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엘레지

CoC 1:12021. 8. 3. 21:18
보고 싶었어.
꿈의 틈을 비집어 열 만큼,
무지개를 넘어 건너올 만큼,
나는 네가 많이 보고 싶었어.

 

 

 

 

@ROSIE_COMM님이 제작해주신 카드입니다.

 

 

From. Stollen Chloris Marzipan,

To. Frankenstein Scabiosa Symphoniarum.

 

 

 

 

 

 

 

개요

 

 

어딘가로 붕 떠오른 것 같기도 하고, 까마득히 추락해버린 것 같기도 했습니다. 분명 잠든 지 얼마 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당신이 있는 이곳은 꿈이겠죠. 아주 진부하고 낡아빠진 연출의.

하늘은 하얗고 발 아래는 파랗습니다. 당신은 반짝반짝 오색찬란하게 빛나는 좁은 길 위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길 너머 파란 허공, 얼마의 틈을 두고 같은 모양을 한 하얀 길 위에 KPC가 당신을 보고 서 있습니다. 손을 흔듭니다.

이미 당신의 세상에 없는 KPC요. 

이것이 어떤 뻔한 종류의 꿈인지 알겠나요, 탐사자?

하고 싶었던 말을 하세요. 듣고 싶었던 말을 들어요. 그리고, 근사하게 작별합시다.

 

 

 

 

 

 

 

 

크툴루의 부름 7판 룰 기준

1:1 타이만 시나리오

인원 : PC 1인+KPC 1인

배경 : PC의 꿈

플레이 타임 : 2시간 내외

플레이 난이도 : 낮음

키퍼링 난이도 : 낮음

권장 기능 : 관찰력, 도약(민첩이나 행운으로 대체 가능)

 

 

 

 

 

 

 

 

※ 여전히 미숙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키퍼링 및 플레이 예정인 분들께 감사의 말씀과 함께 양해를 구합니다.

※ 본 시나리오의 노룰북 키퍼링 및 키퍼링 커미션을 금지합니다. 본 시나리오에 연관되어 금전 거래가 오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세션카드에 한해 커미션 및 금전 거래를 허용합니다. 

※ 키퍼링 해주실 분을 따로 두고, KPC 역할을 하는 PC를 포함한 PC 2인으로의 개변이 가능합니다. 단, KPC 역할의 PC를 플레이하시는 플레이어 분은 키퍼가 알고 있는 정보를 모두 알고 있어야 합니다. 

※ KPC와 PC의 백스토리에 기반한 자유로운 개변을 권장합니다. 원하시는 대로 개변하여 플레이해주세요. 이에 대한 문의는 송구하오나 답변 드리지 않습니다.

이미 죽은/로스트한 KPC와 생존한 PC의 짧은 이야기입니다. 헌정하는 캐릭터들의 관계가 서로에게 소중한 관계라 그를 상정하고 적었습니다만, KPC가 PC를 한 번쯤은 보고 싶었다 정도면 개변하여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할 듯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족관과 반려동물-반려인 KPC-PC도 기대됩니다….) 

※ KPC는 이미 죽거나 로스트된 상태에서 시작하며, KPC를 구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일절 없는 RP 위주의 시나리오이므로 참고 부탁드립니다.

※ 본 시나리오는 2020 도쿄 올림픽의 양궁 승전 기원으로(…) 연 RT 이벤트에 당첨되신 Xia(@Xia__NT)님께 헌정하는 시나리오입니다. 올림픽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을, 그리고 그들을 응원하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테스트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은 대신, 시나리오 하단에 플레이 타임 수집 폼이 있습니다. 플레이를 하셨을 시 평균 플레이 타임 명시와 이외 더 나은 방향으로의 수정을 위해 작성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본 시나리오에서는 크툴루 신화 및 신화생물에 대해 독자적으로 창조, 해석한 부분이 존재합니다. CoC 원작의 분위기와 상이합니다.

※ 본 시나리오에 대한 공계에서의 무례한 언행, 스포일러성 발언이 발견될 시 즉시 비공개 처리됩니다.

