 고장 나서…… 방 안에서 내내 감시할 …… 없으니 곤란하네요.”

“어떻게든 되겠죠. 그건 그렇고 요즘……”

“아, ……를 보면 확실히…… 추세입니다.”

“……관계는 입증할 수 있……데, …… 해야 할지가……”

“그렇죠…….”

 

탐사자의 눈에 천장에 달린 CCTV가 보입니다. 고장 났다고요? 이 건물 전체가? 그렇다면 당신이 어떤 행동을 해도 저들 전부가 즉각적으로 알아챌 수는 없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즉, 당신이 이곳을 나가도 고하는 사람이 한동안 없다면 아무도 모를 겁니다.

심장이 쿵쿵거립니다.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는 기회는 이번뿐일지도 몰라요. 알지도 못하는 기관이라는 데에 끌려와 잠들지도 못하고 알 수 없는 질문 세례와 수상한 약물을 주사당하며 감시당하느니…… 거기다 어쩌면 이 방을 나가 내내 의문이었던 것들을 풀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탐사자가 여기에서 빠져나가지 않겠다고 한다면 며칠이 지난 뒤 다시 실험이 이어지고, 수면 부족과 약물 중독으로 사망합니다. Ending 1로 처리합니다. 별도의 지문은 없습니다.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탐사자가 탈출을 시도할 수 있게 해주세요.

 

발소리가 가까워집니다. 문가에 바싹 기대 생각합니다.

 

지능 성공 시▶ 저들은 보안안경을 쓰고 하얀 실험복 혹은 흰 가운을 입고 다니므로 얼굴을 거의 특정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것만 있다면……

지능 실패 시▶ 우선 이 환자복 비슷한 옷을 갈아입는 게 나을 텐데……

 

듣기 성공 시▶ 그때, 목소리가 좀 더 가까운 데서 들립니다. “일단 방에 있는지만 확인하고 실험 경과를 보고하러 가보지. 어쩌다 오늘 오게 될 수 없는 사람이 이렇게 없게 됐는지… 인력이 부족해서 큰일이야.” 두 사람분이었던 발소리가 갈라집니다. 한 명이라면 상대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어떻게든 속여넘겨 보내는 게 좋을까요?

듣기 실패 시▶ “어쩌다 오늘… 사람이 이렇게 없게 됐는지… 인력이 부족해서 큰일이야.” 그때, 앞에서 헤어진 듯 두 사람분이었던 발소리가 갈라집니다. 한 명이라면 상대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어떻게든 속여넘겨 보내는 게 좋을까요?

 

곧 방 문이 열립니다.

 

 *탐사자가 얌전히 있는 척 속여넘기는 것을 택할 시, 연구원은 몇 가지 질문을 합니다. 상태는 어떻냐, 잠은 오지 않느냐, 따위의 질문입니다. 오늘은 실험이 예정되어 있지 않다는 말을 전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이곳을 빠져나갈 시 건물 내 조사가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대인기능 판정 성공 시 연구원은 금방 방에서 빠져나갑니다. 이후 탐사자는 방 밖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탐사자가 전투를 택할 시, 전투 페이즈입니다. 연구원의 특성치는 편의상 모두 근력 30, 민첩 40, 크기 50, 건강 40, 체력 9이며, 회피20%, 근접전 20%으로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피해 1d2. 원한다면 탐사자에게 행운 판정을 하여 알맞은 무기를 찾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예: 방 안 옷장의 옷을 거는 용도의 막대, 음식이 남지 않은 배식판 등…) 연구원이 보안안경 탓에 시야가 일부 가려져 허둥지둥하다 탐사자에게 그냥 턴을 넘기는 것도 가능합니다! 연구원의 체력이 5 이상 감소할 시 기절합니다. 탐사자의 기능치로 이기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하다! 라면 그냥 여기에서 KPC를 등장시켜주셔도 무방합니다. KPC 역시 탐사자와 같은 건물에서 지내고 있었으나, 상대적으로 KPC에의 관리는 탐사자에 비해 방치에 가까웠습니다.

 

방 바깥으로 나옵니다. 드디어 당신 자의로요.

관찰력 판정으로 건물 내부도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곳은 4층이군요. 실패할 시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만 찾을 수 있습니다. 지능 판정을 추가로 시도한다면 매번 다녔던 실험실은 계단을 한 번 내려간 다음이었던 것을 기억해냅니다.