※ 플레이 로그, 후기 및 감상, 피드백, 그 외 문의는 @henceihateu의 DM이나 최하단의 폼으로 부탁드립니다.

 

 

 

 

 

 

 


아래부터 시나리오의 배경(스포일러)이 있습니다. 키퍼(GM)가 아니라면 열람을 삼가주세요!

 

 

 

 

 

 

 

진상

 

 

 

드림랜드로 통하는 꿈의 세계는 통상적으로 우리가 현실에서 갈 수 있는 모든 비현실의 세계를 뜻합니다. 예를 들자면, 사후의 세계도 마찬가지죠. 미쳤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보는 꿈의 세계, 차원을 달리하는 평행 우주, 산 자는 갈 수 없는 저승 같은 곳. 아틀라치 나차(룰북 p.324)가 차원의 틈에서 잣는 거미줄은 이 모든 것을 연결합니다. 차원이 다른 세계들이 완전히 연결되어 혼돈이 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아틀라치 나차의 거미집이 완성되면 세계가 종말을 맞이하리라는 것은 근거 없는 소문이 아니지만, 이 거미를 닮은 신은 아무래도 차토구아만큼이나(혹은 더) 인간에게 관심이 없고 거미집을 완성한 뒤에도 혼돈과 파괴를 일삼을 성정은 아니므로 무리가 있다 봐도 문제없겠죠.

그러니 이 이야기의 전말에 아틀라치 나차는 관여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저승―사후세계를 떠도는 도중 그 가장자리에서 세계와 다른 세계를 잇고 있는 아틀라치 나차의 거미줄을 발견한 KPC입니다. 영혼은 한 번 가져본 미련에 의해 쉽게 움직이는 법이고, 이것이 생전의 지상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게 된 KPC가 호기심이든 강한 집착이든 혹은 온전히 탐사자에 대한 그리움으로든 그 위를 타고 올라가게 된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어요. 하지만 영혼이 아무 힘도 없이 혼자 세계와 세계 사이를 이동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는 법이라서, KPC가 거미줄을 타거나 뛰어넘어 건너갈 수 있는 곳은 완전한 산 자의 세상이 아닌 KPC를 인식할 수 있는 구면의, 이를테면 탐사자와 같은 생존해 있는 사람의 꿈 정도였습니다.

한편 거미줄에 묶이지 않고 줄을 타고 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여느 거미줄이 그렇듯이 아틀라치 나차의 거미줄도 세로줄만은 지나다닐 수 있는 길처럼 되어 있죠. KPC든 탐사자든 마찬가지로, 우리가 '지나다닐 수 있는 길'은 오색찬란히 빛나는 세로줄. KPC는 헤매고 헤매다 거미줄 위를 멀리 일곱 번 건너뛰어 탐사자의 꿈에까지 닿았습니다. KPC에게는 탐사자가 꿈에서 깨어나는 아침까지라는 제한시간이 있으므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긴 인사를 하려거든 꿈에라도 탐사자가 KPC가 건넜던 길까지를 가야 할 거예요. 저승에 닿지 않고 탐사자의 꿈의 끝에까지 다다르는 가장 먼 길.    

KPC는 큰 욕심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생전이 어땠든 지금의 자신은 저승으로 돌아가야만 한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일곱 개의 빛나는 길을 뛰어넘어 다만 인사, 인사를 하러 당신에게 왔습니다. 전할 말이 있다고요. 많이 보고 싶었다고요.

그러니 하고 싶은 말을 하세요. 듣고 싶은 말을 들어요. 차마 못 다 한 인사를 하고, 근사하게 작별합시다. 우리.

 

 

 

 

 

 

 

 

 

 

 

시나리오 본문

(*키퍼용 정보는 앞에 *을 붙였습니다.
KPC의 모든 대사는 KPC의 성격에 맞게 변용해주세요.)