어찌 됐든 빠져나가려면 층을 내려가야 하겠죠. 계단을 내려갑니다.

 

층계를 내려가면 이곳에서 내려갈 수 있는 층계는 더 없고, 대신 바로 앞에 보이는 벽에 내부도가 붙어 있습니다. 어째 오늘은 사람이 없어 썰렁합니다.

 

MAP: 연구소 3층

 

 *건물 내부도를 확인할 수 있으나, 대부분은 잠겨 있습니다. 잠겨 있지 않은 데는 실험실1과 그 옆에 딸린 연구실2, 휴게실화장실, 전시실입니다. 탐사자가 내려온 계단은 연구실1 옆의 계단으로, 이후 아래로 더 내려가려면 다목적실 옆의 계단으로 가야만 합니다. 맵에 개연성을 위해 명목상으로만 나눠진 구역이 상당히 많으므로, 허탕을 치지 않게(…) 플레이어분께 미리 알려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평소 있던 연구원들이 어떤 연유에선지 전부 빠져나간 실내. 아래층으로 내려가 출구를 찾기 위해서라도 둘러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바로 앞에는 건너편 건물로 넘어가는 구름다리와 연결된 전시실이, 옆으로는 당신이 자주 드나들었던 실험실이 보이네요.

 

 

▷전시실

 

과학적 업적을 자랑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듯한 공간입니다만, 구실만 번듯한지 전시실이라 이름 붙여졌음에도 깨끗하다못해 헐빈합니다. 장식장과 액자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장식장
    각종 학술대회의 상패와 여러 정부에서 받은 표창장 등이 놓여 있습니다. 이외에 별다른 건 없군요. 

  • 액자
    72기수, 라는 팻말이 함께 붙은 액자입니다. 이곳의 전경을 야외에서 찍은 듯한 사진에는 연구원들이 가족처럼 엉겨붙어 있습니다.
    관찰력 성공 시▶ 그들 너머로 흰 건물 뒤 푸른 면 한 쪽이 보입니다.
    관찰력 실패 시▶ 그들 너머로 흰 건물이 자리합니다. 아마도 이곳이겠죠?
    *건물을 벗어나면 이곳은 섬입니다. 달리 빠져나갈 방도가 없음을 시사합니다. 

지도에 따르면, 구름다리를 통해 건너편 건물로 넘어갈 수 있겠습니다. 불투명한 유리관처럼 생긴 다리는 바깥이 보이지 않게 설치되었습니다.

 

MAP: 실험실 1

 

▷실험실 1

 

제대로 잠들지 못해 혼곤한 채로 드나들었던 실험실입니다. 이곳에서 탐사자는 갖은 고초를 겪었습니다.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탐사자가 매번 앉혀지곤 했던 체어와 그 옆의 기계들입니다. 두 벽을 잇는 모니터들도 눈에 들어옵니다. 체어 앞에는 각종 기구를 담는 트레이가, 뒤에는 그 무도한 연구원들이 왔다갔다하던 책상이 보입니다. 그리고… 이제 보니 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방향의 벽에 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 체어
    탐사자가 자주 앉았던 체어입니다. 치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누울 수 있을 만큼 긴 것입니다. 양 팔에 구속구를 채울 수 있다는 점을 빼면요. 때문에 당신은 저항다운 저항 한 번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관찰력 성공 시▶ 이제 보니 의자의 머리 부분에도 널따란 판 같은 기계가 있습니다. 강제로 누여질 때는 몰랐던 것이고, 체어의 쿠션과 색이 비슷하여 잘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체어에 앉으면 뒤통수에 닿을 그것은 양옆으로 선이 이어져 기계들과 연결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관찰력 실패 시▶ 이제 보니 체어의 머리 부분은 양옆으로 선이 이어져 기계들과 연결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 기계1
    체어와 연결된 기계입니다. 컴퓨터와 다소 닮아 있지만, 좀 더 간소화된 형태로 보입니다. 연구원은 이 앞에 앉아 탐사자에게 매번 질문을 하거나 주사를 놓곤 했습니다.
    지능 or 자료조사 어려운 성공 이상 / 컴퓨터 사용 성공 시▶ 전원을 켜면 노트보다 조금 더 작은 화면 위에 창이 하나 떠오릅니다. 관리자 비밀번호가 있어 따로 입력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지능 or 자료조사 성공 이하 / 컴퓨터 사용 실패 시▶ 이거 어떻게, 전원을 켜기는 했는데… 노트보다 조금 더 작은 화면위에 뭔가 단서가 될 만한 것은 나타나지 않고 막막한 걸요. 창만 하나 떠올랐습니다.