 

 

 

 

 

 

 *정말로! RP 위주인 시나리오이고 헌정받는 분께서 둘이 하고 싶은 말을 전한 뒤 작별할 수 있는 내용을 원하셨기 때문에 시나리오 본문 상의 지문은 그닥 많지 않습니다. 예시로만 활용해주세요. 가장 중요한 건 KPC와 탐사자의 이야기입니다.

 KPC에게는 탐사자가 꿈에서 깨어나는 아침까지라는 제한시간이 있으므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고,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긴 대화를 하려거든 KPC가 건너가는 길을 따라 넘어가야 합니다. 어떤 말이나면요! 적절할 때쯤(ORPG 기준 20분 정도가 적당할 것 같아요. 물론 KP 재량!) KPC는 대화를 하다 말고 뒤의 길(아틀라치 나차의 거미집 세로줄)을 뛰어넘습니다. 가로줄은 찐득거리게 달라붙어 다시 못 나올 것처럼 발목을 붙잡고, 그렇다고 이승과 가까운 세로줄 위에 가만히 있다가 난데없이 증발하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이를 따라가기 위해서 영혼이 아닌 탐사자에게는 총 7번의 도약 판정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5번까지는 탐사자가 실패해도 KPC가 잡아주는 것이 가능합니다… 세상에는 주운이 안 좋은 분들이 많더라고요….) 일곱 번까지가 이승! 이후 여덟 번째 길로 넘어가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저승! 나름 생과 사의 경계이므로, 8번째 도약은 플레이어 분이 묻기 전까지는 굳이 알려주지 않도록 해요. 

 

 

 

 

 

 보고 싶었어,

 

 

어딘가로 붕 떠오른 것 같기도 하고, 까마득히 추락해버린 것 같기도 했습니다. 분명 잠든 지 얼마 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당신이 있는 이곳은 꿈이겠죠. 아주 진부하고 낡아빠진 연출의.

하늘은 하얗고 발 아래는 파랗습니다. 당신은 반짝반짝 오색찬란하게 빛나는 좁은 길 위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길 너머 파란 허공, 얼마의 틈을 두고 같은 모양을 한 하얀 길 위에 KPC가 당신을 보고 서 있습니다. 손을 흔듭니다. 이미 당신의 세상에 없는 KPC요.

아주 오래도록 보지 못한 것도 같고 잠깐 못 본 사람 같기도 하죠. 몽중에서 시간은 늘 그런 식으로 여겨지는 법입니다. 그나마 당신이 이곳이 꿈임을 알아차렸다는 점이 다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깨어난 뒤의 상실감을 감안한다면요. 부재는 늘 남겨진 사람들에게만 잔인하고.

“오랜만이야.” KPC가 바보같이 웃고 있습니다.

 

 *굳이 몇 없는 조사 부분을 제시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지문에 따라 진행하시는 쪽을 추천합니다! 앞서도 적었듯이,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KPC와 탐사자의 이야기니까요. 탐사자가 보거나 살핀다는 선언이 있을 시 출력합니다.

 

▷길

언뜻 하얗게 보이는 좁은 길입니다. 보폭은 탐사자의 두 걸음쯤 되는 것 같습니다. '언뜻' 하얗게 보인다는 말은 그것이 마냥 하얗지만은 않다는 말과 같은 뜻이에요. 찬란하게 반짝이는 길은 자세히 보면 순전한 흰색은 아니어서 여러 색이 섞여 있습니다.

 

관찰 성공 시▶ 무지개를 프리즘으로 다시 한데 모아 만든 것 같은 길은 절벽과 절벽 사이를 잇는 외나무다리처럼 가볍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당신이 밟는 대로 조금씩 흔들거려요. 탐사자의 체중으로 끊어질 것 같지는 않지만 조금 힘을 주면 튼튼한 흰 것이 발 아래 다소 꺼지기도 합니다.  