    기계2에서 얻은 비밀번호를 입력할 시▷ 간단한 메뉴가 짧은 목록 모양으로 떠오릅니다. ‘녹화된 영상 보기’, ‘영상 입력’, ‘저장’.
    ‘녹화된 영상 보기’ 선택 시▷ 선택함과 거의 동시에 체어 반대쪽 옆의 기둥 같은 기계가 우웅― 하는 소리를 냅니다. 뒤쪽의 모니터는 환하게 밝아집니다. 영상이 재생되는 것입니다. 담긴 것들은 끔찍합니다. 해일이 땅을 덮치고 도시가 물속에 잠기거나,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번쩍이는 번개가 섬뜩하게 하늘을 가로지르며 사람의 비명을 울리고, 지진이 일어나 발밑이 푹 꺼지는 아찔한…… 어디든 도망가야 한다는 급박한 위협이 느껴집니다. (SANC 0/1)
    지능 성공 시▶ 이는 당신이 꿈에서 봤던 것들과 일치합니다.
    지능 실패 시▶ 어렴풋이 기시감이 떠오릅니다.
    ‘영상 입력’, ‘저장’ 선택 시▷ 의자 모양의 아이콘이 X표와 함께 떠오르며 【입력된 영상이 없습니다.】라는 글자가 깜빡입니다.
    지능 성공 시▶ 이거, 이 앞의 체어가 어떤 입력 장치의 기능을 하는 것 같습니다.
    지능 실패 시▶ 입력 장치는 따로 없는데, 다른 외부 디스크라도 필요한 걸까요.

  • 기계2
    기둥처럼 세워진 알 수 없는 기계입니다. 겉면에 새겨진 글자는 ‘mythos’입니다. 어디다 쓸 데가 있을까요? 아니면 그냥 기계의 거창한 이름에 불과한 걸까요? *지능이나 라틴어 성공 시 라틴어로 ‘신화’라는 의미임을 알 수 있습니다.
    버튼이 몇 개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무엇을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 모니터
    영상을 볼 수 있을 듯합니다.
    관찰력 성공 시▶ 모니터들은 기계2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기계2는 체어를 통해 기계1과… 전부 연결된 구조군요.
    관찰력 실패 시▶ 모니터들은 기계2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 기구1
    각종 알 수 없는 약품이며 주사기가 어지럽게 놓여 있습니다.
    의료 성공 시▶ 이건 수면제, 옆에 놓인 것은 강력한 각성제. 전부 마약성이거나 향정신성의 의약품입니다. 탐사자에게 주사했던 것들입니다.
    의료 실패 시▶ 이건 수면제인 것 같고, 저건 모르는 약품이고…… 전부 탐사자에게 주사했던 것임만은 확실합니다.

  • 책상
    컴퓨터 바탕화면은 무척 깔끔합니다. 네트워크 연결용 바로가기 아이콘과 파일 두 개가 있을 뿐입니다. 각각 ‘자료1’, ‘자료2’라는 이름으로 저장되어 있습니다.
    자료1▷ 장황한 문서입니다. 빠르게 훑어보면 탐사자도 아는 내용입니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각종 뉴스와 가끔 연결되는 SNS에 사람들이 올리는, 끊임없이 몰아닥치는 재해에 관련한 게시글을 그대로 백업해놓았습니다.
    자료2▷ 표 두 개입니다. 첫 번째 표의 제목은 〈제보된 재해와 실제 재해 비교〉, 두 번째 표의 제목은 〈정신병리적 이상의 증가와 그에 따른 우발적 범죄〉. 첫 번째 표에서 이 자료가 내놓은 결론은 이렇습니다. ‘재난은 없다.’ 두 번째 표는… 도대체 무슨 연관일까요? 

    그밖에, 책상 위에서 열쇠 하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디에 쓰는 걸까요?


  • 들어온 방향에서 곧바로 보이는 벽에 자리한 문. 연구실2로 이어집니다.

 

MAP: 연구실 2

 

▷연구실 2

 

실험실과 연결되어 있는 규모 작은 연구실입니다. 들어서자 오래된 서적 냄새와 약품 냄새가 희미하게 뒤섞입니다. 간소한 크기의 실험대와 그 옆에 딸린 개수대, 문 바로 옆의 벽면에 붙은 화이트보드와 한가운데 있는 책상 하나가 눈에 띕니다. 구석에는 컴퓨터가 놓인 책상 하나가 더 있고, 책장도 벽면에 빼곡하군요.

 

  • 실험대
    깔끔하게 정리된 실험대입니다. 그 위로 약품 몇 개가 있는데…
    기구1에서 의료 판정 성공했을 시▷ 실험실의 의자 옆 트레이에 담겨 있던 각성제들입니다. 여기에도 같은 것들이 있는 모양이죠.
    기구1에서 의료 판정 실패했을 시▷ 실험실의 의자 옆 트레이에 담겨 있던 약품과 같은 냄새가 납니다. 여기에도 같은 게 있는 모양이죠.


  • 개수대
    지금은 깨끗한 상태입니다.
    지능 성공 시▶ 적어도 일주일 정도는 쓰지 않았겠습니다. 어쩌면 ‘더 이상 연구가 필요없다’는 방증인지……. 
    지능 실패 시▶ 여기서 더 찾아볼 건 없겠군요.


  • 화이트보드
    수식이나 모르는 용어 따위가 쓰여 있습니다. 구석까지 글씨를 적지 않은 부분이 없을 정도로 복잡합니다.
    자료조사 성공 시▶ 알 수 없는 것들은 그들이 말한 ‘신화’에 관련된 것임이 분명합니다. 한편 탐사자를 경악케 할지도 모르는 것은 다른 것인데, 다름 아닌 탐사자의 신원정보가 그대로 거기 적혀 있음입니다. 이름, 나이, 연락처, 주소, 출신지, 주변인과의 관계, 세상이 이렇게 되기 전까지 일하던 곳과 자주 들르던 장소들…….
    자료조사 실패 시▶ 모르는 용어들 사이로 탐사자의 신원정보가 그대로 거기 적혀 있었습니다. 이름, 나이, 연락처, 주소, 출신지, 주변인과의 관계, 세상이 이렇게 되기 전까지 일하던 곳과 자주 들르던 장소들……. 


  • 책상1
    메모 몇 개와 서류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메모는 연구원들이 일상적으로 남겼을 법한 어디에 어떤 파일을 저장해 달라는 당부 정도이고, 서류는 논문입니다.
    자료조사 성공 시▶ 찬찬히 읽어보면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가 학술적으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의식을 매개로 인류 전체의 의식이 연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덧붙여 필기로 적은 부분은 이렇게 주장합니다. 이 연결의 조건이 수면일 때, 인류는 하나의 공통된 무의식을 경험한다. 다시 말해 ‘꿈을 공유’한다. 이 현상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경우, 그리고 그 내용이 트라우마를 일으킬 정도로 강렬할 경우, 전 인류가 정신병리적 위험 단계에 놓일 것이다. ‘이는 우리가 알던 것과는 또 다른 종말의 형태다.’ 그것이 논문의 마지막 문장입니다.
    자료조사 실패 시▶ 찬찬히 읽어보면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가 학술적으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의식을 매개로 인류 전체의 의식이 연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책상2
    컴퓨터▷ 종말에 관한 연구 자료들이 화면에 파일 형태로 저장되어 있습니다. 제목만 읽어봐도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세계종말.
    서랍▷ 잠겨 있습니다. 실험실1 책상에서 얻은 열쇠를 사용하여 열 수 있습니다. 열어보면… 거기에는 수많은 비슷한 몽타주가 그려진 종이들이 서류 형태로 보관되어 있습니다.
    관찰력 판정, 성패 상관없이▶ 탐사자, 당신입니다. 당신의 얼굴이요.
    *꿈속에서 시민 다수가 목격한 탐사자를 제보한 것을 바탕으로 그려졌습니다. 


  • 책장
    알 수 없는 고서적들이 즐비했습니다. 어쩐지 쳐다만 보고 있어도 오싹한 기운이 듭니다. (SANC 0/1)
    *당연히 신화 서적들입니다. 적당히 넘겨주시면 됩니다…. 