관찰 어려운 성공 이상 시 추가 서술▶ 힘을 주자 내려간 발밑으로 끈끈한 실 같은 것들이 벌어집니다. 꼭 천을 한 올씩 풀어 만든 길처럼요. 탄력 있는 것이 쉽게 파훼되지는 않습니다만 일반적인 길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관찰 실패 시▶ 무지개를 프리즘으로 다시 한데 모아 만든 것 같은 길. 그 묘사가 딱 어울리는군요.

 

 

▷주변을 둘러본다 / 길 사이의 허공

길이 뻗어있는 곳을 한참 바라보자면 하얀 하늘이 일렁입니다. 하늘은 파도가 뒤집힌 것처럼 희고 눈부신 포말로 부서지고요. 장밋빛이었다 연둣빛이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안개 같은 것이 꽃밭에 이는 바람처럼 술렁이고 있습니다. 눈 아린 봄의 꿈결이에요.

 

관찰 성공 시▶ 길 뻗은 사이사이에는 사선으로, 가로로, 죽죽 희게 그어진 가느다란 실이 보입니다. 모래에 섞인 석영처럼 언뜻언뜻 반짝이고 있습니다.

관찰 실패 시▶ 길 뻗은 사이사이 무언가가 희끗하게 보입니다. 모래에 섞인 석영처럼 반짝이는.

 

 *거미줄의 가로줄로, 건드리려 한다면 KPC가 만류합니다.  

 

 

▷KPC 

 

당신이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KPC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처참했던가요. 편안했던가요. 그의 생애 끝이 참상에 다름없었더라도, 지금의 그는 온화하고 다정하리만치 눈부신 풍경 속에서 당신의 기억 중 가장 온전한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뛰어넘을 수 있을 것 같은 거리를 허공에 두고 떠나버렸던 KPC를 마주합니다.

……평온처럼 노란, 꽃잎 같은 바람이 우리 사이로 붑니다.

 

관찰 성공 시▶ 그의 몸이 바람에 연기처럼 흩어졌다 돌아옵니다. 명도 높은 꿈속에 그가 스며들듯. (SANC 0/1)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여기는 꿈이니까요. 눈을 뜨고 아침이 오면 기억 언저리에 먼지처럼 쌓일.

관찰 실패 시▶ 그의 몸이 흐린 것처럼 보입니다. 명도 높은 꿈속에 그조차 스며들듯이.

 

 *자유롭게 RP하세요! 다만, 다음은 꿈과 경위에 대하여 탐사자가 질문할 만한 사항에 대한 RP 예시입니다. KPC는 진상의 아틀라치 나차에 대한 것을 모르므로 대강 어쩌다 보니 네 앞에 왔어~ 하는 얼렁뚱땅 대답만 내놓을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기재해놓은 대사는 예시일 뿐이니 뭐든 자유롭게 해주세요!

 여기는 어디인가?

 - 네 꿈.

 정말 KPC인가?

 - 정확히는 영혼이라 하면 되겠다. 내 육신은 이제 없으니.

 어떻게 찾아왔나?

 - 나도 잘 모르겠다. 많이 그리웠고, 미련이 남았다. 건너왔던 길을 다시 뛰어온 기억이 난다. 네가 보고 싶었다.

 돌아가야 하나?

 - 아마 그럴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꿈의 틈에서 완전히 소멸해버릴 것.

 하고 싶은 것은 없나? 왜 여기까지 와서 돌아가지 않나?

 - 너와 이야기가 하고 싶었다. 못 한 말들이 있어서.

 

 

못 한 말들. 떠난 사람과 할 수 없는 말들이 있었습니다. 당신을 상실하고 나는 어떠했다는 말. 세상은 그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말, 어쩌면 조금 바뀐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말, 그의 부재에 익숙해졌는지의 여부와 별개로 존재하는 통증 따위의……

대화를 하다보면 KPC가, 

관찰 판정, 성패 상관없이▶ 점차 희미해집니다. 손발의 끝부터요. 이번에는 바람도 불지 않았는데.

 

잠깐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던 KPC가 뒤돌더니 한 번 풀쩍 도약합니다. 파란 허공을 넘어 뛰어오른 그가 다시 발을 디딘 곳은 조금 더 먼 거리에 있는 다음의 '길'입니다. KPC가 당신을 돌아봅니다. 다시 선명한 모습이군요. 하얀 하늘, 광원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채로 곳곳에 산발한 빛이 그를 비춥니다.

KPC가 무어라 말하고 있습니다. 

듣기 판정, 성패 상관없이▶ 탐사자를 부르고 있는 걸까요?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멀어서 잘 들리지 않아요. 

 

그와 대화를 더 나누기 위해서는 탐사자가 방금까지 KPC가 있었던 길로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도약 or 민첩 성공 시▶ 하얀 길은 무지갯빛 쏟아내며 흔들흔들, 흔들립니다. 당신은 중심을 바로잡습니다. 진폭은 곧 좁아지며 흔들림도 잦아듭니다. KPC가 처음처럼 손을 흔듭니다. “괜찮아?”

도약 or 민첩 실패 시▶ 딛고 뛰어오른 하얀 길이 무지갯빛 쏟아내며 흔들릴 때에 코앞의 또다른 길을 두고 파란 바닥이 당신을 잡아먹는 듯한 착각에 휩싸입니다. (SANC 0/1) 그 순간 당신의 팔을 잡고 KPC가 길 위로 당신을 끌어올립니다. 너무도 쉽게 탐사자는 다시 가벼운 길 위로 올랐습니다. “괜찮아?”  

 

 *이후부터는 대화를 하다 적당한 시점에 도약 기능을 판정하도록 해줍니다. 물론 KPC의 다음 실로 건너가는 RP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도약 실패 시에 KPC가 탐사자를 잡아 올려주는 건 5번까지 가능합니다! 6번째부터는… 탐사자가 운이 좋기를 빌어봅시다! 운이 없다면 그대로 꿈에서 깨어납니다만, 별도의 지문이 준비되지 않았으므로 강행이나 행운 판정 등의 여러 시도를 허해주세요. 

 

자신 모습이 희미해질 때마다 KPC는 뒤를 돌아 다시 너머의 하얀 길로 도망치듯 향합니다. 흔들흔들, 흰 길이 잔디밭에 둔 요람처럼 흔들리고 바람이 꽃잎 빛깔 안개를 몰고 다닙니다. 

 

 *도약 7번을 진행하고 나면 아래 부분으로 진행합니다. 7번을 채우지 못하고 도약 판정에 실패했을 시, 길을 건너지 못하고 추락한 것이 아닌 길 위에 그대로 있었다는 지문으로 묘사하여 다음 부분 진행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보고 싶을 거야.

 

 

일곱 번.

정확히 일곱 번이었던가요?

횟수는 어쩌면 무지개를 연상하게 합니다. 꼭 그런 말이 있잖아요. 무지개 너머의 세상에 대한. 상실 같은 비가 그치면 한 번 비췄다 꿈처럼 사라지는 굽은 빛줄기 너머의 세상에 대한…… 부재는 완벽한 부재가 아니라고. 잠시 이곳을 떠난 것뿐이라고. 영원한 봄날로 간 것이라고 믿게 하는, 혹은 그렇게 믿고 싶은 사람들의 말이 쌓이고 쌓여 만들어낸, 오용되어도 좋을 낭만의 풍문.

저 너머에는 길이 있습니다. 여태까지 밟아왔던 것과 같은 길입니다. KPC가 서 있는 길. 하지만 하얀 하늘, 파란 허공, 장밋빛 안개 무색하게 저쪽은 그늘이 드리웠습니다. 탐사자는 본능적으로 직감합니다, 아마 저 너머가 더는 갈 수 없는 곳이리라고. 당신이 가서는 안 되는 길, 그리고 KPC만이 돌아갈 수 있는 길이리라고요. KPC는 그래서 손을 내밀지 않습니다. 눈 시리게 다정한 몽중, 시선이 부닥칩니다.

그가 마지막처럼 말합니다. 아. 응당 올 꿈의 끝이요. 

 

“보고 싶었어.”