 

 

▷휴게실

 

구름다리를 건너면 곧바로 앞에 보이는 두 장소 중 열려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유일하게 창이 있습니다. 바깥으로…
관찰력 성공 시▶ 어슴푸레한 어둠 사이 가느다란 수평선이 보입니다. 바다 근처까지 온 걸까요?

관찰력 실패 시▶ 어슴푸레한 어둠 사이 비치는 해가 보입니다. 곧 새벽이군요.

 

 

▷화장실

 

별다른 건 없습니다. 원한다면 손을 씻거나 창백하고 꾀죄죄한 탐사자의 모습을 거울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1층으로 내려갑니다. 조금만 더 가면, 조금만 더 가면 바깥입니다. 어떻게든 될 겁니다. 여기서 벗어날 기회는 이번뿐이라고요.

정신력 판정, 성패 상관없이▶ 순간 정신이 아득하게 멀어집니다. 잠들지 못한 여파입니다. 졸음이 몰아 닥칩니다.

 

휘청인 순간 탐사자의 팔을 붙드는 손길이 있습니다. 돌아보면, KPC의 눈과 마주칩니다.

 

 

 

 

 

 5. 그러니 부디 눈 감지 않기를

 

 

그는 직원 ID 카드를 들고 있습니다. 아마 탐사자와 비슷한 방식으로 훔쳐 달아난 모양이죠.

 *짧은 RP가 가능합니다. KPC 역시 KPC 나름대로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진상에 대해 조사했고, 비교적 정신이 온건했던 덕에 탐사자만큼 혹은 탐사자보다 더 이르게 진상을 알아챘습니다. KPC는 이곳에서 우선 연구소를 빠져나가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고민하며 시간을 끌게 됩니다. 혹은 탐사자의 반응을 살피려 눈치를 보는 시간일 수도 있겠습니다. 진상을 말하지 않되 KPC의 성향에 따라 자유롭게 태도를 정해주세요.

 

“일단 나가자. 나가는 게 우선이야.”

KPC는 시선을 탐사자에게서 돌리며 먼저 걸음을 뗍니다. 그러나 붙든 팔을 놓지는 않았습니다. 하얀 벽이 몇 번 지나가고 두 사람이 수 분을 헤매고 나면, 마침내 출구가 보입니다. 유리 문을 밀면 바깥이 검푸른 가운데 어렴풋한 여명이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연구소 바깥은 휑합니다. 어느 쪽으로 갈까요? 이제 벗어나는 것이 코앞인데 이유 모를 불안이 발밑 그림자로부터 자라나고 있습니다.

 *어느 쪽으로 가든 똑같습니다… 섬이니까요! RP와 함께 진행해주세요. 탐사자가 관찰력 판정을 자의로 시도한다면 파도 소리 혹은 짠 소금 냄새 나는 눅눅한 바람이 밀려오는 것 같다는 지문을 일러주시면 될 듯합니다.

 

 

 

 

 

 

 6. 잔인한 아침이 올 때까지도

 

 

새벽의 햇살이 바다를 장밋빛으로 물들이고, 파도가 무심히 철썩입니다. 당신 발밑에서요.

이곳은 섬입니다. 어느 곳으로 가도 바다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막막함은 실체가 되어 우리 앞에 섰습니다. 이곳을 나갈 수 없습니다. 또 다시 끌려가 잠들지 못하는 나날을 보내고 말 겁니다. 그러다 어느 날 누구도 모르게 죽어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누군들 그따위 결말을 맞고 싶겠습니까. 연유도 모른 채로……

아니오, 당신 정말 연유를 모르나요?

KPC가 아연한 채 파도를 보다 탐사자에게로 고개를 돌립니다. 그가 말하면 모든 것이 결론이 나 버릴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떤 것에도 결말은 있고…… 눈을 느리게 깜빡인 KPC가 마른 목소리로 입을 뗍니다. “탐사자.”

 

 *탐사자도 알지 모를 진상을 얘기해줍시다. 출처는 연구 자료를 봤든 연구원들의 이야기를 들었든 자유롭게 정해주세요. 꼭 말해야 할 것은 ‘탐사자가 세계의 종말을 원하는 신과 의식이 연결된 일종의 문이라는 것’과 ‘탐사자가 살아 잠들면 인류 전체의 이성이 좀먹혀 자멸할 것’ 두 가지입니다. 이후 KPC는 어떤 태도를 취해도 괜찮습니다. 살고 싶으니 탐사자에게 죽어 달라 애원할 수도, 어떻게 할 것인지 무심히 선택지를 주는 듯 전가할 수도 있겠네요. 관계에 따라 함께 도망치자 해도 괜찮겠습니다! 모쪼록 마지막 RP를 즐겨주세요.