 

지내온 어제를 말하는 꿈.

 

“그리고 보고 싶을 거야.”

 

내일에의 약속을 더 걸 수 없는 꿈, 당신이여.

안녕. 안녕히, 그 말이 이제 뒤에 고스란히 남은 것을 나는 압니다. 당신은 아직 작별을 말하지 않고, 나는 허공을 앞에 둔 채 꿈의 끝에 섰지만.

 

 

 *엔딩 분기입니다. 자유로운 RP를 권장합니다. 탐사자가 KPC를 보내기로 결정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선언하거나, 도약 판정에 실패(!)한다면 Ending 1, 자의로 도약 판정을 요청하여 성공, 여덟 번째 길까지 KPC를 따라간다면 Ending 2로 진행해주세요. 굳이 도약을 일곱 번 다 판정하지 않아도 탐사자가 이만 꿈에서 깨어나길 원한다면 Ending 1을 개변하여 진행하시면 될 듯합니다.

 

 

 

 

 

 

 

 

 

엔딩

 

 

 

 

1. 탐사자가 KPC와 작별할 경우(8번째 도약을 시도했을 시, 판정 실패도 포함: 문장을 손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얀 하늘과 파란 바닥이 부서지기 시작합니다. 그 사이로 진짜 햇빛이 내리고 있습니다. 아침입니다.

더 이상 그가 살지 못했던 시간과 그러므로 함께하지 못했던 순간들에 대해서 슬퍼하지 맙시다. 불가피하게 스미는 슬픔도 말라갈 때 있을 테니까요. 부재가 정녕 부재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나는 압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는 고루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부재는 부재로만 남지 않으므로, 우리는 어쩌면 무지개처럼 찰나 같은 영원입니다. 

당신을 기억하는 내가 있으니까요.

우리의 기억에서 우리는 불멸이니까요.

그러니 사랑한다는 말. 그리웠다는 말. 미웠다는 말. 모든 것을 밀어두고, 

안녕.

안녕.

너는 웃고 나는 인사해. 다시 만날 때까지. 만나지 못해도 언제나 내내.

 

 

Ending 1. 언제 어디서든 행복하길.

KPC 로스트, 탐사자 생환.

 

 

 

 

 

 

2. 탐사자가 KPC를 따라가기 위해 8번째 도약을 시도했고, 판정에 성공했을 시

 

 

하고 싶은 말이 남았습니다. 들어야 할 문장도 남았습니다. 실은 어떤 언어도 네 것이 아니면 나는 차마 들을 수가 없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고, 그래서 아주 놓아버리고 싶다고.

그러므로 내 너무 많이 남은 고백이 향하는 곳이란 그림자 속이든 미쳐버릴 혼돈 안이든 상관없겠습니다.

볕과 그늘 사이를 뛰어오릅니다, 당신께 안겨듭니다. 부둥키는 온도가 지나치게 생생해요. 움켜잡으면서 놓지 않으면서 당신을 봅니다. 깨지 않을 꿈속에서 아주 오래도록 당신을 보았습니다. 부재는 부재로만 남지 않으므로, 우리는 어쩌면 무지개처럼 찰나 같은 영원입니다. 

당신의 곁에 결국 내가 있으니까요.

끝내 우리에게만 우리는 불멸이니까요.

안녕,

또 안녕,

결코 필요하지 않은 인사를 이제야 버려두고 나는 네 손을 잡아. 

 

 

Ending 2. 이젠 손 놓지 말고 가자.

KPC, 탐사자 로스트.

 

 

 

 

 

 

 

 

 

 

 

추천 BGM

IU - Ending Scene (이런 엔딩) piano cover :: https://www.youtube.com/watch?v=3kGzRvhpuPE (시나리오 전반)
심규선 - Soulmate :: https://www.youtube.com/watch?v=c6zNMOlljEg (엔딩)

 

 

 

 

 

 

 

플레이하신 뒤 여유가 있으시다면 작성해주세요! 늘 감사합니다.

https://url.kr/i2oxp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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