 

이유 없는 것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어떤 것에라도 결말이 있듯이.

눈이 감겨도 졸음이 와도 꿈으로 달아나지 마. 그리하여 꿈속의 모든 것들이 당신을 붙잡습니다. 아침이 밝고 있습니다. 밤이 끝나고 기어이 잔인한 아침이 올 때까지도, 그러나 그것들이 혹독하게 속삭입니다.

아직은, 아직은 잠들지 말아줘.

 *엔딩 분기입니다. KPC에게는 권총과 직원 ID 카드가 있습니다. 권총으로 사살 혹은 자살을 시도할 수도 있고, 연구원들은 배가 아닌 헬기로 이동합니다만, 원한다면 연구원이나 조종사를 협박해서 떠날 수도 있겠어요. 이곳에서 망연히 끝을 기다리는 것 또한 가능합니다. 어쨌든 엔딩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탐사자가 삶을 포기하느냐, 포기하지 않느냐. 전자의 경우 Ending 1, 후자의 경우 Ending 2로 진행합니다. (유동적인 만큼 엔딩 지문도 마음껏 추가해주세요…) KPC의 생사 및 로스트 여부는 엔딩을 진행하며 KP가 결정합니다.

 

 

 

 

 

 

 

 

 

엔딩

 

 

 

 

1. 탐사자가 인류를 위해 희생하고자 할 경우

 

 

희생이란 이름이 가당키나 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에 이유는 있고, 동시에 끝도 있고, 세상의 아침이 밝아올 때에 당신은 영영 잠들지 않기로 했습니다. 누구도 악몽에 물들지 않는 순간을 위해. 어쩌면 영원히. 가능한 한 영원히.

미쳐 죽는 꿈도 밀려드는 파도에 잠기는 꿈도 더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안녕. 인사가 있습니다. 마지막입니다. 안녕.

잘 자요, 탐사자. 꿈 없는 곳에서.

 

Ending 1. 저무는 꿈이 보냅니다.

탐사자 로스트, KPC 생환, 인류의 존속.

 

 

 

 

 

 

2. 탐사자가 인류를 위해 희생하지 않고자 할 경우

 

 

희생이란 이름이 가당키나 한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것에 이유는 있지만 그래서 당신은 끝을 아직 움키지 않기로 했습니다. 세상의 아침을 아직은 좀 더 이 눈에 담아야겠습니다. 어차피 악몽은 도처에 있고, 미치는 이들도 태초의 이유도 탐사자의 탓이 아니므로.

하늘이 밝아옵니다. 인사하지 않겠습니다. 꿈이 어딘가에 있듯 인사도 의미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기록 속에 스스로가 없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잘 가요, 탐사자. 여전히, 그러나.

 

Ending 2. 영원히 안녕.

탐사자 생환, KPC 생환?, 인류의 미래는?

 

 

 

 

 

 

 

 

 

 

 

추천 BGM

로열 패밀리 ost - Waiting for an Opportunity :: https://www.youtube.com/watch?v=rQRPVIb9Jr8 (1. 폐허에도 아침은 오고 - 2.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든 살아가야 하므로)
Gustavo Santaolalla - Theme song (The Last Of us OST) :: https://www.youtube.com/watch?v=Y2UOwvUQ8L0 (3. 악몽에 다리를 절면서)
Zack Hemsey - The Way (Instrumental) :: https://www.youtube.com/watch?v=oN2Xs-MvxLw (4. 절뚝이며 걷는 나날들이 있어)
Pharaoh Music - Purgatory :: https://www.youtube.com/watch?v=DoPf7zQTg0g (5. 그러니 부디 눈 감지 않기를)
Acoustic Cafe - Horizon :: https://www.youtube.com/watch?v=8GUpbV42Ggc (6. 잔인한 아침이 올 때까지도)
Hiroyuki Sawano - from sunset to sunrise :: https://www.youtube.com/watch?v=UvRirV08sFQ (엔딩)

 

 

 

 

플레이하신 뒤 여유가 있으시다면 작성해주세요! 늘 감사합니다.

https://url.kr/i2oxp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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